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3

2006.09.19

인간 탐욕에 신음 바다환경 파괴 고발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6-09-18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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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 탐욕에 신음 바다환경 파괴 고발
    연극배우 나자명 씨가 부산시와 일본 문부성이 지원하는 초대형 연극 ‘고래섬’의 주연으로 나선다. 나 씨가 맡은 역은 바다의 여신인 해령. 해령은 죽은 고래의 혼령이자, 인간의 탐욕으로 물들어가는 바다를 보호하는 환경지킴이다.

    “서족(西族)과 동족(東族)이 바다 한가운데 섬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 언뜻 보면 독도 문제를 다루는 것 같지만 ‘인간의 환경파괴’를 고발한다.”

    극이 진행되면서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섬은 고래로 밝혀진다. 대립하는 서족과 동족 또한 동일 혈통으로 드러난다. 어머니를 여읜 서족 여성 ‘연’과 역시 어머니를 여읜 동족 남성 ‘히데오’가 고래섬에서 만난다. 그리고 사랑한다. 알고 보니 이들의 어머니는 동일인이다. 작가는 환경보호와 불교의 윤회사상으로 작품세계를 풀어나간다.

    “내용이 어렵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한다. 그러나 굳이 상황을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다.”

    그저 느낌을 가지고 편하게 보면 된다는 나 씨의 설명이다. ‘고래섬’은 ‘에비대왕’으로 일본에서 잘 알려진 홍원기 씨의 창작 희곡이다. 한국의 부산시립극단 연출가 손기룡 씨와 일본의 연출가 시나가와 씨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나 씨가 발탁된 데는 홍 씨의 적극적인 추천이 큰 영향을 미쳤다.



    1987년 극단 산울림을 통해 연기에 입문한 뒤 89년 뮤지컬 ‘판타스틱스’의 주연으로 올라선 나 씨는 한국 배우로선 최초로 98년 일본 문부성의 해외 예술가 초청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일본 재일동포 극단 신주쿠 양산박의 ‘오적’(김지하 작)에도 출연한 바 있다.

    나 씨는 국제적 작품과 사회성 짙은 작품에 주로 출연했다. 호주 원주민의 아픈 역사를 그린 ‘슬픔의 일곱 무대’나 캐나다 인디언 여성의 홀로서기를 그린 ‘레즈 시스터즈’ 등이 나 씨의 작품세계와 색깔을 말해준다. ‘고래섬’도 지구 환경을 주제로 한 사회성 짙은 작품.

    “일본, 캐나다, 호주 극단과 일하면서 세계로 향한 시야를 가지게 됐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사회 약자인 소수나 자연을 생각하는 작품들에 관심이 많다.”

    연극 ‘고래섬’은 부산(9월21~24일)과 서울(9월28일~10월1일) 공연을 거쳐 10월 중순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와 후쿠오카를 돌며 순회공연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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