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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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황제 조던, 우즈 유연성에 ‘허걱!’

  • 입력2006-10-25 1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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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골퍼가 골프클럽 챔피언을 한 번 해도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는데 무려 24회라는 전무후무의 대기록을 세운 사람이 있었으니, 이종민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내 대학 동창이기도 한 그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였다.

    청바지가 귀하던 시절, 우리는 청바지 무릎과 엉덩이 부분이 쉽게 해져 애가 탔는데 이종민은 언제나 허벅지 안쪽이 먼저 뚫어졌다. 다리통이 워낙 굵어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양쪽 허벅지가 마찰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이스하키 스틱을 휘두르는 것이 골프스윙과 가장 흡사하다는 이론을 실증한 사람이다.

    “운동선수들이 골프도 잘하는가”라는 물음에 나의 대답은 단호히 “그렇다”다. 물론 농구코트의 슈퍼스타인 찰스 바클리처럼 수준 이하의 골퍼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골프에서도 좋은 기량을 보인다.

    스포츠 스타들 프로골퍼 도전했다 줄줄이 쓴맛



    축구, 농구, 테니스, 미식축구 같은 격렬한 스포츠 스타들은 골프를 즐긴다. 시즌 중에도 워밍업 하듯 라운드를 하고 비(非)시즌에는 아예 골프에 몰입하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의 스포츠 스타 중에는 로 핸디캐퍼(핸디캠 0~9)들이 수두룩하다. 미국 프로야구의 히트 제조기 캔 그리피 주니어나 한때 세계 테니스계를 주름잡았던 독일의 보리스 베커 같은 선수들은 거의 프로 수준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프로 수준이지 프로는 아니라는 점이다.

    운동선수들이 골프에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세계에서 통하는 곳이지 프로에서는 그렇지 않다.

    체코 출신으로 열악한 동구의 프로스포츠 환경에서 세계 테니스계를 휩쓴 이반 랜들은 메이저 타이틀을 여덟 번이나 거머쥐고 270주나 세계 랭킹 1위를 지키며 1980년대를 풍미했다. 1994년, 그는 테니스계를 은퇴하고 좋아하던 골프에 몰입했다. 그의 나이 34세 때였다. 피땀을 쏟은 그는 마침내 유러피언 투어카드를 움켜잡았다. 그러나 첫 출전, 첫 라운드에서 80타를 넘기고 프로골프계를 떠났다. 지금은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이고 미국 플로리다에서 살면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플로리다는 사시사철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곳이어서 프로골퍼들이 많이 산다. 타이커 우즈는 비시즌에 이웃에 사는 프로들과 자주 어울려 연습 라운드를 한다.

    타이거의 절친한 친구인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이웃에 살았다. 마이클 조던은 더 올라갈 데가 없는 농구에 싫증을 느껴 프로야구 쪽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프로골프 쪽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마이클 조던은 골프를 좋아했고, 프로스포츠계에서 골프 강자로 통했다. 장신에 꿈틀거리는 근육질, 고무 같은 탄력으로 조금만 다듬으면 프로골프계로 뛰어들 수 있을 듯싶었다.

    어느 날 타이거 우즈가 마크 오미라, 생전의 페인 스튜어트와 연습 라운드를 하는 자리에 마이클 조던을 불렀다. 그곳에서 조던은 티샷을 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는 우즈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우즈가 허리를 옆으로 꺾은 뒤 꺾은 쪽 손으로 땅을 짚은 것이었다.

    유연성에서는 이 세상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생각해 오던 조던이 뒤따라 자신도 해봤지만 어림없었다. 그날 라운드 후 조던은 이렇게 말했다.

    “18홀을 도는 동안 내가 가장 잘 친 샷이 세 사람 중에서 가장 못 친 샷보다도 못했다.”

    영리한 조던은 그 길로 프로골퍼의 꿈을 접고 농구코트로 돌아갔다.

    우리나라에서는 야구계의 유백만 감독이 티칭프로 자격을 따 현역 티칭프로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육상의 장재근은 몇 차례나 프로자격시험에 도전했지만 아직도 뜻을 이루지 못했고, 빙상 쇼트트랙의 전이경도 프로골퍼에 도전했다가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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