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7

2007.05.29

기분파 유남규, 실속파 김택수 두 남자가 사는 법

  •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입력2007-05-28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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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분파 유남규, 실속파 김택수 두 남자가 사는 법
    탁구판에서 유남규(39·사진 위)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택수(37) 대우증권팀 감독은 곧잘 비교된다. 한국 남자탁구의 간판이던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신동 소리를 듣던 유 감독은 18세 때인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와 20세 때인 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탁구 남자단식 정상에 오르며 스타가 됐다. 어린 나이에 정점에 올랐으니 생활이 어땠을지 조금은 짐작이 간다. 그는 큰 씀씀이를 자랑한다. 웬만한 회식 자리에선 자신이 돈을 내려 하고, 1억원이 넘는 아우디 최고급 모델 A8을 중고 소형차처럼 거칠게 몬다. 게다가 마흔을 앞둔 나이에도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즐긴다. 자유를 만끽하는 그는 아직 미혼이다. 재산이 얼마인지 알 수 없으나, 주변 관측으론 그렇게 많진 않다. 그는 자신이 스타임을 별로 내세우지 않는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할 만큼 스타성이 몸에 뱄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김 감독은 ‘실속파’로 통한다. 신동 소리는 못 들었어도 1987년부터 2004년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태극마크를 단, 탁구인으로서 최장 국가대표 경력을 지녔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그는 기복 없이 꾸준했다. 선수로서 최고의 해는 방콕 아시아경기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98년이니, 유 감독에 비하면 한참 늦게 ‘떴다’. 2000년에 결혼했고, 그해 일본 프로 리그에 진출해 2년 연속 우승하면서 큰돈도 모았다. 그 또래, 아니 열 살 위까지 김택수는 탁구인 최고 부자로 꼽힌다. 최근 그는 “(탁구로 번 돈이) 20억원은 넘는다”고 말했다. 주식에 4억~5억원을 투자하는 등 재테크에도 열심이다. 그의 차는 폴크스바겐사의 최고급 모델 페이톤이지만 3000cc 디젤 품목으로, 그 라인의 모델 중 가장 저렴하다. 그 전에 BMW를 타다 바꿨는데, 휘발유가 많이 들고 잔고장도 많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여전히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데 목마르다. 유 감독에 비해 저평가받는다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 최근 대우증권 재창단을 주도해 총감독 자리에 앉은 그는 “이제 내 색깔을 보여주겠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개성 강한 두 사람이 펼쳐 보일 2라운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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