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06

2009.10.13

가짜 갈비가 판치는 이유

  • 입력2009-10-07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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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갈비가 판치는 이유

    우성갈비의 돼지갈비.

    가짜가 슬금슬금 진짜의 자리를 꿰차는 일이 흔한 세상인데, 식당가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갈비구이다. 쇠갈비의 경우 양념갈비는 다른 저급 부위를 뼛조각에 붙이는 수법을 많이 쓴다.

    양념색 덕에 이어붙인 흔적을 감추기 쉽고 고기의 낮은 질과 맛을 연육제와 조미료로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짜 갈빗살을 먹고 싶다면 생갈비로 주문해야 한다.

    그나마도 고기를 붙이지 않았는지 직접 살펴보는 게 좋다. 양념갈비가 생갈비보다 저렴한 식당의 90% 이상은 속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돼지갈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싼 부위 살을 뼛조각에 붙이는 등의 눈가림마저 하지 않고, 뼛조각도 없이 싸구려 부위를 내놓으며 당당하게 갈비라고 팔아먹는 업소가 상당수다.

    그 뻔뻔스러움이 어이없는 수준이다. 소비자의 책임도 크다. 그런 가짜 갈비를 받고도 군소리 없이 먹으니 업주들이 손님 무서운 줄 알겠는가. 소비자 주권은 법이나 판매자의 양심에 기대하기보다 소비자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해야 누릴 수 있다.

    자신의 권리 찾기를 귀찮다고 외면하면 그 나쁜 결과는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게 오늘 우리가 먹는, 연육제에 뭉그러지고 화학조미료와 설탕에 범벅된 가짜 돼지갈비다. 진작부터 가짜가 나올 때마다 항의했으면 가짜가 진짜로 행세하는 세상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진짜 100% 돼지갈빗집을 만나기가 희귀한 세상이지만 그런 집이 남아 있긴 하다. 인천 간석동의 부암갈비(032-425-5538)가 유명한데, 질 좋은 생고기를 양념하지 않고 내기에 연육제와 캐러멜의 익숙한 맛을 기대하는 사람에겐 낯설 수도 있다. 인기가 많아 줄 서기는 기본이지만, 다른 부위를 전혀 섞지 않는다고 장담하진 못 하겠다.

    양념 돼지갈비로는 약수동의 우성갈비(02-2231-6722)가 연탄구이로 이름이 높다. 질과 맛이 나쁘지 않은 반면, 먹는 분위기가 좋게 말해 ‘서민적’이고 나쁘게 말해 어수선하다. 여기도 100% 갈비 부위냐고 묻는다면 역시 딱 부러지게 답을 못하겠다.

    blog.yahoo.com/igundown
    Gundown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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