주간동아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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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르네상스’ 꿈은 실현되나

월드컵 열기 K-리그로 이어져 … 수준 높은 경기, 그라운드 혁명 계속돼야

  • < 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입력2004-10-15 15: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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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르네상스’ 꿈은 실현되나
    7월7일 개막된 프로축구 ‘2002 삼성파브 K-리그’는 월드컵 열기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전국 4경기에서 모두 12만3189명이라는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이날 4경기는 12골이 터지면서 팬들을 열광케 했다. 성남에서 벌어진 사실상의 개막전인 ‘성남 일화-포항 스틸러스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를 일컫는 ‘펠레 스코어’(3대 2)로 팬들을 만족시켰다.

    ‘K-리그’의 부활은 각 구단 서포터즈의 회원가입이 폭증하면서 이미 예고됐다. ‘진공청소기’ 김남일이 몸담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 서포터즈는 월드컵 이후 회원 수가 500%나 늘어 3000명의 회원을 거느리게 됐다. 수원 삼성은 국내 최대인 8000명의 서포터즈를 유지하다 최근 회원 1만명 시대를 열었다. 타구단도 이와 비슷한 양상.

    이에 따라 올해를 300만 관중 시대의 원년으로 삼으려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기대는 실현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지난 98년에는 프랑스 월드컵을 계기로 총 관중 수 200만 시대를 맞이했지만 그 열기를 다음해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올해는 이미 월드컵 개막 전에 치른 슈퍼컵과 아디다스컵 조별 리그에서 44만7000여명이 입장했기 때문에 ‘K-리그’에서 270만명 관중 동원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27일까지 팀당 27경기를 치를 동안 평균 관중 2만명을 유지한다면 달성할 수 있는 수치.

    ‘축구 르네상스’ 꿈은 실현되나
    물론 이것이 가능하려면 관중들이 축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져야 한다. 또 연맹뿐 아니라 각 구단이 마케팅을 강화해 다양한 이벤트 등을 동원, 적극적으로 팬들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연맹은 월드컵 열기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월드컵 경기장 사용 문제를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고 있다. 일단 대전 시티즌, 전북 현대, 수원 삼성, 울산 현대 등이 월드컵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기로 한 상태다.



    월드컵 영웅들 어디에서 뛰나

    ‘K-리그’에서 관심의 초점은 무엇보다 월드컵 영웅들의 활약상이다. 대표팀 23명 가운데 국내 리그에서 활약할 선수는 모두 15명. 7일 경기에서 최진철(전북), 이민성, 송종국(이상 부산 아이콘스), 최태욱(안양 LG) 현영민(울산) 등이 먼저 신고식을 했다. 공식 해단식이 5일에야 이뤄졌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 10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홍명보(포항)는 13일 부산전부터 나설 예정.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이 ‘K-리그’에서 서로 맞수가 되는 양상이 흥미롭다. ‘거미손’ 이운재와 최성용(이상 수원)은 10일 수원 경기에서 이천수 현영민(이상 울산)과 맞붙는다. 김남일 김태영(이상 전남)은 광양 경기에서 이영표 최태욱(이상 안양)과 한판 승부를 가른다. 같은 날 대전 경기에서 이을용(부천 SK)의 멋진 프리킥이 대전의 문지기 최은성을 뚫을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 김병지(포항)는 10일 전주 경기에서 최진철과 만난다.

    특히 미드필드에서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한몸에 받았던 송종국과 김남일의 대결, 부평고 동기인 최태욱과 이천수의 대결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 르네상스’ 꿈은 실현되나
    10개 구단이 지난 5월 아디다스컵대회 이후 팀 전력을 보강했고, 월드컵 스타들이 복귀해 누구도 우승팀을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선수 구성과 조직력 등을 감안하면 일단 성남 수원 안양 울산 전북 등 5개 구단이 강팀으로 분류된다.

    2001년 정규리그 우승팀인 성남은 월드컵에 차출된 선수가 없어 그동안 베스트일레븐을 중심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했고, 스트라이커 샤샤의 활약으로 올해 우승도 바라보고 있다. 폴란드 대표팀과의 친선게임에서 멋진 중거리 슛을 성공시킨 ‘귀염둥이’ 박강조가 부상에서 회복됐고, 노장 신태용이 새롭게 전의를 다지고 있어 미드필드 전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크로아티아 출신 쟈스민을 영입, 수비를 강화했다.

    수원은 부상중인 고종수와 데니스 등이 곧 팀에 합류하고, 192cm의 장신 스트라이커 미트로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3년간 활약한 가비를 영입, 지난해 아시안슈퍼컵 우승팀 다운 전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의손이 골문을 지키고 있는 안양의 경우 이영표와 최태욱이 합류해 공격에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박용호를 중심으로 한 안정된 수비라인도 돋보이는 팀.

    2002 아디다스컵 2위를 기록한 울산은 김현석을 중심으로 브라질 출신의 파울링뇨 등 스트라이커가 막강하다. 여기에 이천수 현영민 등이 가세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최진철의 합류로 수비가 안정될 것으로 보이며,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 에드밀손을 영입해 김도훈 박성배 등 노련한 공격라인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중 이관우 등이 버티고 있는 대전의 경우 전체 팀 전력은 떨어지지만 리그 초반에 전력을 다하기 때문에 다른 팀들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우승을 노리는 팀들은 초반 대전과의 경기에서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발(전북)이 연속 경기 출전 신기록을 언제 달성하느냐는 것이 가장 흥미로운 관심사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총 125경기에 무교체 출전하고 있는 이용발은 신의손이 92년부터 95년까지 세웠던 132경기 무교체 출전기록보다 7경기가 부족한 상태.

    여기에 336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신홍기(수원)도 김경범(부천)의 338경기 최다 출전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K-리그 최다 득점 기록(107골)을 보유하고 있는 김현석은 이번 리그에서 수비수로 활약할 예정이어서 기록 갱신에 제동이 걸렸다.

    득점왕

    2002년 아디다스컵에서 10골로 득점왕을 차지한 ‘유고 특급’ 샤샤(성남)는 지난해 득점왕이었던 산드로(수원)와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000년 정규리그 득점왕 김도훈(전북)과 이동국 이천수 등이 토종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각오다. 이탈리아 세리에A 출신의 뚜따(안양)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도움왕

    지난 시즌 도움왕 우르모브(부산)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2002 아디다스컵대회 도움왕 안드레(안양)와 멋진 변신이 기대되는 고종수(수원), 날로 기량이 향상되고 있는 신태용(성남), 월드컵대회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했던 왼발의 마술사 이을용(부천) 등이 유력시된다.

    신인왕

    지난해 신인왕은 전천후 미드필더 송종국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울산현대 팀 동료인 이천수와 현영민이 신인왕 경쟁에 나선다. 스트라이커 정성훈(울산), 이운재를 잇는 골키퍼 김용대(부산), 플레이메이커 김승현(전남), 미드필더 고창현(수원) 등도 기대되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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