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3

2006.09.19

테러 그 후 미국의 모습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9-18 1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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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 그 후 미국의 모습
    “세계무역센터 빌딩 하나는 자본주의를 뜻하고, 또 하나는 자유를 대변하지. 즉, 미국 전체를 표상하는 거야. 그러니 그 빌딩 두 채를 무너뜨리는 건 미국을 무릎 꿇게 만드는 거나 마찬가지야.” 무수히도 많은 테러 영화 중 한 편에 등장했던 테러리스트의 말이다. 영화 속 테러리스트들의 이런 예언은 머지않아 증명됐다. 2001년 9월11일, 두 대의 비행기가 세계 자본주의와 자유를 상징하던 월드트레이드센터(WTC) 건물을 뚫고 지나간 것이다.

    9·11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 ‘플라이트93’과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약간의 차이를 둔 채 개봉한다. 이들 작품은 재난 상업영화라기보다 다큐멘터리에 입각한 구성으로 “9·11을 소재로 한 영화는 아직 이르다”는 여론을 잠식시켰다. ‘플라이트93’은 당시의 끔찍했던 시간과 공간으로 묵묵히 인도하는 구실만 한다. 정치적 발언을 최소화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도 이 빌딩에서 사망한 3000명이나 구조작전에 투입됐다 목숨을 잃은 10여 명의 경찰관이 아닌 극적으로 살아난 두 사람의 인간승리에 초점을 맞춘다(이들 영화의 국내 개봉은 각각 9월8일과 10월20일이다).

    이들 영화의 국내 개봉에 앞서 히스토리채널은 9·11을 다룬 다큐멘터리 4편을 선보인다. 이들 작품 역시 태생이 미국인지라, ‘안전주의’로 흐른 영화와 커다란 차별성은 없다. 하지만 당시 관계자들을 취재해 만든 화면이나 인터뷰는 영화가 미처 담지 못한 생생한 사실감을 더해줄 것이다.

    ‘911과 테러’는 9·11 사건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미국 모습을 비추는 8부작 장편 다큐멘터리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일단락된 뒤 게릴라로 조직된 이라크 내 반군들을 다룬 1편 ‘이라크전 : 반군 대 치안군’을 시작으로 9월13일에는 9·11 테러의 주범인 마완 알 셰히, 람지 비날시브, 지아드 자라, 모하메드 아타가 알 카에다에 투신하게 된 배경과 그들의 성장 및 테러 준비 과정 등을 자세히 조명한 2편 ‘9/11 공중납치범들 : 함부르크 셀의 실상’이 방송된다. 3편과 4편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과 시민군의 이야기 등이 그려질 예정이다.

    ‘911, 항공기의 접근을 막아라’(9월12일 화 오전 5시, 9월17 일 오전 11시)는 9·11 당시 100만여 명의 승객들을 태우고 세계 각지에서 뉴욕으로 오고 있던 6500여 대의 민간 항공기의 접근을 막는 미 연방항공국(FAA)에 대한 이야기다. 관제사들의 인터뷰와 그들이 당시 나눴던 실제 대화 내용을 공개해 신빙성을 더했다. 그밖에 테러 발생 뒤 대(對)테러 전쟁의 종군기자와 그들의 보도 내용 및 후일담을 전하는 ‘9·11 테러, 그후’(9월11일 월 밤 12시)와 첫 번째 비행기가 충돌하던 순간부터 북쪽 건물이 완전히 붕괴되기까지의 이야기인 ‘9·11, 운명의 102분’(9월14일 목 오전 6시)도 안방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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