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거스 히딩크 감독이 ‘패기와 도전’에 베팅했다면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균형과 경험’을 선택했다.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23명의 태극전사를 호명하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5월11일 오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유럽에서 막 돌아온 아드보카트 감독은 꽁꽁 숨겨왔던 자신의 구상을 하나씩 풀어놓았다.
차두리(프랑크푸르트)의 탈락과 송종국(수원)의 발탁. 김용대(성남)의 깜짝 영입과 김병지(서울) 카드의 포기. 김정우(나고야)를 대신한 백지훈(서울)의 선택. 23명의 최종 엔트리 구성에선 큰 이변은 없었으나 감독이 막판까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해외파 평균 A매치 경기 수 60.4
자신이 마지막까지 뛰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차두리를 명단에서 제외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지션별로 연령과 A매치 경험을 고루 분포시키는 ‘황금 비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차두리를 포기해야만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3명을 모두 호명한 뒤 “우리 팀은 매우 균형 잡힌 구성을 이뤘으며 세계를 다시 놀라게 할 수 있다”면서 세계를 향해 대장정에 앞선 출사표를 던졌다.
차두리의 배제는 포지션의 균형을 위해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오른쪽 윙포워드 요원을 한 명 더 추가하기보다는 취약한 수비 보강을 위해 경험 많은 송종국을 택한 것이다. 깜짝 놀랄 일 없는 최종 엔트리 명단이었지만, 조원희의 백업 멤버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송종국의 발탁은 다소 모험적이다. 송종국은 단 한 번도 A매치 테스트를 받지 못한 데다 오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독일월드컵 엔트리의 주축은 유럽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에 세계에서 가장 거칠다는 터키리그에서 생존한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버티고 있다. 또 기나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난 안정환(뒤스부르크), 설기현(울버햄튼)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해외파의 평균 A매치 경기 수는 무려 60.4경기. 월드컵마다 주눅이 들어 맥을 못 추던 선배들과 달리 굵직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으로 무장한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홈에서 펼쳐진 2002년 한일월드컵에 비해 힘든 경기가 되리라고 예상하면서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들이 매주 힘겹게 쌓아온 경륜이라는 히든카드 때문이다.
공격수들의 ‘킬러 본능’이 깨어나고 있는 점은 특히 고무적이다. ‘미꾸라지’ 이천수(울산)의 오른발 프리킥골로 시작된 릴레이 골은 안정환의 분데스리가 진출 첫 골과 2경기 연속골로 이어지더니 7경기째 잠잠하던 ‘축구 천재’ 박주영의 2경기 연속골까지 터져나왔다. 한동안 이어진 골 빈곤의 탈출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독일월드컵 준비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수비라인 재정비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앙리, 트레제게(이상 프랑스), 프라이(스위스), 아데바요르(토고) 등 상대 킬러들에게 뒷공간을 내주지 않을 수비 조직력 완성에 남은 기간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길게 넘어오는 패스에 대한 수비법 및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신속하게 커버하는 플레이 숙달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력 강화를 단지 수비수들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최전방 공격수들이 상대 공격을 늦춰주고 미드필드에서 상대가 정확한 패스를 할 수 없도록 압박한다면 포백 수비라인은 위치만 잘 잡고 있어도 된다는 것이다. 결국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을 얼마나 좁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김남일이 순간적으로 중앙 수비수로 내려가고 양쪽 윙백이 사이드 어태커로 올라가는 스리백 형태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공격에선 안정환을 선발 원톱으로 내세우고 조재진을 ‘기어 변속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후반 조커로 투입돼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어 변속기는 2002년 안정환이 맡아 2골을 뽑아냈던 중요한 역할이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안정환의 경험이 되살아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유럽팀을 상대로 헤딩골을 터뜨릴 수 있는 조재진도 훌륭한 카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측면보다는 중앙에 세워야 할 두 가지 명백한 이유가 있다. 먼저 박지성처럼 많이 움직이는 선수가 압박의 선봉에 선다면 공을 차단한 뒤 효율적인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박지성을 중앙에 세운다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토고전에 대비해 3월1일 앙골라와 치른 경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박지성을 중앙에 활용했던 것이 이 말을 뒷받침한다.
차두리(프랑크푸르트)의 탈락과 송종국(수원)의 발탁. 김용대(성남)의 깜짝 영입과 김병지(서울) 카드의 포기. 김정우(나고야)를 대신한 백지훈(서울)의 선택. 23명의 최종 엔트리 구성에선 큰 이변은 없었으나 감독이 막판까지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해외파 평균 A매치 경기 수 60.4
자신이 마지막까지 뛰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차두리를 명단에서 제외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포지션별로 연령과 A매치 경험을 고루 분포시키는 ‘황금 비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차두리를 포기해야만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3명을 모두 호명한 뒤 “우리 팀은 매우 균형 잡힌 구성을 이뤘으며 세계를 다시 놀라게 할 수 있다”면서 세계를 향해 대장정에 앞선 출사표를 던졌다.
차두리의 배제는 포지션의 균형을 위해 피치 못할 선택이었다. 오른쪽 윙포워드 요원을 한 명 더 추가하기보다는 취약한 수비 보강을 위해 경험 많은 송종국을 택한 것이다. 깜짝 놀랄 일 없는 최종 엔트리 명단이었지만, 조원희의 백업 멤버로 활약할 것으로 보이는 송종국의 발탁은 다소 모험적이다. 송종국은 단 한 번도 A매치 테스트를 받지 못한 데다 오랜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독일월드컵 엔트리의 주축은 유럽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에 세계에서 가장 거칠다는 터키리그에서 생존한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이 버티고 있다. 또 기나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난 안정환(뒤스부르크), 설기현(울버햄튼)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해외파의 평균 A매치 경기 수는 무려 60.4경기. 월드컵마다 주눅이 들어 맥을 못 추던 선배들과 달리 굵직굵직한 국제대회 경험으로 무장한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홈에서 펼쳐진 2002년 한일월드컵에 비해 힘든 경기가 되리라고 예상하면서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들이 매주 힘겹게 쌓아온 경륜이라는 히든카드 때문이다.
공격수들의 ‘킬러 본능’이 깨어나고 있는 점은 특히 고무적이다. ‘미꾸라지’ 이천수(울산)의 오른발 프리킥골로 시작된 릴레이 골은 안정환의 분데스리가 진출 첫 골과 2경기 연속골로 이어지더니 7경기째 잠잠하던 ‘축구 천재’ 박주영의 2경기 연속골까지 터져나왔다. 한동안 이어진 골 빈곤의 탈출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독일월드컵 준비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수비라인 재정비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앙리, 트레제게(이상 프랑스), 프라이(스위스), 아데바요르(토고) 등 상대 킬러들에게 뒷공간을 내주지 않을 수비 조직력 완성에 남은 기간 심혈을 기울일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길게 넘어오는 패스에 대한 수비법 및 골키퍼와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신속하게 커버하는 플레이 숙달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력 강화를 단지 수비수들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최전방 공격수들이 상대 공격을 늦춰주고 미드필드에서 상대가 정확한 패스를 할 수 없도록 압박한다면 포백 수비라인은 위치만 잘 잡고 있어도 된다는 것이다. 결국 최전방 공격수와 최후방 수비수의 간격을 얼마나 좁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김남일이 순간적으로 중앙 수비수로 내려가고 양쪽 윙백이 사이드 어태커로 올라가는 스리백 형태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공격에선 안정환을 선발 원톱으로 내세우고 조재진을 ‘기어 변속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후반 조커로 투입돼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어 변속기는 2002년 안정환이 맡아 2골을 뽑아냈던 중요한 역할이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안정환의 경험이 되살아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유럽팀을 상대로 헤딩골을 터뜨릴 수 있는 조재진도 훌륭한 카드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측면보다는 중앙에 세워야 할 두 가지 명백한 이유가 있다. 먼저 박지성처럼 많이 움직이는 선수가 압박의 선봉에 선다면 공을 차단한 뒤 효율적인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박지성을 중앙에 세운다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토고전에 대비해 3월1일 앙골라와 치른 경기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이 박지성을 중앙에 활용했던 것이 이 말을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