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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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고비 기사 밑바닥 삶 조명 아쉬워

  • 조은주 l 이학박사 ·배재대 의류패션학부 강사

    입력2008-11-13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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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TV에서 폐지를 팔아 살아가는 할머니에 대한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적은 양의 폐지를 힘겹게 수레에 싣고 끌고 가는 할머니는 하루 종일 설탕물 한 그릇을 마시는 게 전부라고 했다. 경제위기와 양극화의 참담한 현장에 가슴이 저렸다.

    불황시대에 살아남는 비법을 소개한 ‘주간동아’ 660호 커버스토리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어려운 시기에 허리띠 바짝 졸라맨 ‘자린고비’들에 관한 기사는 거품경제에 편승한 거품 낀 삶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는 좋았다.

    불황 속에서도 성공을 이끌어낸 사람들과 위기를 기회로 삼는 창업 기사에 이르기까지, 불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일관성 있는 편집으로 독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다는 점 또한 훌륭하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살 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폐지 할머니처럼 한 끼 식사를 걱정하는 우리 사회의 빈곤층이 살아남을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했어야 했다. 반 토막 난 주식 때문에 불안하고, 고환율에 유학 간 자녀 학비가 올라 분노하는 사람들 문제도 심각하겠지만, 금융천재들이 만들어낸 금융거품 잔치 끝에 맨땅바닥에 남아 헐떡이는 물고기 꼴이 된 빈곤층의 생존권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점에도 시선을 돌려야 하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자린고비 기사 밑바닥 삶 조명 아쉬워

    조은주/이학박사 ·배재대 의류패션학부 강사

    이런 때일수록 줄어든 주머니나마 가진 사람들이 춥고 어두운 곳에 조금씩 풀어 한 끼 밥이라도 나누는 현장을 조명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에 가득한 불안이 조금씩 희망으로 변할 것이다. 그것은 언론이 사회에 가져야 할 책임이기도 하다.



    불황에도 호황인 럭셔리 패션업계 기사는 화려한 비주얼과 내용으로 반가운 읽을거리였으나, 양극화 소비 현상으로 힘든 국내 패션업계의 현주소와 향방까지 다루길 바랐다면 욕심일까. 자동차 관련 기사는 일본 경차가 조만간 국내 시장을 석권하길 바라는 것 같은 문체가 찜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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