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잠실중학교 조정기 교사와 함께 남북한 학생들의 가감없는 실태를 담은 ‘남북의 청소년’(시대정신)을 최근 펴낸 천정순(41) 씨는 탈북자 출신이다.
1년여 준비 끝에 나온 이 책은 이질적인 남북한 교육 현장에 대한 경험을 가진 두 사람이 북한 출신 교사와 남한 교사로서 공동저술한 최초의 결실. 남북 양측의 주요 교과서 내용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청소년의 학교·가정·여가·문화 생활을 세밀히 비교했다. 남한에 온 새터민 청소년의 정착 교육 현황에 대해서도 설문, 면접, 체크리스트 등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분석했다. 이는 남과 북의 주민들이 갈등과 불신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룰 수 있게 하기 위한 일종의 방법론이라 할 만하다.
천 씨는 또 새터민 청소년이 편입하는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전문 상담과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고, 새터민 학생을 위한 특별반인 ‘새터민 학급’ 등 맞춤형 정착 프로그램도 마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새터민 청소년에겐 ‘북한에서 온 것들’이란 식의 비난이 따릅니다. 상대적으로 남한 학생에겐 관대하지요. 그런 편견과 감정의 개입이 새터민 청소년의 남한 적응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북한에서 11년간 중학교 수학교사로 일했던 천 씨는 1997년 탈북한 뒤 2001년부터 학력인정 평생교육 시설인 서울 성지중고에서 수학교사로 근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