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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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만든 ‘유시민 손목시계’ 홍보 걱정 없네

  • 입력2006-05-17 14: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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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 보건복지부장관 유시민’. 일명 ‘유시민 시계’가 화제다. 3월 말 보건복지부가 정부 예산을 들여 유 장관의 이름을 새긴 3만3000원짜리 100개를 만들어 뿌렸다는 ‘희귀한’ 손목시계. 그 용도가 부처 홍보를 위한 것이고, 시계 제작비도 부처 운영에 필요한 소모성 물품을 구입할 때 쓰는 ‘일반수용비’여서 합법적이라는 게 복지부의 군색한 해명이다.

    글쎄…, 과천정부청사 방문객이나 복지부 관련 기관장, 외국 대사관 직원들이 대한민국 보건복지부를 얼마나 모르기에 홍보용 시계까지 내준 걸까. 왜 하필 시계인지도 모르겠다. 과문(寡聞)한 탓인지, ‘청와대 시계’는 더러 봤어도 이름까지 새겨진 ‘장관 시계’는 보지 못했으니 효시가 되지 않을까 짐작할 따름이다.

    복지부 측은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사실을 유 장관이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더욱 큰일이다. 성명권(姓名權)을 침해당한 격이니 시계 배포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손해배상청구라도 해야 할 판이다. 아니면 이번 논란 덕에 홍보(?) 한번 ‘세게’ 됐으니 표창을 하든가….

    가뜩이나 서민의 삶을 옥죄는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게다가 끼니를 굶는 아이들은 얼마나 많은가. 나랏돈은 장관 마음대로 써도 되는 눈먼 돈인가. 유 장관이 부르짖어온 ‘개혁’이란 게 이런 거라면 참으로 유감이다.

    복지부 시계는 지금 ‘25시’다. 소설 ‘25시’가 보여준 인간성 부재와 절망의 시각.



    꿈을 꿨다. 최루탄과 ‘지랄탄’이 뒤범벅된 모교 앞을 서성대는 꿈. 학교 돌담 밑으로 10여 대의 ‘닭장차’가 늘어서 있고, ‘백골단’은 스쳐지나는 학생들을 적의의 눈빛으로 쏘아보며 길바닥에 침을 뱉어댄다.

    당시 학생운동을 이끈 조직은 1987년 결성된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었다.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은 이를 모태로 93년 출범했다.

    한때 전국 각 대학 총학생회의 결집체였던 한총련은 이제 존폐의 기로에 선 듯하다. 1996년 연세대 폭력시위 사태를 계기로 이듬해 대법원에 의해 이적단체 판결이 내려진 이후, 탈(脫)운동권 바람이 불면서 소속 총학생회의 이탈이 이어져왔다. 과격, 폭력, 불합리, 비민주가 뒤섞인 조직이라는 비판도 끊이질 않았다. 5월10일 서울대 총학생회의 ‘한총련 탈퇴’ 선언은 그래서 새삼스럽지 않다.

    ‘총(總)’을 잃은 한총련(韓總聯)은 독일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 선발을 눈여겨봐야 한다. 시대는 새로운 영웅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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