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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전립샘암 완전 정복

‘침묵의 킬러’ … 증상 자각 땐 늦다

유전·내인성·환경적 원인으로 발병 … 배뇨장애 조기검진 무엇보다 중요

  • 최한용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침묵의 킬러’ … 증상 자각 땐 늦다

‘침묵의 킬러’ … 증상 자각 땐 늦다

”전립샘 질환자를 상담하는 고려대 의대 비뇨기과 천준 교수.

남성들의 방광 아래 요도가 연결되는 부위에 있는 밤알 크기의 전립샘. 여기에 암세포가 자라나는 전립샘암은 종양의 크기가 요도를 압박할 정도로 크지 않으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전립샘암은 매우 천천히 진행되므로 환자가 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다른 장기로 암이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 소변 보기가 힘들고 통증이 있거나, 소변 횟수가 잦아지고 소변줄기가 가늘며 힘이 없고, 정액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허리·엉덩이·허벅지 등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전립샘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전립샘암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유전적 원인, 내인성 원인, 환경적 원인이 그것이다. 전립샘암에서 유전적 원인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50세 이전에 전립샘암이 발생한 환자의 상당수가 유전적 소인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버지나 형제에게 전립샘암이 발생한 경우엔 조기검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두 번째로, 나이가 들수록 전립샘암의 발생률은 증가하며, 특히 50세를 전후해서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그래서 전립샘암을 ‘아버지의 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환경적 요인도 중요한데, 주로 서구식 식생활로 인해 지방의 섭취가 많아질수록 전립샘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밖에도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은 경우 등이 환경적 요인으로 꼽힌다.

특이 증상 없이 천천히 진행



전립샘암의 진단법으로는 혈액 전립샘특이항원검사(PSA 검사), 직장수지검사, 경직장전립샘초음파검사 등이 시행된다. PSA 검사는 전립샘암이 발생한 경우 증가하는 특이항원의 수치로 전립샘암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본 검사다. 직장수지검사는 전립샘암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신체검사의 일종으로, 경험이 많은 비뇨기과 전문의가 검지를 환자의 항문에 집어넣은 뒤 직장 가까이에 있는 전립샘을 만져 전립샘의 크기와 모양, 통증 여부, 경도, 결절의 유무, 좌우대칭 여부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침묵의 킬러’ … 증상 자각 땐 늦다
전립샘암의 확진은 직장을 통한 전립샘초음파검사와 전립샘조직검사로 한다. 일단 전립샘암으로 진단받으면 직장을 통한 초음파검사 외에도 복부 및 골반부에 대한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사진촬영(MRI) 등으로 전립샘암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알아보게 된다. 이들은 전립샘암의 병기(病期)를 결정하는 검사로, 전립샘암이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를 확인해야 해당 병기에 맞는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다.

전립샘암 초기에는 이 질환 자체에서 오는 특이한 증상은 없다. 전립샘 암세포는 아주 서서히 자라기 때문에 증상을 일으키지 않을 뿐더러 배뇨 장애를 일으킨다 해도 이는 전립샘이 커져서 생기는 증상이며, 이것이 전립샘 비대증 때문인지 전립샘암 때문인지는 분별하기 어렵다. 환자가 증상을 전혀 못 느끼더라도 전립샘암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다. 또한 증상이 나타난 전립샘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증상의 유무를 떠나 전립샘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50대 이후엔 매년, 가족력이 있을 경우엔 40대부터 매년 직장수지검사와 PSA 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다른 조직 전이 땐 호르몬 치료

전립샘암이 커지면 전립샘 비대증의 증상과 비슷하게 소변 배설에 지장을 준다.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해 2회 이상 일어나거나, 낮에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증상이 심하고, 배뇨 시작 전에 시간이 걸리거나 배뇨 후에 소변을 흘리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급뇨도 나타날 수 있다. 급기야는 저절로 소변이 나오는 요실금, 배뇨 시에 힘을 주게 되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배뇨 후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화장실에 가는 증상도 나타난다. 전립샘암인 경우 위의 배뇨 증상 가운데 일부를 나타내는 게 대부분이다. 소변에 피가 나오는 혈뇨나 정액에 피가 나오는 혈정액도 나타날 수 있다.

전립샘암이 뼈로 전이된 경우엔 요통, 늑골이나 어깨 부위의 통증이 나타나고 피로감, 전신 쇠약감, 전신의 통증을 일으키기도 하며, 척추 전이에 의해 척추 골절을 일으켜 척추신경을 누르면 골반통이나 하지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전이된 뼈는 약해져 있어 골절도 곧잘 생긴다.

전립샘암이 더욱 커지고 림프절로까지 전이되면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방광으로 나오는 요관을 막아 신장기능 저하를 일으켜 신부전이 올 수 있다. 전립샘암이 폐로 전이되면 호흡곤란이 올 수 있고, 뇌로 전이되면 전이된 뇌의 상태에 따라 신경 증상도 발생한다.

전립샘암으로 진단받았을 때 가장 중요한 일은 비뇨기과 의사와 상담한 뒤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먼저 전립샘암이 전립샘 안에만 있는 경우엔 수술을 통해 전립샘과 주위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된다. 수술을 할 경우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데, 최근엔 수술 기술과 새로운 약물의 개발로 이 같은 부작용이 많이 줄었다. 수술을 하기 곤란한 경우나 국소적으로 전립샘암이 재발한 경우엔 방사선 치료를 한다. 높은 에너지의 방사선을 사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대개 외부에서 전립샘으로 방사선을 투여한다.

전립샘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된 경우엔 호르몬 치료가 효과적이다. 전립샘의 암세포가 남성호르몬에 의존해 성장하는 성질을 이용, 남성호르몬의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의 성장을 지연 또는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최근엔 약제뿐만 아니라 약제의 사용법에 대한 연구도 계속되어 호르몬의 내성을 줄이는 치료법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 전립샘암은 초기 단계일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으므로 그 어떤 암보다 조기검진이 중요하다.

인터뷰 대한비뇨기과학회 차기 이사장 황태곤

“20년간 사망자 수 20배 증가 … 조기 발견 땐 80% 생존율”


‘침묵의 킬러’ … 증상 자각 땐 늦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블루리본 캠페인과 관련 행사들에 대해 말해달라.

“1, 2회 때와 달리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캠페인의 목적이 전립샘암의 조기검진인 만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부산역 광장에서 무료로 PSA 검사를 해주고, 대한비뇨기과학회 소속 비뇨기과 전문의와 교수들이 진료 상담을 했다. 전립샘암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영상물을 상영하고 책자도 배포했다. 특히 전립샘암이 50대 이상 남성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만큼 ‘아버지 암’이라는 주제로 남성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의 관심도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가족 단위 행사로 기획해 성과가 좋았다.”

-전립샘암은 주로 서양에서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선 남성 암 발생률 1위라는데, 국내 현실은 어떤가?

“전립샘암은 흔히 서양에서만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이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블루리본 캠페인을 맞아 2004년까지의 통계청 사망자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전립샘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20년간 20배나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의 주요 부위별 암 발생비를 보면 남성 암 중 전립샘암이 증가율 1위로 보고됐다. 또한 대한비뇨기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04년까지 20년 동안 전립샘암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가 2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통계자료에서도 볼 수 있듯, 국내에서도 전립샘암의 발생률, 증가율, 사망률이 급격하게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 전립샘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은 탓에 정기검진율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전립샘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생존율이 80% 이상 되는 암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 매년 블루리본 캠페인을 하는 이유도 전립샘암에 대한 인식과 조기검진 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차기 이사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일선 진료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의사로서 전립샘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이 암은 50대 이상이 되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야 할 때 진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더욱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통해 전립샘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 이를 알리기 위해 차기 이사장으로서 내년에도 블루리본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주간동아 556호 (p72~73)

최한용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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