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3

2006.09.19

음악은 음악일 뿐인 것을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9-13 18: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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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바티칸 성탄 콘서트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개인적인 취향 탓에 12년간이나 계속돼온 바티칸 성탄 콘서트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팝송을 싫어하고 클래식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베네딕토 16세는 이미 “제단은 무대가 아니다”라며 미사에서 기타 연주를 금지시킨 바 있어 바티칸 성탄 콘서트의 운명은 예고된 것이었다는 후문이다.

    1979년 이슬람혁명이 성공하자 이란에서는 대중음악 콘서트가 전면 금지됐던 시절이 있었다. 이슬람 원리주의와 반미를 외치며 정권을 잡은 혁명정부에게 미국색이 짙은 대중음악은 배척해야 할 첫 번째 타깃이었다. 이후 이란에서 대중음악 공연이 다시 허용되는 데는 무려 20년의 시간이 걸려야 했다.

    2003년 미국의 인기 여성 컨트리 트리오 딕시 칙스는 공연 도중 이라크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며 “부시와 같은 텍사스 출신인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가 한동안 방송 출연을 거부당하고 음반이 거리에서 불타는 수모를 겪었다.

    정치적 혹은 종교적 이유가 음악을 재단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특히 음악과 신성모독 문제는 단골메뉴다. 그중 가장 흔한 논란은 이른바 ‘백워드 매스킹’ 논란일 것이다. 논란의 핵심은 음악을 거꾸로 틀어놓고 들으면 숨어 있던 반종교적 메시지가 나타난다는 것인데 비틀스, 레드 제플린, 사이먼·가펑클 등 당대의 톱스타들이 모두 이 논란에 휩싸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서태지와 아이들의 히트곡 ‘교실 이데아’가 거꾸로 들으면 “피가 모자라”라는 소리가 들린다는 논란에 휩싸여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개인적으로 ‘백워드 매스킹’ 논란은 악의적으로 만들어낸 억지 주장이며 설사 그런 소리가 들린다 해도 그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종교적 신념은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지만 그래도 음악은 그냥 그대로의 음악으로 들려졌으면 좋겠다. 음악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것이므로.





    음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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