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을 돌이켜봤을 때 커리어 패러다임을 가장 크게 바꾼 요인 중 하나가 연봉제가 아닐까 한다. 실력이나 성과와 상관없이 ‘호봉’을 중심으로 모든 직원에게 차별 없이 월급을 지급하는 월급제에서 한 단계 진화된 급여체계다. 많은 회사가 월급제에서 연봉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앞으로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연봉제는 철저하게 성과에 근거해 대가를 지불하는 자본주의적인 제도다. 따라서 직급이나 근속연수 등과 상관없이 회사 이익에 기여하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회사의 핵심으로 등용되기도 한다. 연봉은 단순한 돈의 액수뿐만 아니라 인재의 새로운 서열화 수단이 된다. 고액 연봉자는 핵심 역할을 맡고, 이로 인해 더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종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반면 연봉을 적게 받는 직원들에게는 그 반대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알아서 주겠지” 생각은 금물 … 성과 알리기는 당사자 몫
문제는 연봉이 어떻게 책정되는가다. 어떤 훌륭한 컴퓨터 시스템이 나의 업적을 평가하고 내년 성과를 예측해 적정 연봉 액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연봉협상이란 연봉에 대한 근거와 의견을 제시해 사 측과 개인이 적당선에서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즉 협상력이 성과 못지않게 연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 정서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내가 얼마만큼 일했으니 얼마를 달라고 말하는 것, 윗사람과 협상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소규모 외국계 회사 지사장인 박모 씨는 최근 입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본사와 연봉협상을 시도했다. 회사에 들어와서 개인영업 식으로 뛰다가 3년 전 법인을 설립하고 지사장이라는 직함을 받은 박 씨는 이후 매년 50% 이상씩 매출을 성장시켰다. 지금은 여직원 한 명을 두고 혼자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의 연봉은 대졸 10년차 대기업 연봉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는 매출 규모와 역할에 걸맞은 연봉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에서는 연봉 인상폭이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한다. 그가 요구하는 연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인상됐지만, 그 역시 대기업 과장의 평균 연봉에 겨우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연봉협상에 실패하면 다른 회사로 옮기겠다는 각오도 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
우선 누가 ‘그의 제대로 된 몸값을 알 것인가’다. 회사에서 연봉은 그 사람이 만든 이윤에 근거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사업과 달리 시스템이 움직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모두 본인이 창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가 만약 인력시장에 나간다면 그가 올린 매출보다는 그간 그가 받아온 연봉이 몸값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도 이전 회사에서 대접을 제대로 못 받아서 우리 회사로 ‘돈’을 보고 온다고 생각하면 좋아할 리 없다. 즉 연봉이라는 것은 그때그때 본인이 알아서 챙기지 않으면 누구도 챙겨주지 않으며, 외부에서는 그의 가치를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흔히들 ‘열심히 일하면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한다. 박 씨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협상 상대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유리한 협상을 위해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사 측은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실제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성과를 알리고 적정한 금액을 제시하는 것은 철저하게 당사자의 몫이다. 그리고 협상에서 자신 없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높은 금액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이 뭘 이루었는지도 모르고, 자신감 없는 듯한 태도는 연봉협상 자리에서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
연봉제는 철저하게 성과에 근거해 대가를 지불하는 자본주의적인 제도다. 따라서 직급이나 근속연수 등과 상관없이 회사 이익에 기여하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회사의 핵심으로 등용되기도 한다. 연봉은 단순한 돈의 액수뿐만 아니라 인재의 새로운 서열화 수단이 된다. 고액 연봉자는 핵심 역할을 맡고, 이로 인해 더욱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종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반면 연봉을 적게 받는 직원들에게는 그 반대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알아서 주겠지” 생각은 금물 … 성과 알리기는 당사자 몫
문제는 연봉이 어떻게 책정되는가다. 어떤 훌륭한 컴퓨터 시스템이 나의 업적을 평가하고 내년 성과를 예측해 적정 연봉 액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연봉협상이란 연봉에 대한 근거와 의견을 제시해 사 측과 개인이 적당선에서 합의에 이르는 것이다. 즉 협상력이 성과 못지않게 연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 정서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거나, 내가 얼마만큼 일했으니 얼마를 달라고 말하는 것, 윗사람과 협상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소규모 외국계 회사 지사장인 박모 씨는 최근 입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본사와 연봉협상을 시도했다. 회사에 들어와서 개인영업 식으로 뛰다가 3년 전 법인을 설립하고 지사장이라는 직함을 받은 박 씨는 이후 매년 50% 이상씩 매출을 성장시켰다. 지금은 여직원 한 명을 두고 혼자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의 연봉은 대졸 10년차 대기업 연봉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는 매출 규모와 역할에 걸맞은 연봉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에서는 연봉 인상폭이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한다. 그가 요구하는 연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인상됐지만, 그 역시 대기업 과장의 평균 연봉에 겨우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 연봉협상에 실패하면 다른 회사로 옮기겠다는 각오도 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많다.
우선 누가 ‘그의 제대로 된 몸값을 알 것인가’다. 회사에서 연봉은 그 사람이 만든 이윤에 근거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개인사업과 달리 시스템이 움직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을 모두 본인이 창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가 만약 인력시장에 나간다면 그가 올린 매출보다는 그간 그가 받아온 연봉이 몸값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도 이전 회사에서 대접을 제대로 못 받아서 우리 회사로 ‘돈’을 보고 온다고 생각하면 좋아할 리 없다. 즉 연봉이라는 것은 그때그때 본인이 알아서 챙기지 않으면 누구도 챙겨주지 않으며, 외부에서는 그의 가치를 인정해주지도 않는다.
흔히들 ‘열심히 일하면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한다. 박 씨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협상 상대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유리한 협상을 위해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사 측은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실제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성과를 알리고 적정한 금액을 제시하는 것은 철저하게 당사자의 몫이다. 그리고 협상에서 자신 없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높은 금액을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이 뭘 이루었는지도 모르고, 자신감 없는 듯한 태도는 연봉협상 자리에서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