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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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군비 증강에 날아오른 K-방산… JP모건 “성장 여력 충분”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 경신… 외국인 순매수 톱10에 방산주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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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5-03-25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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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상품인 K-9 자주포. K-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3월 17일 75만 원 선을 돌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상품인 K-9 자주포. K-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3월 17일 75만 원 선을 돌파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방산·조선의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 향후 국내 주가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한국은행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단기간에 주가가 치솟아 조정 여지는 있겠지만 최소 5년, 최대 10년간 국내 방산산업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다.”(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K-방산주가 최근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날아오르고 있다. 국내 방산주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상황에서 국내외 기관 및 전문가 사이에서는 방산주의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만 세 자릿수 수익률

    3월 1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올해만 107.98% 오른 75만6000원, 현대로템은 115.93% 상승한 1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그래프 참조). 한화시스템(76.68%), 한국항공우주(58.78%), LIG넥스원(11.61%)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시가총액 34조 원을 넘어서며 네이버를 누르고 국내 시가총액 9위, 현대로템은 39위에 올랐다.

    최근 상승세를 견인한 것은 유럽의 군비 증강 기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 안보 자립을 요구하고 러시아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유럽은 재무장을 시작하고 있다. 3월 6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은 최대 8000억 유로(약 1270조 원) 규모의 방위력 증강 계획을 발표하며 “유럽 내에서 조달하는 군사 장비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방위비 지출과 관련해 EU 회원국에 적용되는 재정준칙(재정적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이하, 국가부채 GDP 대비 60% 이하)도 면제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3월 18일(현지 시간) “회원국들이 EU 내 공급망에 완전히 의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유럽 내 방위산업 활성화를 요구했지만 단기간에 무기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1990년대 탈냉전 이후 전 세계가 군비를 감축하던 시절 한국만 유일하게 투자를 늘려왔다”면서 “가성비와 빠른 납기일을 앞세운 K-방산이 최소 5년은 성장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 역시 3월 7일(현지 시간) ‘한국 방위산업(Korea Defense)’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방산업체의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그 이유로 유럽과 중동 시장의 무기 수요 증가를 들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18일 “유럽이 아시아에서 더 많은 군사 장비를 구매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일본과 한국 방산주가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고 썼다.

    유럽의 군비 확장 기조 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으로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늘어나는 추세였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2023년 2조4600억 달러(약 3600조 원)로 전년 대비 7.4%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 5개사는 지난해 매출 25조3000억 원, 영업이익 2조8600억 원을 달성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업계 “아직 꺾일 때 아니다”

    좋은 실적에 장밋빛 전망까지 교차하며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외국인도 K-방산주를 사 모으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3월 19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 방산주 4개가 포함됐다. 2920억 원을 순매수한 한국항공우주가 1위를 차지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1889억 원·3위), LIG넥스원(1616억 원·5위), 한화시스템(1465억 원·6위)이 뒤를 이었다.

    투자업계에서는 올해만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방산주가 한동안 불기둥을 세울 것이라고 예측한다. 미래에셋증권은 17일 현대로템 목표주가를 9만6000원에서 14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는 “전 세계적 군비 증강 기조에서 한국의 방산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국내 방산주 시가총액은 반도체, 자동차 등 다른 산업군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좋은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평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실적과 스토리가 함께 주가를 떠받치는 상황이라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지지만 않는다면 주가가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공매도가 3월 31일 재개되면 수익 실현을 하려는 이들이 나올 테고, 국내 대장주인 반도체주가 다시 부각될 경우 기관·외국인 매수세가 삼성전자 등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월 20일 3조6000억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다음날 주가는 전일 대비 13.02% 하락한 62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비롯한 회사 경영진이 48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24일 7.32% 반등에 성공했으나 18일 기록했던 고점(76만4000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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