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2000년 인간의 성장 과정이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 ‘BBC 20년 프로젝트, 우리 시대 아이들’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2002년 이 프로그램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Q채널이 여섯 번째 시즌도 방송하기로 했기 때문. 20년 동안 1년에 시즌 하나씩 총 20개로 제작될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환경에서 태어난 20명의 삶을 쫓는다. ‘BBC 20년 프로젝트…’의 장점은 아이들의 일상뿐 아니라 심리학자와 의사들의 인터뷰가 곁들여져 신빙성을 더한다는 데 있다. 프로그램의 전체 내레이션은 제작에도 참여한 영국 왕립의학대학의 로버트 윈스턴 교수가 맡았는데, 그의 진지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멘트는 프로그램을 보는 또 다른 재미다.

올해 발표된 여섯 번째 시즌은 4개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방법에서부터 형제자매가 인성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 선과 악을 구별하는 방법, 성공한 삶을 위한 방법 등이 그것.

10월11일과 18일 행복한 아이의 조건(1부)과 형제나 자매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2부)을 방송한 Q채널은 25일 3부 ‘선과 악’ 편을 방송한다. ‘선과 악’에서는 아이들이 선과 악의 기준을 정하는 과정을 찬찬히 살핀다. 제작진은 몇 가지 실험을 통해 아이들이 선과 악을 구분하는 데 부모와 사회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가장 눈에 띄는 아이는 나타샤인데, 그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실험에서 인사를 안 하거나 고맙다는 말을 빼먹는 것이 다른 사람이나 동물에게 폭력을 가하는 일보다 나쁘다고 표시한다. 제작진은 나타샤가 이런 판단을 하게 된 것이 예절교육에 지나치게 관심이 있는 부모의 영향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나타샤의 부모는 나타샤의 행동에 심한 제재를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아이 타이리스는 집에서 교육받은 가치관과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달라 혼란을 겪는 경우다. 그는 원하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얻어야 하는 엄마의 행동을 그대로 배웠다.

11월1일에는 마지막 에피소드인 ‘성공의 조건’이 전파를 탄다. ‘성공의 조건’은 부모의 적성이나 능력이 자식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관한 연구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주인공 아이들과 그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항목은 총 7가지로, 음악적 재능·논리 능력·감정적 이해심·창의력·언어 능력· 공간지각 능력·신체적 능력 등이다. 각 가정의 3세대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이 실험은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정답이 궁금하면 수요일 밤 11시 Q채널에 채널을 고정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