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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통한 ‘음악 신동’

  • 송문홍 기자 songmh@donga.com

독일에서 통한 ‘음악 신동’

독일에서 통한 ‘음악 신동’
1960년대의 한동일(피아노)에서부터 얼마 전 영국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김선욱(18·피아노)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음악 신동(神童)의 계보는 길고도 화려하다. 그 계보에 언젠가 꼭 한자리를 차지할 것만 같은 신동이 또 한 명 나타났다. 12월16일 KBS 성탄특집 어린이음악회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1악장을 연주한 조나단(11·독일 베를린 거주) 군이 바로 그 주인공.

“한국에서의 첫 연주인데 즐겁고 신나요. 여러 명이 출연하기 때문에 한 악장밖에 못하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좋아요.”

전화로 들리는 조군의 목소리는 천생 어린아이였다. 하지만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말할 때는 야무지기 이를 데 없었다.

조군의 부친인 조명진(43·EU집행위원회 안보정책 자문관) 박사에 따르면, 나단 군이 음악을 시작한 지는 4년밖에 되지 않았다. 독일에서 지인(知人)의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 13세 된 그 집 딸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바이올린을 하겠다고 부모를 졸랐다는 것.

“애가 원래부터 음감은 뛰어났어요. 1년도 훨씬 전에 봤던 영화에서 나오던 음악을 알아맞히는가 하면, 아홉 살 땐 작곡까지 해 보여 주변을 놀라게 했거든요.”



아이의 재능을 간파한 조 박사 부부는 나단 군을 베를린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수석 악장인 미하일 세클러에게 데려가 보였다고 한다. 세클러는 20세기 바이올린의 최고 거장 중 한 사람인 다비드 오히스트라흐의 마지막 제자이자 1971년 파가니니 콩쿠르, 73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한 실력파. 그런 세클러가 나단 군을 한 번 보고는 두말없이 제자로 받아들였다. 세클러에게는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어린이 제자’가 된 셈이다.

나단 군은 또 바이올린을 시작하고 1년 뒤 피아노도 시작해 2년 만에 쇼팽 즉흥환상곡을, 3년 만에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할 정도의 실력이 됐다고 한다.

“올 가을에 베를린음대 예비학교에 응시해 최연소로 합격했어요. 그래서 9월부터는 정규 학교과정과 음악예비학교를 함께 나가고 있어요.”

나단 군에게 “음악을 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소년은 기자의 질문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게 뭐가 힘드냐”고 반문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중 무엇을 선택하고 싶으냐”는 질문엔 “둘 다 할 수 있다”는 당돌한 대답이 돌아왔다.

조나단 군은 ‘다이아몬드 원석’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그 원석을 갈고 다듬어 아름다운 보석으로 탄생시키는 것, 그 일은 나단 군의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몫이다.



주간동아 2006.12.26 566호 (p110~111)

송문홍 기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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