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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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마무리 우뚝 국보급 투수 예약

  • 김성원 중앙일보 JES 기자 rough1975@jesnews.co.kr

    입력2006-10-09 1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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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마무리 우뚝 국보급 투수 예약
    프로야구 삼성은 한동안 ‘이승엽의 팀’이었다. 국보급 투수 출신인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뒤로는 ‘선동열의 삼성’으로 불렸다.

    올해는 ‘오승환의 삼성’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승환은 전성기 시절 선동열의 모습에 가장 근접한 마무리투수다.

    오승환은 ‘타격의 삼성’을 ‘수비의 삼성’으로 바꿔놓았다. 두 시즌을 거치면서 팀 컬러가 이렇게 바뀐 예는 25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24세의 오승환은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4년 겨울 삼성에 입단한 프로 2년차.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고, ‘헹가래 투수’의 영예도 누렸다.

    오승환은 9월20일 대구 한화전에서 9회 구원 등판, 시즌 최다세이브(42세이브) 신기록을 세우고 그 숫자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고-단국대 출신의 오승환은 왜 삼성 입단 전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오승환은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허리를 다쳐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대학교 때는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아 2년간 재활을 해야 했다. 성균관대 출신의 두산 정재훈 등보다 지명도가 떨어진 이유다. 오승환은 삼성 스카우트팀이 발굴한 보물인 셈이다. 선동열 감독은 루키 시즌 스프링캠프 때 오승환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튼튼한 허벅지에서 나오는 직구의 위력이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승환의 직구는 ‘돌직구’라고 불린다. 그의 직구는 무거워 타구가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무겁다는 것은 공의 회전수가 적다는 뜻이다. 박찬호처럼 손목과 손끝의 힘으로 던지는 투수의 공보다 회전수가 적은 이유는 검지와 중지 끝으로 공을 찍어잡고 던지기 때문이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미국팀의 포수 브라이언 슈나이더는 오승환의 직구에 대해 “흡사 104마일(약 170km)짜리가 미트에 꽂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거도 오승환의 ‘무거운 직구’를 인정한 셈이다.

    선동열 감독도 “오승환의 직구는 한국 최고다. 세이브 신기록을 직구 하나로 달성했다”고 말했다. 슬라이더, 슬로커브 등을 완벽하게 익히기만 한다면 오승환은 ‘국보급 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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