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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 특파원의 뉴욕 익스플로어

패션 거리로 변한 예술가의 거리

패션 거리로 변한 예술가의 거리

패션 거리로 변한 예술가의 거리

뉴욕 소호거리.

“그땐 문자 그대로 공장 창고였어요. 바로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은 실크공장이었는데…. 세상 많이 변했지요.”

얼마 전 뉴욕 맨해튼 소호 작업실에서 재미 원로화가 김보현 화백(91·미국 이름 포 김)을 만났다. 그는 ‘소호의 옛날’을 이야기하다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김 화백이 소호에 정착한 것은 1978년. 작업실이 필요했던 그는 조금씩 돈을 모아 8층짜리 공장 창고를 통째로 샀다. 지금은 3개 층을 자신과 아내 실비아 왈드(92) 씨의 작업실로 쓴다. 그는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넓게 쓰지, 만약 렌트를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소호는 ‘사우스 오브 하우스턴(South of Houston)’의 약자다. 하우스턴 스트리트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예술가들이 이곳의 공장 건물을 작업실로 사용하면서 언젠가부터 소호는 ‘예술가 동네’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즘 소호에서는 갤러리 찾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대신 프라다 샤넬 등 명품 브랜드숍이 중요한 곳을 차지한다. 예술가의 거리가 패션과 쇼핑의 거리로 바뀐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임대료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러다 보니 오래전부터 소호에 진입해 자기 건물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면 이 지역에 작업실을 갖기가 사실 불가능해졌다. 뉴욕의 많은 예술가들은 결국 소호의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브루클린 등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지역으로 옮겨갔다.

뉴욕에서 작품활동을 하는 한 화가는 “예술가들이 들어와 동네를 바꿔놓으면 임대료가 올라 자신들이 쫓겨나는 일이 비일비재다”며 “벌써 브루클린도 임대료가 너무 올라 부담을 느끼는 화가들이 많다”고 전했다.



소호가 패션거리로 바뀌었다고 해도 갤러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뉴요커들은 소호에서 가볼 만한 대표적 갤러리로 디아(Dia), 낸시 호프만 갤러리(Nancy Hoffman Gallery), 오케이 해리스 갤러리(OK Harris Gallery) 등을 추천한다.



주간동아 2007.05.29 587호 (p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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