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7

2007.05.29

거친 갱스터들 순박 육아일기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05-28 09:1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거친 갱스터들 순박 육아일기

    ‘키드갱’

    케이블 채널들이 드라마와 TV 영화의 자체 제작 편수를 늘리고 있다. 그동안 케이블 채널은 외국의 유명 드라마 시리즈와 영화 판권을 사는 데 많은 예산을 들였다. 하지만 2004년 OCN이 TV 영화 ‘동상이몽’을 내놓으면서부터 자체 제작물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미국 케이블 채널 HBO (HBO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 등 유명 TV 영화를 제작했다)를 벤치마킹한 OCN은 가장 먼저 자체 콘텐츠 제작에 대한 관심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OCN이 2005년 방송한 ‘가족연애사’는 케이블TV 최고 시청률이라는 1% 고지를 넘어서며 자체 제작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6년 발표한 호러영화 ‘코마’와 드라마 ‘썸데이’는 흥행뿐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이 작품들을 본 시청자들은 케이블 채널이 제작하는 작품이 지상파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음을 인정했다.

    OCN의 이런 시도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전무하다시피 한 케이블TV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온미디어에 이은 또 다른 대형 PP, CJ미디어도 자체 제작 콘텐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CJ미디어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채널 tvN을 지난해 개국, 쇼와 오락프로그램 외에 드라마 시리즈를 꾸준히 방송하고 있다. 윤다훈 김민종 등이 출연한 ‘하이에나’는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로는 유례없는 인기를 모아 화제가 됐다. CJ미디어는 현재 24부작 드라마 ‘위대한 캣츠비’를 7월 tvN을 통해 방송할 예정이다. 또 채널CGV에서는 4부작 드라마 ‘파이브 걸즈’를 6월 방송한다.

    OCN의 ‘키드갱’은 케이블 채널들이 자체 제작 콘텐츠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지금 우리가 ‘키드갱’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키드갱’이 성인물, 호러 등 특정 마니아를 겨냥한 작품이 아니라는 데 있다.

    ‘썸데이’ 때부터 조금씩 감지되던 이 같은 변화는 케이블 채널이 드디어 내러티브와 캐릭터에 중점을 두는 경쟁력 있는 드라마 제작에 나섰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OCN이 왜 이 작품에 4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쏟아부었는지, OCN 박선진 편성기획국장이 “지금까지 케이블TV에서 제작된 자체 제작물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는지가 좀더 분명해진다.



    드라마 ‘키드갱’은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데, 원작만화는 1996년 시작해 현재까지도 발간(총 21권)되는 작품. 거친 갱스터들이 우연히 젖먹이 아기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다룬다. 원작의 기본 줄거리를 그대로 가져온 드라마는 공소시효 6개월을 앞둔 까닭에 누구보다 조용히 살던 ‘피의 화요일파’ 조직원들이 얼떨결에 아기 ‘철수’를 떠맡으면서 시작된다.

    OCN 측은 “자칫 ‘조폭’이 등장하는 뻔한 코미디물로 보일 수 있지만, 철수로 인해 가족과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은 여느 ‘조폭’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진한 감동을 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손창민을 비롯해 이기우 이종수 김빈우 등이 출연한다. 감독은 ‘뉴 논스톱’과 ‘논스톱3’ ‘꼭 한번 만나고 싶다’ 등을 만든 조찬주 PD가 맡았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