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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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뭉친다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3-11-12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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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있는데 그도 ‘청와대의 뜻을 정확하게 읽지 못하겠다’고 털어놓더군요.”

    11월6일 ‘한미투자협정 저지와 스크린쿼터 지키기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서 마련한 ‘영화인 긴급 기자회견’ 말미에 정지영 영화감독이 던진 이 말은 영화계 내부에 암묵적으로 존재했던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신뢰감’이 크게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불과 보름 전 대책위에서 “(스크린쿼터 문제를) 빠른 시일 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노대통령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의 발언에 대해 ‘불가피한 외교적 답변’이라고 ‘옹호’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였다.

    이날 대책위와 영화인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게 된 것도 최근 경제관료뿐 아니라 청와대에서까지 스크린쿼터 축소 시사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 나오는데도 이전 정부들도 지켜준 스크린쿼터를 노대통령이 지켜줄 것으로 믿으며 영화인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데 대해 반성한다는 의미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은 영화감독은 이날 “청와대에서 ‘미국 영화제작자협회와 한국 영화인들이 스크린쿼터를 놓고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아무리 알아봐도 미국 쪽과 접촉한 사람이 없었다. 우리와 정식으로 의논한 적도 없는데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 지형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며 청와대를 비판했다.

    대책위는 11월21일 영화인들이 모여 자체 결단식을 한 뒤 25일 광화문 일대에서 영화인과 시민을 아우르는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2월1일부터는 단식농성을 포함한 장기투쟁을 통해 ‘스크린쿼터를 사수하고 한미투자협정 자체의 부당성을 국민에게 알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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