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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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술을 바꾼 ‘자유연결’

  • 유진상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미술이론

    입력2006-06-19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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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미술을 바꾼 ‘자유연결’

    초현실주의 이론가 앙드레 브르통.

    1924년 10월15일은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이론가 앙드레 브르통(Andre Breton)이 ‘초현실주의 선언’을 발표한 날이다. 그는 이 선언문에서 초현실주의를 “말로써건 글로써건,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건 생각의 사실적 기능을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순수한 정신적 자동주의”라고 정의했다. 이는 곧 “이성의 통제 없이, 그 어떤 미학적·도덕적 강박관념에도 얽매이지 않고 생각이 명령하는 대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초현실주의는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형식의 ‘연결(association)’로 이루어진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보다) 우위의 ‘현실’이 존재한다는 믿음에 기초하고 있다.

    자유연결(free association)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서로 거리가 먼 두 개의 현실이 자발적으로 접근할 때 이루어진다. 브르통은 이에 대해 “무관한 두 개의 관념이 서로에게 다가갈 때 솟아나는 특수한 ‘빛’, 즉 ‘이미지의 빛’에 우리는 무한히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한다. 피카소의 입체파 회화에서 나타나는 ‘콜라주(collage)’ 이후 20세기의 미술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은 미술기법이 바로 이 ‘자유연결’이다. 자유연결을 통해 미술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창조의 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이를 얻는 것이 미술의 커다란 목적이 되리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유연결’은 레디메이드와 설치미술, 다다와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 개념미술과 포스트모던 등 동시대 미술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하고도 난해한 개념이자 방법론을 일컫는다.

    시인 르베르디(Reverdy)는 이 ‘빛’에 대해 “의도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스스로 떠오르거나, 아니거나 둘 중 하나”라고 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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