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4

..

극한 환경 속 동물들의 생존 비법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06-07-14 14:0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극한 환경 속 동물들의 생존 비법
    바다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갈매기는 수분을 어떻게 섭취할까. 갈매기가 물을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가파른 절벽 위에 집을 짓고 사는 갈매기는 비가 내리지 않으면 물을 구할 수 없다. 그렇다면 바닷물이라도 마실까.

    갈매기는 인간보다 더 약한 콩팥을 가졌다. 바닷물 속의 염분을 제거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일까. 갈매기는 부리를 통해 토하는 방법으로 염분을 제거한다.

    인류는 오랫동안 동물들의 생존방식에 호기심을 가져왔다. 그렇지만 오지 동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웠다. 최근에는 많은 학자들의 노력과 첨단장비 덕분에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동물들의 생태 신비가 하나 둘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지난 50년간 왕성한 호기심과 남다른 열정으로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생존방식을 탐구했다. 노르웨이의 피요르드에서부터 뜨거운 사하라사막, 북극의 혹한, 바위산 등 도저히 생명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혹독한 환경을 찾아다니며 많은 동물을 만났다.

    물을 단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평생을 사는 쥐가 있다. 애리조나사막에 사는 캥거루쥐가 그 주인공. 이 동물은 먹이가 소화될 때 생기는 수분과 공기에서 물을 얻는다. 낮 동안 땅굴에서 지내다 습도가 높은 밤에만 활동하는 야행성으로, 수분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또 농축된 오줌과 똥을 집어삼켜 다시 소화시키는 습관성 식분(食糞)을 통해 수분 총량을 줄인 덕에 물 없이도 잘 살아가고 있다.



    “지독하게 뜨거운 사막에서 인간은 물을 마시지 않으면 하루 만에 죽을 수 있다. 그러나 낙타는 일주일 이상을 버텼다. 캥거루쥐보다 1000배 이상 큰 낙타는 어떤 메커니즘 때문에 사하라사막에 적응할 수 있었을까?”

    책 제목 ‘낙타의 코’에서 보듯 저자는 특히 낙타에 관심이 많았다. 사하라사막을 찾아가 1년여 동안 낙타에 매달렸다. 매일 낙타의 체중과 체온을 재며 연구를 거듭했다. 그러나 사계절이 지나도록 어떻게 낙타가 사막에 완벽하게 적응해 살아가는지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저자는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그 결과 절연체 구실을 하는 낙타의 털, 한꺼번에 엄청난 물을 들이켜는 입, 그리고 호흡을 하면서도 수분 증발을 최대한 막아주는 코의 신비를 벗겨냈다. 낙타는 혹독한 사막에서 생존할 수 있는 필요조건을 모두 갖추고 태어난 환상의 동물인 셈이다.

    북극에 사는 황제펭귄의 부성애는 두꺼운 얼음을 녹이고도 남는다. 많은 동물 수컷들은 암컷을 수정시키는 정도에서 자신의 할 일을 끝낸다. 그러나 황제펭귄 수컷은 부화를 시키는 내내 굶주릴 뿐만 아니라 암컷이 늦게 돌아오면 자신의 식도에서 나오는 분비물을 새끼에게 먹인다.

    저자의 연구환경은 열악했다. 물자 부족에 시달리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로 실험기구를 만들어내며 연구에 매달렸다. 그의 위대한 과학적 발견 뒤에는 아픈 개인사가 숨겨져 있다. 저자는 아내와의 불화, 정신질환, 그리고 재혼 등으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연구에 몰두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서 유대인 과학자들이 국경을 넘고, 저명한 과학자들이 암살을 피해 쫓겨다녀야 했던 과학계의 아픈 과거도 담고 있다.

    크누트 슈미트-닐센 지음/ 이한중 옮김/ 솔 펴냄/ 352쪽/ 1만1500원



    화제의 책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