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4

2006.07.18

2006 상반기 자기계발서 천하

  • 출판칼럼니스트

    입력2006-07-14 14: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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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상반기 자기계발서 천하
    교보문고와 인터넷 서점 YES24가 각각 2006년 상반기 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결산 자료를 보고는 적잖이 놀랐다.

    먼저 2006년 상반기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데 이견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마시멜로 이야기’가 이미 80만 부 이상 판매된 데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여름에 100만 부를 가볍게 돌파할 것이라는 사실부터가 심상치 않다. 월드컵 특수 때문에 다른 출판사들이 이렇다 할 경쟁 상품을 선보이지 않은 점이나, 최근 20대의 취업 대란과 실업 문제로 자기계발서가 젊은 층까지 확산된 것도 호재로 작용한 듯하다. 여기에 멀티플렉스의 등장으로 한국 영화가 관객 1000만 명을 가뿐하게 넘었듯 출판계 역시 중·소형 서점이 사라지고 유통의 집중화가 이뤄지면서 100만 부 돌파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점이다.

    종합 베스트셀러 50위 안에 어떤 책이 포함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더 놀랍다. 역시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자기계발서가 순위를 점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2006년이 시작되자마자 ‘마시멜로 이야기’ ‘핑’ ‘배려’가 삼파전을 벌이며 우화형 자기계발서 붐을 조성했다. 하지만 이 세 권의 책 뿐만이 아니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한국의 젊은 부자들’ ‘카네기 인간관계론’ ‘행복한 이기주의자’ 등의 자기계발서가 50위 안에 진입했다.

    또 20대 여성을 위한 자기계발서인 ‘여자의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여자생활백서’, 그리고 10대를 위한 자기계발서인 ‘16살, 네 꿈이 평생을 결정한다’도 이 범주 안에 포함된다. 종교 분야로 구분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자기계발서인 ‘긍정의 힘’ ‘목적이 이끄는 삶’까지 감안한다면 실제로 2006년 상반기에는 독자들이 연령과 성별을 막론하고 온통 자기계발서만 읽고 지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줄기차게 판매되고 있는 이런 자기계발서들은 사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며 때로 뻔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출판사는 지치지 않고 자기계발서를 출간하고, 독자들은 지겹지도 않은지 끊임없이 자기계발서를 읽는다. 한 출판사 대표는 “자기계발서란 각성제와 같다. 그것도 효과가 오래가지 못하는 각성제다. 주일마다 교회에 가듯 약효가 떨어지기 전에 주기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읽어줘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마도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자기계발서는 영원하지 않을까 싶다.



    자기계발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이슈가 없다. ‘마법천자문’ ‘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 ‘코믹 메이플 스토리’ 같은 어린이 만화가 종합 순위에 올라 있는 것이나, 뉴토익에 대응한 책들이 선보이기 시작한 것, 그리고 영화와 관련된 ‘오만과 편견’ ‘다빈치 코드’ ‘플라이 대디 플라이’ 등이 눈에 띌 뿐이다.

    2006년 하반기에는 자기계발서 외의 다양한 책들이 독자들의 손에 들려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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