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족 A 씨. 썬키스트 오렌지 주스로 아침식사를 대신한다. 리바이스 청바지와 폴로 셔츠를 입고,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출근한다. 회사에서는 야후를 통해 그날의 뉴스를 본다. 오전 근무를 마친 뒤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고,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한 잔 마신다. 결제는 비자카드로 한다.
현대인은 브랜드에 포위돼 있다.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브랜드가 있다. 잠시라도 브랜드를 벗어나 생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현대인은 브랜드를 소비한다’는 말이 전혀 새롭지 않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브랜드에 관한 백과사전이다. 세계 유명 브랜드 500개가 소개돼 있다. 코카콜라, 맥도널드, 레고, 야후 등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진 브랜드도 있고, 아직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만 이름 있는 우리에게 생소한 브랜드도 있다.
브랜드 순서는 사전의 원칙을 충실히 따른다. 브랜드 유명도 순이 아니라 알파벳 순으로 나열돼 있고, 책 맨 뒤에는 가나다 순에 따라 쪽수를 알려준다. 그러나 각 브랜드에 대한 지면의 양은 유명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저자는 브랜드 명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알려준다. 첫 출시 때부터 대박을 터뜨린 브랜드도 있지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공을 맛본 브랜드도 의외로 많다.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가 대표적인 예다. 1903년 출시된 질레트 1회용 면도기의 한 해 판매량은 면도기 51개, 면도날 168개에 불과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광고를 펼친 덕분에 매출이 늘긴 했지만 정작 대박을 터뜨린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였다. 질레트는 전쟁 기간 동안 300만 개가 넘는 면도기와 3500만 개가 넘는 면도날을 미군에 공급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면도기의 대표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세계적 물류업체 페덱스(FedEx)의 출발도 낙관적이지 않았다. 페덱스 설립자 프레드릭 스미스가 국영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한 배달 사업에 뛰어들 것을 구상한 시기는 예일대학 학생시절. 경제학을 공부하던 그는 우편물의 배달 시간이 너무 긴 데 불만을 가졌고, 시험 리포트로 신속배달 서비스업체의 설립을 제안했다. 교수가 그에게 준 리포트 점수는 ‘D’. 그러나 스미스는 졸업 후 자신의 의지대로 사업에 나섰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책에 실린 브랜드 명의 유래는 흥미롭다. 가장 흔한 예가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경우다. 아르마니, 파카, 람보르기니, 캘빈 클라인, 롤스로이스, 리츠, 루이비통, 기네스, 시트로엥, 카르티에, 크라이슬러, 푸조, 필립스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고유 지명을 브랜드화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명품 만년필로 통하는 몽블랑과 후지필름은 각각 산 이름에서,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강 이름에서 따왔다. 또한 자동차 BMW는 바이에른 모터 공장(Bayerische Moteren Werke)에서 이름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제품의 특성에 맞춘 이름도 많다. 스포츠용품을 만드는 나이키는 그리스 승리의 여신 ‘니케’의 영어식 표현이고, 리복은 아프리카 영양의 일종이다. 제품개발 과정을 네이밍한 경우도 있는데 세븐업이 바로 그렇다. 세븐업은 개발 당시 7온스(약 200mℓ)의 제품 용량과 탄산방울이 위로 올라가는 모양을 조합해서 만든 이름이다.
이 책에는 대한민국 브랜드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삼성, 현대, 엘지, 대우 등 손가락을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지면도 다른 브랜드에 비해 많지 않다. 대한민국 브랜드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려주는 셈이다.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올 때 우리 브랜드가 더욱 많이 실리기를 기대한다.
토리 차르토프스키 지음/ 박희라 옮김/ 더난출판 펴냄/ 452쪽/ 2만5000원
현대인은 브랜드에 포위돼 있다.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에 브랜드가 있다. 잠시라도 브랜드를 벗어나 생활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현대인은 브랜드를 소비한다’는 말이 전혀 새롭지 않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브랜드에 관한 백과사전이다. 세계 유명 브랜드 500개가 소개돼 있다. 코카콜라, 맥도널드, 레고, 야후 등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진 브랜드도 있고, 아직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만 이름 있는 우리에게 생소한 브랜드도 있다.
브랜드 순서는 사전의 원칙을 충실히 따른다. 브랜드 유명도 순이 아니라 알파벳 순으로 나열돼 있고, 책 맨 뒤에는 가나다 순에 따라 쪽수를 알려준다. 그러나 각 브랜드에 대한 지면의 양은 유명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저자는 브랜드 명의 탄생 과정에서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알려준다. 첫 출시 때부터 대박을 터뜨린 브랜드도 있지만 실패를 거듭한 끝에 성공을 맛본 브랜드도 의외로 많다.
면도기 브랜드 질레트가 대표적인 예다. 1903년 출시된 질레트 1회용 면도기의 한 해 판매량은 면도기 51개, 면도날 168개에 불과했다. 그 후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광고를 펼친 덕분에 매출이 늘긴 했지만 정작 대박을 터뜨린 것은 제1차 세계대전 때였다. 질레트는 전쟁 기간 동안 300만 개가 넘는 면도기와 3500만 개가 넘는 면도날을 미군에 공급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올렸고, 면도기의 대표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세계적 물류업체 페덱스(FedEx)의 출발도 낙관적이지 않았다. 페덱스 설립자 프레드릭 스미스가 국영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한 배달 사업에 뛰어들 것을 구상한 시기는 예일대학 학생시절. 경제학을 공부하던 그는 우편물의 배달 시간이 너무 긴 데 불만을 가졌고, 시험 리포트로 신속배달 서비스업체의 설립을 제안했다. 교수가 그에게 준 리포트 점수는 ‘D’. 그러나 스미스는 졸업 후 자신의 의지대로 사업에 나섰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책에 실린 브랜드 명의 유래는 흥미롭다. 가장 흔한 예가 창업자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경우다. 아르마니, 파카, 람보르기니, 캘빈 클라인, 롤스로이스, 리츠, 루이비통, 기네스, 시트로엥, 카르티에, 크라이슬러, 푸조, 필립스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고유 지명을 브랜드화한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명품 만년필로 통하는 몽블랑과 후지필름은 각각 산 이름에서,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강 이름에서 따왔다. 또한 자동차 BMW는 바이에른 모터 공장(Bayerische Moteren Werke)에서 이름의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제품의 특성에 맞춘 이름도 많다. 스포츠용품을 만드는 나이키는 그리스 승리의 여신 ‘니케’의 영어식 표현이고, 리복은 아프리카 영양의 일종이다. 제품개발 과정을 네이밍한 경우도 있는데 세븐업이 바로 그렇다. 세븐업은 개발 당시 7온스(약 200mℓ)의 제품 용량과 탄산방울이 위로 올라가는 모양을 조합해서 만든 이름이다.
이 책에는 대한민국 브랜드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삼성, 현대, 엘지, 대우 등 손가락을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지면도 다른 브랜드에 비해 많지 않다. 대한민국 브랜드의 현주소를 정확히 알려주는 셈이다.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올 때 우리 브랜드가 더욱 많이 실리기를 기대한다.
토리 차르토프스키 지음/ 박희라 옮김/ 더난출판 펴냄/ 452쪽/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