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1

2006.09.05

돈 잘 버는 뇌, 따로 있다

주간동아·한국뇌학회 공동기획

  • 유상우 연세 Yoo & Kim 신경정신과 원장

    입력2006-09-04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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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잘 버는 뇌, 따로 있다

    부자들은 이마 바로 뒤의 뇌 부위인 전전두엽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여러분은 뇌에 관해 무엇을 알고 싶은가? 인간은 그다지 뛰어난 신체조건을 가진 편이 아니기에 종(種)의 생존, 나아가 지배적 존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머리 쓰는 일을 갈고닦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욕심은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뇌의 능력을 극대화하려 한다.

    인간들 사이에도 분명히 뇌의 능력에 차이가 존재할 것이고, 그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에 걸맞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마치 이승엽 선수의 굵은 팔뚝이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만들어졌고, 그 팔뚝이 도쿄구장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홈런을 만들어낸 것처럼….

    공부를 잘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이렇게 말한다. “저 친구는 머리가 워낙 좋다”고. 그럼 공부엔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부자가 된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을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자식들에게 잔소리하는 사람들도 공부가 성공에 도움을 주지만 그게 돈 잘 버는 수완과는 좀 다르다는 사실을 안다. 부자들의 뇌도 공부를 잘하는 사람의 뇌처럼 보통 사람과 다른 부분이 있을까.

    부자들의 뇌는 다르다!

    뇌과학자인 미국 듀크대학의 스콧 휴텔 박사는 부자의 뇌가 일반인의 뇌와 기능적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밝혀냈다. 그의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뇌의 전전두엽(특히 배외측 전전두엽)이 부자와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전전두엽은 이마 바로 뒤의 뇌 부위를 말하는데, 배외측 전전두엽은 전전두엽의 한 부분으로 뇌의 사령탑에 해당할 만큼 고등적인 사고를 담당한다. 연구 결과 부자들은 이 부분을 매우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배외측 전전두엽은 ‘부자 뇌’의 비밀인 패턴화라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뇌를 훈련하면 모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답은 ‘아니오’다. 그럼 부자가 될 수 있는 뇌를 훈련을 통해 만들 수 있는가? 답은 ‘그렇다’다. 엄밀히 말하면 부자가 되는 사고방식을 관장하는 뇌 영역을 훈련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을 부자가 될 수 있도록 한 원인, 즉 규칙을 찾아내는 능력인 패턴화 사고법, 긍정적인 습관을 생활화하는 자동사고 연습, 행동력을 강화해주었을 자기 감정 조절능력 등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어떤 종목에서 뛰어난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특정 부위의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를 가진다. 골퍼와 축구선수의 훈련법은 다르다. 똑같은 골퍼도 비거리를 늘리려는 선수와 막판 뒷심 부족을 해결하려는 선수의 훈련법 또한 달라야 한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부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뇌의 활동에 대한 진단과 그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훈련법이다. 이것은 노력으로 부자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에겐 필수적인 일이다. 부자가 될 수 없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부자가 되는 건 운이다. 그 운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느냐 하는 것 역시 운이다. 우리는 우연히 집에 가는 길에 로또복권을 샀더니 당첨된 사람들의 뇌가 아닌, 스스로 결정해서 노력 끝에 부자가 된 사람들의 사고 유형, 즉 뇌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꾸준한 연습과 훈련으로 부자 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부자 뇌’ 만들기

    돈 잘 버는 뇌, 따로 있다

    신문 헤드라인 읽기는 ‘부자 뇌’를 만드는 좋은 도구다.

    _규칙을 찾아내는 패턴화 훈련

    앞서 언급한 휴텔 박사는 근본적으로 인간의 뇌는 아무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도 체계를 찾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두뇌는 패턴을 찾으려고 하며 찾아낸 패턴에 대해서는 무조건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를 ‘패턴화’라고 하는데, 주어진 사건이나 상황에 일종의 규칙성을 부여하는 능력을 말한다.

    규칙적인 패턴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는 부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패턴화를 잘할 수 있다. 예컨대, 투수가 타자에게 직구 볼→커브 스트라이크→직구 볼→커브 스트라이크 순으로 공을 던진다고 하자. 이러한 규칙적인 상황이 반복될 때는 다음 타자가 공을 치려면 어떤 볼을 대비해야 하는지 누구나 알 수 있다.

    뛰어난 패턴화는 불규칙적이고 돌발적인 상황에 부딪혔을 때 빠르게 패턴을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투수가 직구 볼→커브 스트라이크 순으로 규칙적으로 공을 던지다가 갑자기 규칙을 바꿔도 그 속에서 빠르게 패턴을 파악하고 다음에 나올 공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불규칙적인 상황에 기민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규칙성을 부여한다고 해도 예측의 정확성은 떨어진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패턴화를 하는데도 부자들만이 장기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연속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민첩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뛰어난 패턴화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나 자신의 패턴화 능력에 대해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주가를 끊임없이 예측하고 패턴을 파악하려고 한다. ‘내 생각대로라면 이 종목은 조만간 상한가를 칠 거야’라는 식으로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규칙을 부여하고 투자를 시도한다. 이것은 패턴화를 선호하는 뇌의 속성 때문이다.

    뇌가 패턴화를 선호하는 것은 전전두엽의 기능이다. 사고를 당해 전전두엽을 손상당한 환자들은 패턴화 기능이 크게 저하된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패턴을 읽지 못해 자신의 논리만을 동원하여 게임을 한다. 또한 ‘이길 때까지 해보자’는 태도로 한번 정한 규칙을 바꾸지 않는다. 따라서 마치 첫 단추를 잘못 채운 것처럼 판단의 오류와 시행착오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고의 유연성과 함께, 주어진 사건이나 상황에 규칙성을 부여하는 능력인 패턴화를 기르려는 꾸준한 노력은 성공으로 이르는 지름길 중 하나다.

    _신문 헤드라인 읽기

    부자들과 일반인들에게 같은 내용이 담긴 신문을 읽게 한 결과, 일반인들은 기사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는 반면, 부자들은 헤드라인을 주로 읽고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했다. 신문의 헤드라인은 기사의 핵심으로 기사 전체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단편적인 문장에 불과하지만 기사의 큰 흐름을 담고 있어서 신문을 정독하는 것엔 미치지 못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부자 뇌를 만드는 데 신문 읽기는 좋은 도구다. 정독하는 것이 언어능력을 높이고 상식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만, 부자 뇌를 만들기 위해서는 헤드라인을 읽고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돈 잘 버는 뇌, 따로 있다

    도로표지판을 거꾸로 외우는 행위는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신문 헤드라인 읽기로 전체 흐름과 규칙을 파악하는 패턴화 습관이 몸에 배면 힘들이지 않고도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규칙을 부여하게 된다. 이러한 훈련의 결과가 점점 쌓이면 다각적인 시각을 통해 체계적인 패턴화를 하게 된다.

    신문 헤드라인 읽기는 전전두엽을 집중적으로 활성화한다. 지금 당장 부자처럼 패턴화를 하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신문 헤드라인 읽기를 통해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판단, 예측, 추론, 창조 등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

    _거꾸로 외우기

    선천적으로 타고난 머리도 쓰지 않으면 나빠진다. 뇌는 자극에 민감하고 매우 유연한 기관이어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기능이 좋아질 수도 있고 퇴화할 수도 있다. 크게 성공하거나 부자가 된 사람들의 뇌는 일반인의 뇌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배외측 전전두엽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하면 부자들의 뇌와 비슷한 뇌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배외측 전전두엽이 고등 인지능력을 담당하기 때문에 훈련법도 복잡하고 거창하리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부터 그 훈련법을 소개할 것인데, 아주 간단하다.

    단어를 거꾸로 외울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는 부자 뇌의 핵심 영역인 배외측 전전두엽이다. 나는 아이들을 태우고 운전할 때마다 눈에 띄는 표지판, 간판 등을 읽어주고는 거꾸로 말해보라고 한다. 물론 아이들은 단어를 듣기만 하고 거꾸로 말해야 한다. 잘하는 아이에겐 상을 준다. 아이들은 필사적으로 맞히려 한다. 처음엔 두 글자짜리로 시작해서 네 자, 다섯 자까지 올라가면(예를 들면 ‘올림픽대교’) ‘교대픽림올’이라고 바로 말하기가 녹록지 않다. 간판이나 신문 헤드라인을 한 번 본 뒤 거꾸로 암송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주의 집중력 향상 방법이다. 간판이나 신문 헤드라인은 계속 내용이 바뀌므로 지속적으로 뇌에 새로운 자극을 줄 수 있다. 이 방법은 혼자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문제를 내는 것도 좋다. 이런 간단한 방법을 통해 부자 뇌와 비슷한 배외측 전전두엽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지속적인 뇌 자극의 중요성

    최근 식물인간 상태에서 19년 만에 의식을 되찾은 42세 남자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이 환자는 부상 전의 생활을 또렷이 기억했고, 언어능력이 좋아지고 있으며 1부터 25까지 숫자를 쉬지 않고 셀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한다. 사고로 인해 끊어졌던 뇌신경이 조금씩 자라 이어진 덕분에 깨어나게 됐다는 연구 결과가 곁들여졌다. 이렇게 손상된 뇌신경계가 재생을 통해 회복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신경세포가 한 번 죽으면 절대로 재생되지 않는다는 과거의 의학 상식을 뒤집어엎는 사건임이 분명하다.

    유감스럽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뇌세포는 줄어든다. 뇌의 무게는 20대 후반에서 30세 전후에 가장 무겁고, 그 후 서서히 줄어들다가 50세 이후엔 10년마다 2%씩 감소한다. 뇌의 무게가 감소한다는 것은 곧 신경세포의 수가 줄어들어 뇌의 기능이 저하한다는 의미다. 특히 뇌가 위축되면 부자 뇌의 핵심인 배외측 전전두엽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측두엽의 기능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뇌를 쉬게 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자극이 없으면 뇌세포의 사멸 속도가 더 빨라지기 때문이다.

    일본 도호쿠대학 가와시마 류타 교수는 간단한 셈을 매일 3분씩 두 달 정도만 훈련해도 기억력과 언어능력이 20~30% 향상된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누구라도 두 달 동안 ‘3+5’ ‘4×5’ 식의 문제를 빨리 푸는 훈련만 해도 충분히 뇌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많다거나 남들보다 뇌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쉬지 않고 다방면으로 뇌에 새로운 자극을 주면 누구나 뇌의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적절한 운동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주듯 뇌를 돌보는 이러한 훈련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뇌의 피로도가 가중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서 건강한 뇌를 지켜줄 수 있다. 비록 힘들고 지친 뇌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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