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건’은 우리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철석같이 믿었던 과학에 대해 배신을 느낀 사람들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발표하는 것이 모두 진실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무엇보다도 진리와 확실성, 보편타당성이 추구돼야 할 과학 분야에서 사기가 만연했다. 자신의 성공을 서둘러 세상에 알리기 위해 실험 결과를 위조하고, 다른 사람의 것을 베끼고, ‘존재하지 않은 것’을 존재하는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수의학 및 인간유전학 박사인 저자는 고대의 표절 사례부터 사기극에 휘말린 노벨상 수상자 이야기까지 다양한 과학 사기사건을 소개한다.
먼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행동은 오늘의 기준으로 보면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그는 일정한 주제에 대해 이론을 구상하고, 그에 대한 실험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물론 실험 결과는 들쑥날쑥했다. 뉴턴도 마찬가지. 실험 값들이 자기 이론에 들어맞을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쳤다. 1926년 물리학자 에밀 루프의 사기사건은 뻔뻔한 정도가 극에 달했다. 빛의 파장 성격을 증명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통째로 꾸며냈다. 사기가 들통 나자 그는 정신병을 핑계로 내세웠다.
전공 분야의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하는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화학과 생물학 분야에서 사기사건이 폭증한다. 분자생물학은 물론 이식면역학, 암 연구에서도 사기사건이 벌어졌다. 미국의 마크 스펙트는 단백질 효소를 분리 조작, 암세포 발생에 관한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실험뿐 아니라 학문 경력까지 조작했다. 병리학자 존 롱은 특수 종양세포를 성공적으로 배양했다고 발표했으나 동료의 고백으로 그의 연구가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다. 그로 인해 허위로 배양된 세포를 가지고 연구하던 세계 곳곳의 수많은 연구원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28건의 과학 사기사건을 통해 우리를 여전히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황우석 사건의 ‘진실’을 일단이나마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인리히 창클 지음/ 도복선 옮김/ 시아출판사 펴냄/ 240쪽/ 1만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설득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명구다. 설득은 힘과 영향력을 획득하는 수단이며, 이익 창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설득의 힘’은 타인이 자신을 믿고 따르며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도록 하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단순히 이론이나 경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분석된 설득의 기술을 다루고 있다.
설득 및 동기부여 전문가인 저자는 설득의 기술로 12가지 법칙을 소개했다.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어 채무감을 자극하는 ‘채무감의 법칙’, 언어구사력의 중요성을 함축한 ‘언어 포장의 법칙’, 모든 인간이 칭찬과 인정을 원한다는 사실을 이용한 ‘존중의 법칙’ 등이다.
우리나라는 외국과의 각종 협상에서 종종 손해를 보곤 한다. 몇 해 전 중국과의 마늘 협상이 대표적인 예이고,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협상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우리의 협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협상 실무자들이 ‘설득의 기술’을 안다면 협상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커트 모텐슨 지음/ 김정혜 옮김/ 황금부엉이 펴냄/ 480쪽/ 1만4800원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개벽 실제상황’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자연재해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복수로 받아들여진다. 인류 전체의 인식 전환이 없으면 자연 재앙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1983년 출간돼 밀리언셀러가 된 ‘이것이 개벽이다’와 ‘도전’을 집약한 ‘개벽 실제상황’이 출간됐다. 민족종교 증산도의 안경전 종정이 쓴 이 책은 증산도의 중심 사상이자 교리서인 ‘도전(道典)’에 기록된 천지개벽을 현실에 적용해 한반도와 세계의 앞날을 예언하고 있다.
“앞으로 시두(천연두)가 없다가 때가 되면 대발할 참이니, 만일 시두가 대발하거든 병겁이 날 줄 알아라. 병이 돌면 미국은 불벌자퇴(不伐自退)하리라”고 ‘도전’에 쓰여 있는데, 한마디로 천연두가 다시 발병하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물러가고 바로 그 시점에 후천개벽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안 종정은 이밖에 미국의 이라크 철군, 신행정 수도 이전 등을 예언하고 있다. 종교를 떠나 우리 민족의 역사와 철학사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다. 평이한 문체와 동서양의 문헌, 풍부한 관련 사진은 증산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다.
안경전 지음/ 대원출판 펴냄/ 560쪽/ 1만8000원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수의학 및 인간유전학 박사인 저자는 고대의 표절 사례부터 사기극에 휘말린 노벨상 수상자 이야기까지 다양한 과학 사기사건을 소개한다.
먼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행동은 오늘의 기준으로 보면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그는 일정한 주제에 대해 이론을 구상하고, 그에 대한 실험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물론 실험 결과는 들쑥날쑥했다. 뉴턴도 마찬가지. 실험 값들이 자기 이론에 들어맞을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쳤다. 1926년 물리학자 에밀 루프의 사기사건은 뻔뻔한 정도가 극에 달했다. 빛의 파장 성격을 증명하기 위해 실험 결과를 통째로 꾸며냈다. 사기가 들통 나자 그는 정신병을 핑계로 내세웠다.
전공 분야의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하는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화학과 생물학 분야에서 사기사건이 폭증한다. 분자생물학은 물론 이식면역학, 암 연구에서도 사기사건이 벌어졌다. 미국의 마크 스펙트는 단백질 효소를 분리 조작, 암세포 발생에 관한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실험뿐 아니라 학문 경력까지 조작했다. 병리학자 존 롱은 특수 종양세포를 성공적으로 배양했다고 발표했으나 동료의 고백으로 그의 연구가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다. 그로 인해 허위로 배양된 세포를 가지고 연구하던 세계 곳곳의 수많은 연구원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28건의 과학 사기사건을 통해 우리를 여전히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황우석 사건의 ‘진실’을 일단이나마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하인리히 창클 지음/ 도복선 옮김/ 시아출판사 펴냄/ 240쪽/ 1만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설득의 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명구다. 설득은 힘과 영향력을 획득하는 수단이며, 이익 창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설득의 힘’은 타인이 자신을 믿고 따르며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도록 하기 위해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단순히 이론이나 경험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분석된 설득의 기술을 다루고 있다.
설득 및 동기부여 전문가인 저자는 설득의 기술로 12가지 법칙을 소개했다.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어 채무감을 자극하는 ‘채무감의 법칙’, 언어구사력의 중요성을 함축한 ‘언어 포장의 법칙’, 모든 인간이 칭찬과 인정을 원한다는 사실을 이용한 ‘존중의 법칙’ 등이다.
우리나라는 외국과의 각종 협상에서 종종 손해를 보곤 한다. 몇 해 전 중국과의 마늘 협상이 대표적인 예이고,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협상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우리의 협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협상 실무자들이 ‘설득의 기술’을 안다면 협상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커트 모텐슨 지음/ 김정혜 옮김/ 황금부엉이 펴냄/ 480쪽/ 1만4800원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개벽 실제상황’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자연재해는 인간에 대한 자연의 복수로 받아들여진다. 인류 전체의 인식 전환이 없으면 자연 재앙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1983년 출간돼 밀리언셀러가 된 ‘이것이 개벽이다’와 ‘도전’을 집약한 ‘개벽 실제상황’이 출간됐다. 민족종교 증산도의 안경전 종정이 쓴 이 책은 증산도의 중심 사상이자 교리서인 ‘도전(道典)’에 기록된 천지개벽을 현실에 적용해 한반도와 세계의 앞날을 예언하고 있다.
“앞으로 시두(천연두)가 없다가 때가 되면 대발할 참이니, 만일 시두가 대발하거든 병겁이 날 줄 알아라. 병이 돌면 미국은 불벌자퇴(不伐自退)하리라”고 ‘도전’에 쓰여 있는데, 한마디로 천연두가 다시 발병하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물러가고 바로 그 시점에 후천개벽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안 종정은 이밖에 미국의 이라크 철군, 신행정 수도 이전 등을 예언하고 있다. 종교를 떠나 우리 민족의 역사와 철학사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다. 평이한 문체와 동서양의 문헌, 풍부한 관련 사진은 증산도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다.
안경전 지음/ 대원출판 펴냄/ 560쪽/ 1만8000원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