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속의 사람들은 나이 차이는 있었지만 동네에서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33년이 흐른 지금 이 가운데는 벌써 고인이 됐거나 고향을 떠나 연락이 끊긴 사람도 있고, 평범한 회사원이 된 사람도, 박사님이 된 사람도 있습니다. 가운데 교모를 삐딱하게 쓰고 있는 장난기 어린 표정의 소년이 바로 저입니다. 저는 이 사진을 꺼내 볼 때마다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에 잠기곤 하지요. 아울러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새삼 듭니다. 얼마 전 후배 집안에 혼사가 있어 그 후배를 만났다가 이 사진 이야기를 하며 한바탕 웃음꽃을 피웠지요.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너무나 즐겁고 아름다운 시절이었습니다.
주간동아 410호 (p9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