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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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일부 검사에 골프·향응 접대”

이재명 공동 변호인단 의견서 “민주당 고위층 김병량 전 시장 불러 대책회의도 가져”

  •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4-10-15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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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표, 일부 검사에 골프·향응 접대”
    일부 검사들이 파크뷰 특혜분양 혐의로 구속된 에이치원개발 홍원표 회장으로부터 공짜 골프연습장 회원권을 지급받고 호텔 유흥업소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민주당 고위층이 ‘파크뷰 게이트’와 관련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과 대책회의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구속된 성남시민모임 소속 이재명 변호사의 공동변호인단이 지난 7월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제출한 ‘변호인단 의견서’에서 제기한 것이다.

    이변호사의 공동변호인단은 최병모 변호사(옷로비 사건 특별검사)가 단장을 맡고 있으며 10개 법무법인과 30명의 변호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변호사는 KBS 최철호 PD가 검사를 사칭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과 전화통화를 할 당시 쪽지를 건네는 등 최PD를 도운 혐의(공무원 사칭 등)를 받고 있다. 변호인단 의견서는 A4용지 49장 분량으로, 2001년 10월부터 최근까지 파크뷰 부지 용도변경 특혜의혹과 특혜분양 사건에서 이재명 변호사와 그가 접촉한 인사들의 활동내용을 담고 있다.

    의견서는 홍원표 회장 친구 부부의 제보를 근거로, 일부 검사들이 홍회장으로부터 골프연습장 무료 회원권을 받아 골프연습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홍회장은 당시 경기 성남시 분당에서 ‘스파밸리’라는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실 확인 땐 엄청난 파장 일 듯



    “홍원표, 일부 검사에 골프·향응 접대”
    다음은 의견서의 관련 내용.

    “현재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으로 구속된 에이치원개발 회장 홍원표의 친구인 박쫛쫛 부부(의견서엔 실명으로 기록돼 있음)가 제보한 것으로, 그 내용은 홍원표가 고소인(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에게 수시로 핸드폰으로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고, 비서를 시켜 선물로 은갈치를 가져가라고 전화하거나 사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것을 몇 차례 목격했으며, 두세 차례 홍원표가 ‘고소인과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자랑했다, 홍원표가 검사들에게 몇 달치씩 골프연습장 무료회원권을 주었다, 골프연습장에 갔을 때 검사 여러 명이 와 연습하고 있다고 홍원표가 자랑하더라는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의견서는 2002년 5월 박씨 부부가 또 다른 추가 제보를 해왔다면서 이를 근거로, 검사들이 홍회장의 호텔 유흥업소 향응접대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의견서의 관련 내용이다.

    “2002년 5월 초쯤 김은성(국정원 전 차장, 구속 수감중)이 탄원서로 파크뷰 특혜분양 문제를 제기해 그 뿌리인 용도변경 문제가 다시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었는데, 뉴스를 접한 홍원표의 친구 부부(박씨 부부를 지칭)가 다시 피의자(이재명 변호사)에게 전화하여… 자신이 미금역 소재 관광호텔의 오락실을 운영하면서 직접 목격하고 홍원표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홍원표가 이 호텔의 유흥업소에서 검사들을 불러다 여러 차례 대접할 정도로 가깝기 때문에….”

    7월8일 보석으로 출감한 이재명 변호사는 “박씨의 제보는 따로 녹음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 박씨는 기자에게 “홍원표 회장으로부터 검사들에게 접대했다는 말을 직접 들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홍원표, 일부 검사에 골프·향응 접대”
    그러나 검찰 고위관계자는 “검사들이 홍회장으로부터 접대받았다는 보고는 받은 바 없다. 사업가라면 자신이 검사들과도 친한 것처럼 주변에 과장되게 말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특정 인사의 실명이 거론되지 않는 변호인단 의견서 내용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일부 검사’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검찰의 명예에 훼손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홍회장 측근인 에이치원개발 홍순원 감사는 “스파밸리는 무료회원권을 발급하지 않는 골프연습장이다. 홍회장이 검사들과 함께 있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면서 의견서 내용을 부인했다.

    변호인단 의견서로 인해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이 본인의 육성으로 최철호 PD에게 밝힌 내용도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김 전 시장은 홍원표 회장과의 유착의혹을 받고 있던 파크뷰 사업 최종 인가권자였다.

    김병량 당시 시장 발언 녹취문 중 검찰과 홍원표 회장 관련 부분은 세 가지다. 김 당시 시장의 발언을 알기 쉽게 해석하면 1. 일부 검사들과 홍원표 회장이 잘 아는 사이여서 나와 검사들, 홍원표 회장이 골프장에서 만나 함께 골프를 쳤다. 2. 검찰 출신 청와대 비서관이 동료들을 이끌고 홍원표 회장의 스파밸리 골프연습장에 수차례 찾아왔다. 3. 검찰 간부로부터 백궁-정자지구 특혜의혹과 관련된 내사 내용을 전달받았다는 의미다.

    이재명 변호사의 변호인단 의견서는 “일부 검사들이 홍원표 회장의 골프연습장 회원권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김병량 당시 시장은 “검사들이 실제로 홍회장의 골프연습장을 들락거렸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간부가 홍회장이 연루된 파크뷰 사건 내사 내용을 알려줬다”는 김 전 시장의 말은 특히 관심을 끈다.

    “검찰간부가 내사 내용 알려줬다”

    변호인단 의견서는 또한 민주당 고위 당직자들과 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이 백궁-정자 게이트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김병량 당시 시장이 최PD에게 전화로 말하는 내용을 이재명 변호사가 최PD 전화기에 귀를 갖다대 엿들었다는 것이다. 의견서는 “민주당 고위 당직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고소인(김병량 당시 성남시장)이 설명한 후 민주당측은 고소인에게 법적 대응을 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이래로 당 고위 인사들의 회의석상에 외부 인사를 참석시킨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남시민모임은 7월8일 김병량 당시 시장의 녹음테이프의 추가 내용을 ‘주간동아’에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병량 당시 시장은 최PD와의 전화통화에서 “네다섯 명이 있는 자리에서… 당 5역… 그 자리에서 그때 상황을 설명해라… 중앙당에서도 ‘와서 설명을 해라’ 해서 들어갔어요”라고 자신의 육성으로 말했다. 이 부분은 김병량 당시 시장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 원본 전체가 공개되면 진위가 가려질 수 있다. KBS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김병량 당시 시장의 육성은 원본 내용의 일부분. 테이프는 KBS측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간동아’는 KBS 최PD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최근 KBS에 “테이프 원본을 국회에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KBS측은 한나라당에 보낸 답신에서 요청을 거절했다.

    이재명 변호사의 변호인단 의견서나 김병량 당시 시장의 발언은 사실이 아닌 일방적 주장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이 파크뷰 의혹사건의 검찰-정치권 관련 부분을 수사하면 진위 여부가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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