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을 보기 위해서는 사람의 얼굴과 체형을 함께 보아야 한다. 얼굴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체형이 그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당연히 감점되어 격이 떨어지게 된다. ‘마의상서’(고대 중국에서부터 전해지는 관상학의 고전)에서는 얼굴을 6할, 몸체를 4할의 비중으로 본다. 그 밖에 목소리, 앉은 자세, 걸음걸이, 행동, 웃는 소리나 모습도 참고 대상이 된다. 올바른 관상법은 사람의 오장에서 나오는 진기를 얼굴을 통해 읽어야 하고 그 의미를 바르게 파악해야 한다.

필자는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의 사진을 이용해 이들의 관상을 보려고 한다. 사실 사진으로는 찰색(기색)이나 태도를 보기 어렵다. 더욱이 사진상에 나타나는 대선주자들의 모습은 대중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결연한(?) 의지가 바탕에 깔려 있다. 이 같은 제약이 따르지만 필자는 사진으로나마 이들의 성정과 운세를 최대한 유추해 내고자 했다. 어두운 부분도 가감 없이 전달할 것이다.

관상을 맹신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관상도 일종의 과학이며 통계학적 정확성을 지닌다는 것이 필자의 믿음이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 개인의 역할은 막중하다. 따라서 대선주자들의 얼굴에 숨어 있는 관상학적 정보들에 대해 전문가가 이런저런 평을 하는 것은 양해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한다(대상자는 가나다순으로 정리).

얼굴이 긴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귀인형이다. 말이나 당나귀의 상. 성격이 온순하고 어떤 일이든 남보다 먼저 하기를 좋아하므로 덕을 쌓는다. 어린 나이에 세상에 이름을 날리는 상이다. 그러므로 그가 민주투사였다는 것은 의외다. 이런 형은 학문이나 관리로 후세에 이름을 날리는 형이기 때문이다. 현재 50대 후반인 그의 운세는 식신(코와 입 사이)과 그 주변이 좋으므로 좋은 시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주 발달한 중정(눈썹과 눈 사이에서부터 코와 입 사이)과 달리 하정(코와 입 사이에서부터 턱 끝까지)이 약해 따르는 사람의 수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많다. 큰 장수가 약간의 작은 장수를 거느려도, 작은 장수를 따르는 군사가 많다면 큰 장수가 대업을 이루겠지만 현재 그에게 약간의 작은 장수가 있느냐가 문제다. 귀골형은 역으로 대중성이 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다.



김종필 - 명성·영향력 계속 이어지는 불사조

동자상(同字相)은 얼굴이 전체적으로 길고 넓으며 이마, 코, 턱, 관골(광대뼈) 부위도 넓고 밝다. 천정(이마의 중앙부)과 지고(입의 양쪽 끝 아래턱 부위)가 온전하고 부분마다 급박한 곳이 없다. 삼재(이마, 코, 턱)와 육부(이마, 코, 턱 3부를 좌우로 나눈 것)가 모두 잘생긴 귀골상을 말한다.

동자상은 사관(오관 중 네 개)이 좋으면 재상이 되고 오관(눈, 코, 입, 이마, 광대뼈)이 반듯하고 균형이 맞으면 평생 부유한 생활을 누린다. 기운이 부분적으로 떨어지는 듯하다가 다시 생성되는 상이어서 불사조형이다. 이런 사람의 명성과 영향력은 쉽게 몰락하지 않는다. 70대 후반임에도 눈에는 여전히 총기가 가득하며 강한 의지도 남아 있다. 관상에서 말하는 약점은 거의 없다. 약점이라면 나이일 것이다. 아무리 좋은 관상도 세월을 이기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날카롭고 또렷한 눈매다. 두 눈에 광채가 나면 귀인상이고 뭇사람을 압도하는 눈을 가지면 대장군상이라고 하는데, 그의 눈은 사람을 압도할 만하다. 그러나 창의적인 눈은 아니다. 주어진 일에 충실한 스타일이다. 눈의 기운에 비해 눈썹이 옅다. 옅은 눈썹은 변동이 많으며 모사형에 속한다. 그러나 그의 눈썹은 모사형은 아니다. 힘이 있어 보이는 귀의 모습과 함께 보면 강한 추진력과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창의성이 약해 보여 선봉에 서서 독자적으로 주도해 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60대 초반인 그의 운세는 지각의 모양이 좋아 양호한 편이지만 입의 모습이 어딘지 허약해 보인다. 대중적으로 사람을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드는 재주가 약할 것 같다.

노무현 - 대중 분위기 주도 동년배 신망 한 몸에

웃는 얼굴에도 도전적인 눈, 이마의 깊은 외줄 주름이 인상적이다. 이마의 주름은 천인지(天人地) 세 줄이 제대로 모습을 갖추어야 좋다고 한다. 그러나 인(人)에 해당하는 외줄도 강한 의지로 대업을 이루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동년배의 신망은 쉽게 얻지만 윗사람과의 관계는 문제가 있는 편. 주름은 아래의 도전적인 눈매와 연결되어 그 특성을 더욱 상승시키고 있다. 중정이 발달하고 얼굴에 비해 큰 코와 솟은 광대뼈는 앞으로도 불굴의 의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입의 모양이 힘이 있고 양끝이 살짝 솟은 듯하여 좋은 모양을 갖추고 있다. 대중의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가장 큰 약점은 도전적이며 비판적인 면 때문에 적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중을 대상으로 설득할 때도 우호적인 사람의 열광적 지지와 비우호적인 사람의 비판을 함께 받을 수 있다. 항상 비판할 준비는 되어 있으나 뚜렷한 이슈가 없을 때는 긍정적인 호응을 얻기 어렵다. 시대 상황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가능성이 많은 상이다.

깊고 그윽한 눈빛, 적절히 감싸고 있는 눈썹, 재물이 쉽게 새지 않는 코. 특별히 나무랄 곳 없는 얼굴이다. 각이 지면서 힘차 보이는 턱은 추진력을 발휘하는 상이다. 그러나 이제 50대로 들어선 그녀의 운세는 그다지 힘찬 편이 아니다.

50대 초반을 나타내는 식신(코와 입 사이)의 자리가 사진 상으로 볼 때 꽤 약해 보인다. 이 시기가 무조건 좋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눈이나 코 등의 다른 자리의 기운과 비교해 볼 때 그렇다는 말이다. 실물에서도 오차 없이 그러하다면 올해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다. 한편 이 시기에는 건강에도 유념해야 한다. 50대 전반을 잘 넘긴다면 후반에 가서는 운세가 크게 뻗어날 가능성이 많다.



유종근 - 코 둘러싼 관골이 좋은 사업가형

눈과 코, 코를 둘러싼 관골 모양이 좋다. 그러나 얼굴 전체의 기상이 전국적 인물의 규모로 보기에는 약한 편. 눈과 코에서 고집은 있으되 입에서 그 소신을 지키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류에 잘 편승할 수 있는 사업가라면 훌륭하게 성공하는 스타일이다. 정치적 입지를 사업적 모양으로 키워나갈 가능성도 있으나 50대 후반인 그의 기운을 전국으로 퍼지게 하기에는 약할 가능성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규합이 요구되는 상이다.

선명한 눈매와 좀 얇으면서 힘있고 설득력 있는 입의 모습이 좋다. 그는 또한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다. 관상 자체에서 대중을 잘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눈과 관골의 기운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대중의 인기를 끌다가 초지일관(初志一貫)하지 못할 위험성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가끔 결연한 의지를 보이는 듯 입을 꽉 다물 때 거의 입술이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은 오히려 변화의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작은 키에 오밀조밀한 얼굴이지만 전반적인 오관의 생김이 좋아 운세의 흐름은 계속 좋은 편이다. 좁은 지역에서의 바람몰이는 그의 특성으로 볼 때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으나 전국적 바람몰이를 하기에는 카리스마가 약해 보인다. 이런 상을 가진 사람의 경우 바람을 타는 경향이 있다. 상승기류에 편승하는 시기에는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으나 하강기류를 타게 되면 급강하를 조심해야 한다.

이회창 - 중년의 부귀공명 ‘재상의 상’ 타고나

갑자상(甲字相)이면서 턱이 약간 발달한 얼굴이다. 갑자상은 목(木)의 정기를 타고나 천정(이마의 중간 부위)이 퍼져 있고 지각(입 아래 턱 부위)이 뾰족하다. 남자의 경우 청수한 기운이 넘치고 탁한 기운이 적으면 중년에 복록(福祿)이 생기고 공명을 얻는다고 한다. 오관까지 좋으면 귀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상을 가진 경우 재상의 자리를 누리는 경우가 많다. 전형적인 귀상 중 하나다. 그는 이 같은 관상대로 이미 국무총리를 지냈다.

일반적인 갑자상에 비해 지각이 발달해 있어 60대 나이의 운세가 좋은 편이다. 또한 따르는 사람이 얼굴형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그러나 대권까지 확실히 보장해 주는 상은 아니다. 동자형이나 전자형에 비해 지각이 덜 발달해 있는 모습이어서 자신과 아랫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상존한다. 갑자상을 가진 사람이 주의해야 할 점은 용병술이다. 관상학적으로는 그가 앞으로 구사하게 될 용병술이 대선에서의 성공 여부를 좌우할 것 같다. 이런 점을 제외한다면 나무랄 데 없는 귀상임에 틀림없다.

눈의 기운은 맑지만 뭔가 못마땅한 듯 쳐다보는 눈매다. 이런 눈은 일반적으로 남이 하는 일에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특성을 가진다. 입 모양에서도 비판적 성향을 보인다. 어떤 일에서든 비판적 기질이 발휘되는 스타일이다. 이미 그가 역임한 바 있는 기자나 정당 대변인 직업과 잘 어울린다.

이런 관상에 대해서는 대개 지지자와 반대자가 명확히 갈린다. 폭넓은 지지층을 얻기 위해서는 눈을 뜨는 자세, 입 모양새 등에서 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판적으로 보는 태도가 온화하고 수용적인 태도로 바뀐다면 더 넓은 지지층을 구할 수 있고 운세가 훨씬 더 뻗어날 수 있다.



정몽준 - 부드러운 남자, 평화 시기엔 두각

전형적인 귀골 중 하나다. 상정, 중정, 하정이 비슷한 길이로 골고루 발달해 있다. 그러나 심성이 유순한 탓인지 눈에 강력한 기운이 없다. 투쟁적 인물의 면모는 거의 없으며 모든 일을 부드럽게 처리하려는 성정의 소유자로 보인다. 난세에는 야망을 이루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안정되고 평화로운 시기라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현재 그는 50대 초반. 식신(코와 입 사이)의 자리에 와 있다. 얼굴 전체를 놓고 볼 때 그의 식신은 약해 보인다. 50대 전반은 운세가 약하다는 이야기다. 관상학적으로는 그가 올해 대선에 출마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50대 후반의 운은 좋아 보인다. 그러나 60대에 들어서면 운세가 다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화갑 - 내 것 지키는 데 재주, 숨은 지략도 많아

사각이마에 옅은 눈썹, 발달한 관골이 특징이다. 내 것을 지키는 데 남다른 재주를 가졌다. 숨은 지략도 많다. 사각이마는 학구적인 성향을 나타낸다. 정치인이 사각이마인 경우 대개 즉흥적이기보다 장고하는 스타일로 보면 된다. 콧방울과 관골이 발달하여 내 것을 빼앗기지 않고 남의 것을 가져오는 지략을 만들어낸다.

60대 중반인 그의 운세는 입술 부위를 지나 그 아래 지각 부위에 있는데 그 세력이 만만치 않다. 그의 상은 전자형(田字相)에 속한다. 이 상은 얼굴이 모가 나고 퍼지며 천정과 지고가 풍만해 살찐 얼굴을 말한다. 남자의 경우 초년, 중년, 말년의 운세가 한결같이 길하다고 한다. 남자의 전자형은 얼굴이 검어야 부귀 겸전한다. 전자형이 갖는 일반적 단점은 남에게 인색할 가능성이 있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