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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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맨’ 참여정부 조타수 맡다

  • 박현진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witness@donga.com

    입력2006-07-12 1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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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디어맨’  참여정부 조타수 맡다
    변양균 대통령 정책실장(사진)은 달변으로 유명하다. 그와 함께 앉아 있는 사람은 그의 정연한 논리와 구수한 입담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가끔은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입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그는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 아이디어도 허황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경제학적 기반을 갖춘 내용이다. 이 때문에 변 정책실장은 정권 초기부터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을 톡톡히 받았고, 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실세 관료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노 대통령이 그런 그를 대통령 정책실장으로 발탁한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그는 대표적인 예산통이기 때문에 적절한 재정정책을 통해 정권 후반기의 경기부양책과 양극화 해소 같은 사회복지 정책 등 상충되는 요구 사이에서 합일점을 찾아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현 정권에서 경제기획원(EPB) 출신이 사실상 모피아(재무부를 뜻하는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를 완전히 누르고 득세하도록 한 일등공신이다. 재정경제부 관료들은 변 정책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있으면서 노 대통령과 코드를 워낙 잘 맞춘 탓에 경제관료 인사에서 재경부 출신이 번번이 배제됐다는 피해의식까지 갖고 있다.

    변 정책실장의 자신감은 경제정책 조정회의에서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그는 각 부처 장관이 가장 꺼리는 상대로 여길 정도로 직설적이고 솔직한 얘기를 많이 한다. 심지어 모 부처 장관을 향해 “부처 장관으로서 그 정도밖에 보고를 못하느냐”고 쏘아붙인 일은 아직도 경제관료들의 술자리 때마다 이야기된다. ‘경제부총리급 예산처 장관’이 그의 별명이었다.

    행시 14회로 권오규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1년 선배이고,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의장과는 EPB 시절 오랫동안 함께 일했다. ‘강봉균-변양균-권오규-장병완(신임 기획예산처 장관)’ 콤비 플레이가 노 정권 후반기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상 경제부총리 역할을 하고 있는 강 의장에 맞서 얼마나 자신의 뜻을 펼칠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한편 그는 업무와 별 관련이 없는 사안에 대한 돌출 발언이 잦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의 신임을 믿고 너무 설치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부산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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