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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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룩불룩 뱃살 잡고 스트레스 날리고

40대 남성 비만은 돌연사 주범 … 탕약과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 대성공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6-09-13 17: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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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룩불룩 뱃살 잡고 스트레스 날리고
    대기업 과장 이원식(가명·42) 씨는 2년 전부터 가벼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유는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오는 부고 때문. 신입사원 시절의 상사에서부터 고향 친구, 학교 동창까지 자신과 비슷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불귀의 객이 되어버리는 것을 보면서 남의 얘기가 아닌 듯해서다. 혼자서 고민하던 이 씨는 “몸이 허해서 딴생각을 하는 것”이라는 부인의 권유에 따라 예화당한의원(02-568-9116)을 찾아 보약을 짓기로 결심했다.

    이곳의 이지연 원장은 몸에 비해 유난히 배가 나온 이 씨를 보고 “최근 까닭 모를 우울증이나 만성피로, 만성두통, 수면부족, 근육통이 부쩍 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이 모든 증상들이 복부 비만, 즉 오장육부에 지방질과 노폐물이 가득 차서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만 해결하면 이 씨의 최대 고민거리인 40대 돌연사도 예방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오장육부 막힌 곳 뚫어주는 방법

    예화당한의원은 남성 비만을 전문으로 치료한다. 이곳의 비만 치료는 오장육부의 막힌 곳을 뚫어주는 한의학적인 방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해 이뤄진다.

    이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여성 비만 치료와 남성 비만 치료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먼저 치료 목적부터 다르다.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기 위한 여성 비만 치료와 달리, 남성 비만 치료는 내장 비만을 해결해 건강을 되찾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도 치료가 끝난 후 “몸이 한결 가벼워졌고, 일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졌다”는 말로 비만 치료가 성공했음을 알린다고 한다. 실제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 중 60%만이 과체중을 해결하기 위한 환자이고, 나머지 40%는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것이라고 한다.



    치료는 환자의 몸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서부터 시작된다. 진맥을 봐서 전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한 다음 스트레스 검사를 한다. 환자들이 평상시 얼마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생활을 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치료를 위한 필수항목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진단법이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오장육부의 문제점은 복진을 통해 찾아낸다. 오장육부를 하나하나 꼼꼼하게 짚어가면서 각 부위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데, 명치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다면 위가 좋지 않은 것이고, 갈비뼈 아래 부분을 눌렀을 때 답답한 느낌이 들면 간 상태가 나빠진 것이라고 한다. 또한 가슴 한가운데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는 사람은 심화에 울체가 생긴 것인데, 이런 사람은 화를 좀처럼 참지 못하고 유난히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문제점을 찾아낸 뒤에는 그것을 해결해주는 탕약을 먹어야 한다. 보통 10~15일에 걸쳐 한 제를 먹게 되는데, 이를 다 먹은 후 다시 진맥을 보고 바뀐 몸상태에 맞는 새로운 처방의 약을 복용하게 된다. 비만의 상태에 따라 1~2개월의 치료 기간이 소요된다.

    약을 먹는 동안에는 반드시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그런데 직장인, 특히 남성의 경우 스스로 식이요법을 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이 원장은 한약을 복용하는 동안 선식을 함께 먹기를 권한다. 영양 균형을 고려하여 만들어진 선식을 먹음으로써 평상시엔 좀처럼 먹지 않던 영양소들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몸의 상태가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울룩불룩 뱃살 잡고 스트레스 날리고

    비만 치료를 위한 시술 모습.

    선식을 먹는 데는 다른 목적도 있다. 바로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다. 이 원장은 “선식은 적은 양으로도 필요한 영양소와 칼로리를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선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어 비만 치료가 끝난 후에도 상대적으로 과식을 덜 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몸 안에 쌓인 여분의 영양소들이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비만 치료 후의 비만 예방 효과까지 볼 수 있는 것이다.

    요요현상 등 부작용도 거의 없어

    이 원장은 비만에는 세 가지 형태가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알아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첫 번째는 건강비만형으로, 비만 인구의 약 10%가 이에 해당한다. 이 유형의 특징은 건강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을 택해도 체력 손실이 없어 쉽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사량을 대폭 줄이는 칼로리 제한 다이어트를 해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힘든 것을 모르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일정 기간 동안 체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실증(實證)비만이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감정을 다치는 일이 있어서 그것을 먹는 것으로 푸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이어트 이후에 요요현상이 잘 나타나는 것도 실증비만의 특징이다. 다이어트 기간 내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해서 다이어트가 끝난 후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의 식사를 더욱 빠른 속도로 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트레스 요인을 해결하고 나면 폭식 습관이 사라지므로 체중 감량보다는 심리적인 안정을 우선시하는 것이 좋다고 이 원장은 충고한다. 단,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살이 쉽게 찌는 체질로 바뀔 수 있으니 평소 자신의 상태를 잘 살펴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만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실증비만의 경우 몸에 쌓인 찌꺼기도 많기 때문에 간 해독 같은 독소 배출법을 함께 적용하면 효과가 좋아진다.

    세 번째는 서서히 살이 찌며 배가 주로 많이 나오는 허증(虛證)비만이다. 일명 ‘숨은 살’이라고 하는 체질로, 겉으로 보기엔 날씬해 보이지만 배 둘레가 두꺼운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곳에 살이 있기 때문에 “뺄 살이 어디 있느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의 임상에서 약 70%의 환자들이 허증비만에 속했다. 주로 30세 이후에 많고, 과로가 오래 지속되면 허증비만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요즘엔 체격은 좋은데도 체력이 약한 10대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남성 비만은 대개 실증에서 허증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원장은 “남성 비만의 경우 입사와 함께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신입사원 시절을 거치면서 순식간에 살이 불어나는데, 붙은 살로 인해 몸의 피로가 늘어나면서 허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 경우 해독요법을 통해 몸을 맑게 만들어 기혈순환을 좋게 하고, 보약을 먹으면서 체력을 보강해주면 다이어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지금까지 자신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요요현상으로 고생한 사람이 거의 없다고 자신한다. 여기엔 치료가 성공적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살을 빼서 보기 좋은 용모로 바뀌면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환자 스스로 이전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버리고 자기 관리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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