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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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독일의 소리 절묘한 하모니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7-01-17 11: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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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독일의 소리 절묘한 하모니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

    새해가 밝은 지 꽤 되었지만 우리 명절 설날은 아직 멀었다.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내한해 ‘신년음악회’를 연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1월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서는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2006년 스타니슬라프 부닌과 함께 내한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과 교향곡 40번, 41번 ‘주피터’ 등을 연주, 섬세한 앙상블을 펼쳐 입소문을 모았던 단체. 독일에서도 오케스트라의 천국이라 불리는 남부 바이에른을 대표하는 실내 관현악단으로 1979년 지휘자 울프 클라우제니처가 창단했다.

    한국과 독일의 소리 절묘한 하모니

    임형주

    40여 명의 단원들로 구성된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창단 때부터 유려하고 선명한 사운드로 주목받았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창립자인 울프 클라우제니처의 지휘하에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2004년 창단 25주년을 기념해 독일 현대음악의 거장 카를하인츠 슈토크하우젠에게 위촉한 작품을 초연한 것은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최고의 자랑으로 여기는 사건이다.

    바이에른 주의 재정적 후원을 받는 바이에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독일뿐 아니라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바이에른 체임버와 함께했다. 1982년에는 페터 슈라이어의 지휘로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연주했으며, 1995년 헤르만 프라이, 에디트 마티스와 함께 연주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은 길이 기록될 명연으로 남아 있다.

    이번 내한공연의 협연자는 팝페라 가수 임형주다. 그가 준비한 레퍼토리는 모차르트의 ‘엑슐타테 유빌라테’ 가운데 ‘알렐루야’, 프랑크 ‘생명의 양식’ 등 정통 클래식. 줄리아드에서 피렌체로 학교를 옮겨(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 자신의 집과 학교가 자주 나온다고 임형주는 말한다) 바로크 음악과 오라토리오를 공부하고 있는 임형주의 음악적 진보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한국과 독일의 소리 절묘한 하모니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성모의 슬픔을 담은 ‘스타바트 마테르’는 팔레스트리나, 비발디, 로시니, 드보르자크 등 여러 작곡가들에게 레퀴엠 못지않게 매력적인 음악 소재가 되어왔다. 그러나 ‘스타바트 마테르’ 최고의 명곡은 역시 페르골레시의 것이라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다.

    원전연주에서는 특히 르네 야콥스의 오래된 해석을 잊을 수 없지만, 고음악/원전연주의 명인 파비오 비온디가 자신의 단체 에우로파 갈란테를 이끌고 해석한 ‘성모 애상’은 격정적이면서도 화려하다. 그 ‘화려한 슬픔’은 종교음악적 경건함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불경스러운’ 느낌을 안겨줄 수도 있지만 음악적인 만족감은 그것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카운터테너 데이비드 다니엘스의 들뜬 듯 극적인 해석 역시 은근함은 덜하지만 그동안 그늘진 채 방치돼온 곡의 구석구석에 CSI급의 플래시를 비춰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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