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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반 집 때문에 중국은 울었다

박영훈 4단(흑) : 시에허 5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반 집 때문에 중국은 울었다

반 집 때문에 중국은 울었다

장면도

반 집으로 흥한 자, 반 집으로 망한다? 혜성같이 등장한 중국의 ‘반 집의 승부사’ 시에허(謝赫) 5단이 경북 경산 영남대에서 열린 삼성화재배 준결승 2국에서도 한국의 ‘어린 왕자’ 박영훈 4단에게 반 집 차로 무너져 꿈의 무대 진출에 실패했다. 3번기 전적 2대 0. 앞서 열린 32강전과 8강전에서 한국의 이재웅 2단과 이창호 9단을 각각 반 집으로 꺾어 기염을 토한 시에허 5단이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반 집의 부메랑을 맞고 좌초됐다.

‘승부의 화신’ 조치훈 9단도 중국의 후야오위(胡燿宇) 7단을 2대 0으로 꺾고 1993년 동양증권배 결승에 진출한 이후 10년 만에 세계무대 결승에 모습을 나타냈다. 조치훈 9단 역시 결승행을 결정지은 준결승 2국에서 반 집 차로 이겼다. 한국의 빅3(이창호, 조훈현, 이세돌 9단)가 중도탈락한 이번 대회를 우승할 절호의 기회라 보고 일찌감치 샴페인을 터뜨리며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중국바둑은 이날 반 집 때문에 통곡해야 했다.

반 집 때문에 중국은 울었다

참고도

방귀도 너무 참다 뀌면 ×을 싼다 했던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것까지는 ‘신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예 건너지도 않는 것을 ‘인내’라 할 수 있을까. 시에허 5단은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다가 낭패를 보았다. 백1로 벌린 것이 그것. 흑 ‘가’로 다가서는 것이 싫어서였겠지만 그리 신랄한 공격이 이루어지는 국면이 아닌 만큼 처럼 백1·3으로 상변 흑진을 파괴할 기회였다. 하지만 신중한 기풍의 시에허는 지나치게 재고 움츠리다가 결국 흑4·6을 허용했고, 이때부터 그는 힘든 뻘밭을 걸어야 했다.

지난 8강전에서 조훈현-이창호-이세돌 9단이 모두 탈락해 우승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한국은 신예 박영훈 4단의 선전에 힘입어 대회 7년 연속 우승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되었다. 265수 끝, 흑 반 집 승.



주간동아 2003.11.20 410호 (p93~93)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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