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2

2006.07.04

미시 스타들, 위기의 드라마 구출작전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6-07-03 0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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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시 스타들, 위기의 드라마 구출작전

    김지영, 유호정, 채시라, 신은경(위부터)

    미시 스타들이 침체의 늪에 빠진 드라마의 구원투수로 일제히 출격한다. 2006 독일월드컵의 열기가 브라운관을 완전히 장악해 드라마들이 참혹할 정도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아줌마 스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청자를 만나러 나서는 것이다.

    ‘드라마 구하기’에 나선 미시 스타들은 유호정, 채시라, 심혜진, 김지영, 신은경 등. 이들은 7월 중순 월드컵 폐막과 동시에 시청자를 찾을 각 방송사의 새 드라마 주인공들이다. 태극전사들의 맹활약이 계속되면서 월드컵 바람이 장기화되리라는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아줌마들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억척스럽게 출동하는 것이다.

    유호정은 MBC 특별 기획 드라마 ‘위기의 주부’의 주인공을 맡았다. 미국의 인기시리즈 ‘위기의 주부들’에서 모티브를 딴 ‘위기의 주부’에서 유호정은 자신을 버린 남편에 대한 통쾌한 복수를 꿈꾸는 세련된 치과의사로 등장한다. 채시라는 KBS 2TV 수목 미니시리즈 ‘투명인간 최장수’에서 일만 아는 무심한 남편에 대해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30대 주부를 연기한다. 드라마 속 그녀는 외제차 딜러로 나서 엄청난 성공을 거둬 가부장적인 남편을 압도하는 가정의 실세로 부각될 예정이다.

    심혜진은 SBS 수목 미니시리즈 ‘돌아와요 순애씨’에서 20대 여성의 영혼을 지니게 된 40대 주부로 등장, 결혼과 동시에 잃었던 꿈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의 새 애인과 영혼이 바뀐 뒤 젊은 시절의 즐거운 추억들을 모두 현실로 되살리며 유쾌한 아줌마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 SBS 금요 드라마 ‘내 사랑 못난이’의 김지영은 역경을 딛고 트로트 가수로 성공하는 억척 또순이를 연기한다. 또 신은경은 9월 안방극장을 찾을 SBS 월화 미니시리즈 ‘열혈신부’의 주인공을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이들 미시 스타 군단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업그레이드된 아줌마상’이다. 그동안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그려진 아줌마의 주된 모습이 남편이나 자신의 불륜 속에서 ‘자아 찾기’에 집중했다면 이번엔 ‘짜릿한 성공’을 통해 가슴 시원한 통쾌함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하는 것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캐릭터 또한 전업주부 중심에서 치과의사, 외제차 딜러 등 세련된 커리어우먼으로 한결 업그레이드된 양상을 띠고 있다.



    주요 시청자 타깃은 당연히 주부들에게 맞춰졌다. 아줌마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워 아줌마 시청자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는 전략이다. 결국 ‘아줌마의, 아줌마에 의한, 아줌마를 위한 드라마’를 추구하는 셈이다. 일견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전략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시기적 특성상 적절한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기의 주부’ ‘돌아와요 순애씨’ ‘투명인간 최장수’ ‘내 사랑 못난이’ 등이 방영되는 7월 중순은 월드컵 열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의 후폭풍이 예상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002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 한동안 신세대 스타가 등장하는 드라마들이 줄줄이 실패했던 것처럼 이 시기엔 월드컵 결산 프로그램 등이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가기에 남성 시청자나 신세대 시청자는 드라마에 그다지 관심을 쏟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차라리 철저하게 주부 시청자 지향의 드라마가 폭은 좁을지언정 높은 인기를 누릴 여지가 큰 것이다.

    ‘위기의 주부’ 외주제작사인 로고스필름 관계자는 “월드컵 열기로 인해 전반적으로 드라마가 저조하다. 월드컵 이후에도 당분간 남성 또는 신세대 시청자의 드라마 이탈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부 시청자를 타깃으로 하는 작품으로 입지 만회를 꾀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작품들의 제작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각으로 시청자 눈길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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