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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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어디든지” 재난현장의 白衣천사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6-06-19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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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어디든지”  재난현장의 白衣천사

    김희정 씨(맨 오른쪽)가 인도네시아 지진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5월27일 인도네시아에서 대지진이 일어나자 간호사 김희정(34) 씨는 짐을 꾸렸다. 근무하고 있는 국립암센터에는 여름휴가를 앞당겨 신청하고 김 간호사는 5월29일 굿네이버스 1차 긴급구호팀에 합류해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일행은 모두 6명. 그중에서도 김 간호사는 베테랑에 속한다. 1994년 르완다 난민캠프에서 시작된 재난 구호가 벌써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다. “코소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터키 대지진, 인도, 스리랑카의 쓰나미 재해지역.... 전쟁과 지진이 일어난 곳은 거의 다 다녀온 것 같네요.”

    김 간호사를 비롯한 굿네이버스 1차 구호팀은 6일간 현지에서 활동하며 재난 지역의 상황을 파악하고 환자들을 치료했다.

    “1차 구호팀은 2차 구호팀이 활동할 수 있도록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예요. 어떤 환자들이 많은지, 어떤 약이 부족한지, 외국 구호팀이나 유엔과는 어떻게 협조해야 하는지 등등이요. 클라넷이나 밤톨 같은 지진 피해 지역에는 주로 외상 환자들이 많았어요. 다행히 도로 파손, 건물 붕괴 등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타 지역에 비해 적었던 것 같아요.”

    김 간호사는 “전쟁이나 재해 지역에서 구호를 하면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한다. “외국에서 온 구호팀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활동하는 게 아니라 유엔 등 국제기구의 지휘 아래 일을 분배받게 돼요. 그리고 전쟁이 난 지역의 경우는 전쟁터에 가는 게 아니라 난민촌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지요. 생각처럼 위험하지는 않아요.”

    20대 때 케냐로 단기선교를 떠났다가 르완다까지 다녀온 그녀는 그 이후 여력이 날 때마다 짐을 꾸려 해외 재난 지역으로 떠났다.



    “코소보나 르완다에서는 두 달 넘게 활동했지요. 그런데 이제는 직장(국가암정보센터 코디네이터) 때문에 해외 구호를 가기가 쉽지 않아요. 제가 떠나면 다른 동료들이 더 바빠지니까.... 그런 문제만 해결되면 앞으로도 계속 재난 지역에서 봉사하고 싶어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던 르완다의 난민촌을 보며 가슴 아팠던 기억, 해방된 코소보에서 난민들과 함께 기뻐하던 일 등 해외구호가 남긴 추억도 적지 않다. 김 간호사는 “내가 하는 일은 별다른 게 아니다. 나 말고도 재난 지역에서 봉사하는 의료진들이 적지 않다”며 한사코 사진 촬영을 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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