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신사’로 알려진 발레리 니폼니시(63·사진)가 지난해 12월8일 오전까지 FC서울 신임 감독으로 유력했다. 그런데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가 도착한 2시간 후엔 터키 출신의 세뇰 귀네슈가 FC서울의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니폼니시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카메룬을 8강에 올려놓으며 아프리카 돌풍을 ‘최초로’ 일으킨 주인공. 그는 95년부터 98년까지 부천 SK를 맡아 둔탁하던 한국 축구에 우아하고 세련된 축구미학을 전수했으며, 이후 중국의 산둥 루넝과 상하이 선화,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기자는 FC서울 차기 감독이 발표되기 나흘 전 제주 서귀포시에서 니폼니시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옛 부천 SK) OB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제주로 날아왔던 터였다. 조심스레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담배 한 대를 피워 물었다.
“담배를 끊었다고 들었는데 다시 피우느냐”고 묻자 그는 “요즘엔 가끔씩 핀다.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우즈베키스탄 감독직을 그만뒀다는 소문에 대한 우회적인 답변이었다. FC서울 감독 하마평에 오른다고 하자 그는 “한국 와서 처음 들었다. 뜻밖이다. 현재로서는 K리그로 복귀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이튿날 서울 모 호텔에서 니폼니시 감독은 한웅수 FC서울 단장을 만났다. 이날 만남은 단순히 접촉 차원을 넘어 영입 이후의 계획까지 아우를 정도로 급진전했다. 코칭 철학과 팀운영, 코치선임 문제와 통역선정 문제까지 논의됐다. ‘니폼니시, K리그 복귀 안 한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가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은 셈.
니폼니시 감독은 확답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차기 감독을 발표하던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FC서울은 니폼니시 감독 통역 선임을 논의하는 등 니폼니시 체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2시간 뒤 보도자료에 찍혀 나온 이름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한때 거론된 귀네슈였다.
히딩크와 더불어 한국에서 성공한 축구지도자로 꼽히는 니폼니시 감독을 바라던 많은 팬들이 아쉬워할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귀네슈 감독 역시 터키를 2002년 한일월드컵 3위에 올려놓은 명장으로, 서울 팬들은 그가 리그 우승을 선물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결국 ‘니폼니시, K리그 복귀 안 한다’는 기사는 사실상 오보였음에도 오보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돈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조건 때문이었을까? 그 2시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못 궁금하다.
니폼니시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카메룬을 8강에 올려놓으며 아프리카 돌풍을 ‘최초로’ 일으킨 주인공. 그는 95년부터 98년까지 부천 SK를 맡아 둔탁하던 한국 축구에 우아하고 세련된 축구미학을 전수했으며, 이후 중국의 산둥 루넝과 상하이 선화, 일본 산프레체 히로시마,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기자는 FC서울 차기 감독이 발표되기 나흘 전 제주 서귀포시에서 니폼니시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제주 유나이티드(옛 부천 SK) OB 송년의 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제주로 날아왔던 터였다. 조심스레 인터뷰를 요청하자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담배 한 대를 피워 물었다.
“담배를 끊었다고 들었는데 다시 피우느냐”고 묻자 그는 “요즘엔 가끔씩 핀다. 건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우즈베키스탄 감독직을 그만뒀다는 소문에 대한 우회적인 답변이었다. FC서울 감독 하마평에 오른다고 하자 그는 “한국 와서 처음 들었다. 뜻밖이다. 현재로서는 K리그로 복귀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이튿날 서울 모 호텔에서 니폼니시 감독은 한웅수 FC서울 단장을 만났다. 이날 만남은 단순히 접촉 차원을 넘어 영입 이후의 계획까지 아우를 정도로 급진전했다. 코칭 철학과 팀운영, 코치선임 문제와 통역선정 문제까지 논의됐다. ‘니폼니시, K리그 복귀 안 한다’는 내용의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가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은 셈.
니폼니시 감독은 확답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모스크바로 돌아갔다. 차기 감독을 발표하던 그날 아침까지만 해도 FC서울은 니폼니시 감독 통역 선임을 논의하는 등 니폼니시 체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그러나 2시간 뒤 보도자료에 찍혀 나온 이름은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도 한때 거론된 귀네슈였다.
히딩크와 더불어 한국에서 성공한 축구지도자로 꼽히는 니폼니시 감독을 바라던 많은 팬들이 아쉬워할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귀네슈 감독 역시 터키를 2002년 한일월드컵 3위에 올려놓은 명장으로, 서울 팬들은 그가 리그 우승을 선물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결국 ‘니폼니시, K리그 복귀 안 한다’는 기사는 사실상 오보였음에도 오보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돈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조건 때문이었을까? 그 2시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