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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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구원투수 …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다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6-06-14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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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선과 차악, 그리고 대안 부재의 3각 논쟁 끝에 나온 열린우리당의 히든카드는 결국 ‘김근태’였다. 김근태 의원(사진)이 열린우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받아들임으로써 재야 민주화세력 출신 첫 수장이 되었다. 나름대로 기대가 쏟아질 만하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이를 즐길 여유가 없다. 출발 전부터 수많은 난제들이 독배론(毒盃論)에 갇힌 김 의원의 긴장감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먼저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당을 안정시키는 작업부터 추진해야 한다. “일하는 사람은 없고 말만 많다”는 세간의 평가를 불식시키는 것이 곧 당과 국민을 잇는 출발점이기 때문. “지방선거 참패 이후에도 정신을 못 차렸다”는 국민의 냉소는 여당 내부의 말싸움에서 비롯됐음을 김 의원 측은 잘 안다. 김 의원 측은 조만간 당내에 함구령을 내릴 예정이다. 9월 정기국회까지 당 정체성 문제 및 정계개편과 관련한 담론을 꺼내지 못하게 방어벽을 쳐 쓸데없는 소모전을 예방하자는 취지다.

    김 의원 측은 당청관계 복원 문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무너진 권위와 리더십 회복을 위한 측면 지원이 당이 해야 할 일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후 애증이 교차해온 두 사람의 관계를 아는 사람들은 김 의원 측이 이런 활동에 정성을 기울일 것인가를 놓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다고 각을 세울 수도 없는 것이 김 의원의 한계다. 두 사람은 한때 ‘DJ와 YS처럼 분열은 없다’며 손을 맞잡은 적도 있지만, 지금은 불가근불가원의 차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의원이 어느 정도 수위로 당청관계를 복원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쏟아진다.

    정책과 노선에 대한 새로운 지표를 설정하는 것도 김 의원에게 주어진 숙제다. 당장 지금까지 추진해온 진보적 개혁정책들이 당내 인사들로부터도 부정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문제는 우리당이 걸어온 길과 걸어갈 길을 규정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발등의 불로 떨어진 정계개편, 정동영 계열과의 관계 설정 등 김 의원을 둘러싼 복잡미묘한 변수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거머쥔 수단이나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비상대책위원 구성에도 관여하지 못한 것이 김 의원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한 참모는 “이순신 장군에겐 8척의 배라도 있었지만 김근태는 빈손으로 전장에 뛰어들었다”는 말로 김 의원의 처지를 비유했다. 하지만 당의 한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리더십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지도자”라며 김 의원 측의 엄살을 질타한다.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은 김 의원의 다음 한 수는 무엇일까. 거기에 열린우리당의 미래뿐 아니라 ‘예비 대권주자 김근태’의 정치적 명운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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