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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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마담’에 외화 퍼주기 이제 그만

  • 이종현/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4-09-15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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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드의 악동 존 댈리가 또다시 대형사고를 쳤다.

    그동안 갖가지 기행으로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일으킨 댈리가 한국오픈에 디펜딩 챔피언(지난해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하기로 계약까지 해놓고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댈리는 2002년 SK텔레콤오픈 때도 대회 일주일을 남겨놓고 일방적으로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해와 신용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한국오픈 스폰서 FNC코오롱은 댈리를 초청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했다. PGA(미프로골프협회)투어 도이치방크챔피언십에 참가하지 않고 한국오픈에 오겠다고 했던 댈리가 출발하기로 한 날 비행기에 오르지 않자 주최 측은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댈리의 불참으로 댈리와 어니 엘스, 나상욱의 대결은 볼 수 없게 됐다. 김빠진 대회로 전락한 것.

    전문가들은 외국의 유명선수를 초청해 대회를 빛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회의 내실을 쌓는 게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십만 달러를 들여 스타급 선수들을 초청해도 선수들이 성의 없이 플레이를 펼쳐 오지 않은 것만 못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2001년 내한했던 닉 팔도가 무성의한 플레이를 펼쳐 국내 골퍼들에게 실망을 안긴 사건은 유명하다. 예선 2라운드를 억지로 마친 뒤 도망치듯이 한국을 빠져나갔음에도 팔도는 수십만 달러를 챙겨갔다. 세르히오 가르시아 역시 무례한 행동과 무성의한 플레이로 국내 골퍼들에게 상처만 입힌 바 있다.

    이런 골퍼들을 이른바 ‘먹튀’라고 하는데, 한국을 방문한 유명 프로골퍼들이 대부분 이 유형에 속하는 게 사실이다. 이들은 개런티만 챙기고 마치 바람 쐬러 왔다는 식으로 플레이에 임해 파워 넘치는 플레이를 기대한 갤러리들을 실망시켰다. 물론 90년대 중반 내한한 스커트 호크나 비제이 싱과 같이 최선을 다해 팬들의 갈채를 받은 선수들도 있긴 하지만 수가 매우 적다.



    스타들을 초청하는 데는 보통 20만~30만 달러가 소요된다. 해마다 엄청난 외화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오픈에 참가하는 엘스의 개런티는 보통의 경우보다 2배나 많았다는 게 대회 관계자의 얘기다. 필자는 수십만 달러의 초청비를 써가면서 굳이 이들을 데려와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대회 얼굴마담 노릇 외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선수 한 명 초청하는 데 드는 비용이면 국내 대회를 하나 더 신설할 수 있다. 대회 수의 증가는 제2의 최경주 허석호 박세리 박지은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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