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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스터의 원작 소설과 공정식의 영화를 갈라놓는 것은 서술 기법이다. 영화는, 요양하고 있는 방송국 직원의 집에서 잠시 머물게 된 영미가 그 집 컴퓨터로 날아오는 ‘1년 전에 보낸 편지’를 읽으며 편지 속 연인인 박은혜와 현빈의 모습을 상상하는 부분을 담고 있다. 영미가 이 이름 모를 연인들의 정체를 밝히려고 하는 과정은 키다리 아저씨를 찾고 준호와 연애를 하는 것과 함께 이 영화의 중요한 줄거리 축을 형성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세 이야기는 끝에 가서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
이 아이디어는 상당히 생산적일 수도 있지만, 영화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언뜻 보기에 전혀 상관없는 것 같은 스토리 라인이 셋이나 된다면 여기서부터는 고단수의 트릭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감성 멜로’를 선언한 영화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영화는 어떤 안전장치도 없이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그것들이 알아서 자기 문제들을 해결할 때까지 기다린다. 그 결과 영화는 산만하고 설득력이 떨어지며 어색한 이야기들의 조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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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키다리 아저씨’는 캔디 랜드로 가는 코끼리 열차 같다. 어떻게든 목적지에 도달하긴 하겠지만 관객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이야기로서의 매력이나 영화적 흥분은 제공해주지 못한다. 가뜩이나 인공적인 구성과 가게에서 사온 것 같은 지루한 설정으로 애를 먹는 영화인데, 그들을 구제해줄 만한 생기마저도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다.
Tips
진 웹스터 (1876~1916) 미국 뉴욕 출신 작가로 ‘패티, 대학에 가다’와 ‘키다리 아저씨’ 등으로 인기를 얻었다. 유머 있는 문체와 미국적 이상주의가 담긴 소설을 썼으며, 마크 트웨인의 조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