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통이 있다고 모두 디스크는 아니다.
요통이나 다리 통증이 오면 대부분의 환자는 디스크 탈출로 인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1932년 허리디스크가 허리 통증의 주원인이라고 알려지기 전까지 병원에서는 대부분 천장관절의 이상이 허리 통증을 일으킨다고 믿어왔다. 그때는 허리나 엉덩이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나면 ‘천장관절 증후군’이라고 진단했다는 얘기다.
지금은 디스크가 많이 알려지면서 대부분 디스크로 진단하는데, 많은 경우 골반 관절에 이상이 있을 때도 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천장관절이란 요추의 맨 마지막 뼈로, 흔히 엉치뼈라고 말하는 천골과 허리 밑에 양쪽으로 툭 튀어나와 바지 입을 때 허리띠에 걸리는 부위인 골반뼈, 즉 장골을 함께 부르는 말이다. 이 천장관절이 손상을 입으면 흔히 골반통을 호소하게 된다. 환자들은 척추 디스크나 척추 후관절 증후군과 매우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천장관절이 손상됐을 때에는 허벅지 앞면까지 연관통이 오는 특징이 있어 다른 질환과 구별되며, 천장관절 부위를 누르면 그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에게 많이 오며, 외상으로 인해 찾아오기도 한다. 여성의 경우 분만 중에 이완되었던 관절 주위 조직이 서서히 자리잡을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할 경우 조금만 무리하거나 날씨가 안 좋으면 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이 불편함이 찾아오게 된다.
이외에 골반을 과도하게 신장시키거나 외상 혹은 퇴행성으로 인해 오는 경우도 많다. 갑자기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땅에 떨어진 물건을 집을 때, 또는 갑작스럽게 한쪽 다리를 길게 뻗을 때 천장관절에 염좌가 잘 발생한다
병원에서는 일단 국소마취제를 투여하고 증상이 호전되면 이러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검사 자체로 치료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최근 제1, 2 천추공의 신경근을 차단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치료방법에는 드물게 골반을 서로 붙이는 유합술 등 수술요법도 있으나, 천장관절이 직접적인 충격에 의한 관절 자체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요법을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는 편이다. 일단 천장관절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골반을 강화하는 스트레칭 운동만으로 약 90%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