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8

2003.06.12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전에 참가한 디자이너 유혁재 外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06-05 11: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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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전에 참가한 디자이너 유혁재 外
    성곡미술관에서 5월30일부터 7월20일까지 열리는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 전은 말 그대로 가장 뉴욕적인, 그러면서도 국제적인 디자인들이 모인 전시다. 이 전시에 참가한 다섯 명의 디자이너-아이스 버셀, 더글러스 로이드, 에릭 첸, 유혁재, 캐림 래시드-는 각기 터키, 미국, 중국, 한국, 이집트 출신이다. 모두 뉴욕에서 현직 산업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들의 디자인에는 지극히 뉴욕다운 색채가 넘치면서도 언뜻언뜻 그들의 고향이 엿보여 흥미롭기 그지없다.

    “뉴욕에서 일하면 일할수록 사람의 ‘뿌리’라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무리 뉴욕에서 살아도 민족성을 벗어날 수는 없다는 거죠.” 전시에 참가한 디자이너 유혁재(사진·미국명 헨리 유)의 말이다. 9세 때 미국으로 이민간 그는 뉴욕 프랫 아트 인스티튜트를 졸업하고 BMW, 보잉, 펩시콜라, 스타벅스, 필립모리스, 타이맥스 등과 함께 일하는 산업디자이너. 현재는 모교인 프랫 아트 인스티튜트의 교수이자 디자인 스튜디오 ‘이파리’의 대표다.

    “이파리는 나뭇잎, 즉 아담과 이브가 최초로 만들어 입은 ‘옷’을 의미하죠. 순 우리말이지만 이탈리아어로는 ‘평행’ ‘밸런스’라는 뜻이고 헝가리어로는 ‘테크놀로지’라는 뜻도 있어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도시에 따라 디자인의 경향도 다르다고 한다. 서부의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는 인접한 실리콘밸리의 영향으로 첨단 산업기기나 IT(정보기술) 제품들이 새로운 디자인 경향을 이끄는 반면 뉴욕의 디자인 리더는 단연 ‘패션’이라고. “패션이 디자인을 선도하면 광고사진이 그 경향을 쫓아갑니다. 그 후로 제품디자인, 건축이 모두 신경향을 따라가죠. 이것은 어떤 도시와도 다른 뉴욕만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시계부터 비행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하지만 본질적으로 디자인의 원리는 똑같다고 그는 설명한다. ‘현재 사용하는 제품보다 더 좋게 만드는 것’이라고.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전에 참가한 디자이너 유혁재 外
    세계의 연극이 몰려온다

    초여름의 연극계에 다양한 세계 연극이 몰려오고 있다. 6월 8일까지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인 ‘못 말리는 귀족아가씨’는 정통 러시아 연극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 러시아의 문호 알렉산더 푸쉬킨의 작품을 모스크바 예르몰로바 드라마 극장이 내한, 공연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19세기 중엽 러시아 시골에서 앙숙인 두 지주 집안의 아들 딸 알렉세이와 리자가 사랑에 빠진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는 줄거리지만 극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공연은 러시아어로 진행되고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문의 02-595-2144).

    6월6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창조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연극 ‘나생문’(사진)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로 더욱 유명한 작품. 35세의 나이로 자살한 일본 작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작가는 살인사건을 두고 서로 엇갈리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통해 ‘사람 사이의 믿음’이라는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젊은 연극인들이 모여 만든 극단 ‘수’의 창단공연이다(문의 02-3143-1139).

    이외에도 6월6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야외무대인 하늘극장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인 ‘오이디푸스’ ‘아가멤논 가의 비극’ ‘메디아’ 세 편을 연이어 공연하는 ‘2003 희랍극 페스티벌’이 열려 외국연극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문의 02-74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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