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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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억대 광고 출연 사절하는 까닭은…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socio94@cbs.co.kr

    입력2007-01-17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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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희, 억대 광고 출연 사절하는 까닭은…
    손석희 아나운서 겸 교수는 지난해 2월 방송국을 떠나 성신여대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그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집중’과 TV 프로그램인 ‘100분 토론’은 그대로 맡고 있다. MBC는 프리랜서가 된 손 교수에게 직원 특근수당이 아닌 외부인 출연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그를 60세까지 묶어두는 데 성공했다.

    금액이 자세히 공개되진 않았으나 사립대학교 학과장 교수 급여에 두 개 프로그램의 출연료를 합하면 억대 연봉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손 교수가 다른 젊은 아나운서들처럼 출연료나 대우 문제로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회사를 떠난 것은 아니다. 방송을 천직으로 알고 계속하길 희망했던 만큼 합리적인 출연료에 합의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귀띔.

    그는 여전히 매일 아침 5시30분에 방송국으로 출근해 청취율 1위, 영향력도 최고인 ‘시선집중’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또 목요일 밤에는 ‘100분 토론’을 진행한다.

    손 교수의 성실성은 방송가에서 유명하다. 방송사 국장 시절에는 사무실에 야전침대가 놓여 있었다. 목요일 밤 자정 넘어 끝나는 ‘100분 토론’을 마치면 곧장 사무실 야전침대에서 잠시 눈을 붙인 뒤 다음날 오전 라디오 방송을 진행했다. 야전침대가 없어진 요즘은 집에 들어가 두세 시간 자고 다시 나오는 생활을 계속한다.

    프리랜서 아나운서, 그러나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평가받는 그에게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이곳저곳에서 광고 섭외 요청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 20여 년 동안 대중 앞에 한결같은 이미지를 보여준 손 교수를 통해 자사 상품을 홍보하고 싶은 기업이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뢰감을 중시하는 아파트나 은행, 보험사 등이 손 교수에게 구애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은행이 한 번쯤은 그를 모델로 생각했다는 게 광고업계의 이야기다. 한 대형 은행은 손 교수를 설득하기 위해 그의 집 앞에까지 광고사 직원을 보내 만났으며, 모 대기업은 평소 인터뷰할 때 곤혹스러운 질문을 하기 일쑤인 그의 냉정하고 비판적인 태도를 감안, “만일 자사 모델이 되고 나서 해당 기업이 비난받아야 할 일이 생긴다 해도 이를 비판할 수 있다”는 조항까지 포함해 협상을 시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현재까지 손 교수를 모델로 한 광고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광고업계에서는 손 교수의 몸값을 1년 전속 기준으로 4억~6억원으로 본다. 그러나 손 교수는 현재까지 광고 출연을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방송을 통해 얻은 일종의 ‘명예’를 그렇게 소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권에서 러브콜을 보낼 때마다 “비판하다가 비판받는 쪽으로 가는 것은 내 소신과 맞지 않다”면서 자세를 낮췄던 것과도 흡사하다.

    그러나 최근 만난 손 교수는 광고 출연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가 늘 강조하던 방송인의 자세와 명분 때문이었다. 그는 광고모델이 된다면 공익광고 혹은 수익금을 좋은 일에 쓰도록 기부하기 위한 상업광고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광고 불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그를 조만간 광고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에게 광고를 맡기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그를 좀더 납득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먼저 만드는 게 순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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