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전략기획실장이 되면서 국제비즈니스 업무를 맡게 됐는데, 경영지식이 없어 곤란해지자 KAIST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의 EMBA 과정에 다니기로 결심했다. 결과적으로 입사동기들 중 가장 빨리 승진을 하게 되는 등 EMBA는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조 대표는 “EMBA를 하지 않았다면 회사에서 CEO 자리를 맡기지도, 내가 선뜻 맡겠다고 나서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EMBA 과정을 밟고 있는 마이클 권(42) Seoul Aviation Management Group 한국대표는 “선진적인 경영지식을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동료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비즈니스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 전 동료 학생인 중국인 변호사를 통해 고객을 소개받아 신규계약 체결에 성공했고, 또 다른 동료 학생이 연결해준 외국 기업과 손잡고 싱가포르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중국계 기업인들이 싱가포르 캠퍼스 EMBA 과정에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중화권 비즈니스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야간·주말에 수업 … MBA보다 실무에 더 초점
EMBA란 기업 임원들에게 압축적으로 MBA 과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 보통 야간이나 주말에 수업하기 때문에 현업에 종사하면서 MBA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 정규 MBA 과정과 다른 점이다. 수업 내용도 정규 MBA보다 실무적인 경향이 짙다는 특색을 가진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최근 들어 정규 MBA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EMBA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EMBA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EMBA 과정을 개설한 곳은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경영연구원과 헬싱키경제대학 경영대학원이 공동 운영하는 헬싱키 EMBA 과정으로 1995년 설립됐다. 이후 연세대 경영대학원(1998), 고려대 경영대학원(2003),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2004)이 잇달아 EMBA 과정을 만들었다. EMBA 학생들은 주로 현직에 종사하는 중간 간부급 기업인들이 대부분이며 개인사업가, 언론인 등도 있다. 과거에는 기업에서 ‘핵심인력’으로 선발돼 파견된 학생들이 주를 이뤘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개인 비용을 들여서 진학하는 학생들이 느는 추세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관계자는 “현재는 기업 파견자와 개인 지원자가 각각 절반”이라고 전했다.
현직에 종사하면서 해외에서 외국 대학의 EMBA 과정을 이수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은 2000년 싱가포르에 아시아 캠퍼스를 세우고 EMBA 과정을 개설했는데, 한국인 학생은 2002년 1명, 2003년 2명, 2004년 5명이 입학했다. 구본준 LG필립스 LCD 부회장, 제니스 리 하나로텔레콤 부사장 등이 시카고대학 EBMA 졸업생이다.
EMBA 출신 기업인들.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 임원들이 상당수이며 중소기업인도 더러 있다.
풍부한 현장 경험에 선진 경영 이론 보충
조 대표는 “중국으로 사업 진출을 하면서 입지를 선정하는 업무를 맡았을 때 EMBA에서 배운 ‘AHP(Analytic Hierarchy Process·수직적 분석 기법)’를 사용해 좋은 입지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시카고대학 EMBA 재학 당시 볼보건설기계코리아에 근무했던 제니스 리 부사장은 “EMBA 재학 중에 독일의 볼보공장 구조조정 작업을 맡아 상당히 고전했는데, 수업시간에 배운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의 구조조정 사례를 활용해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EMBA에서 배운 유익한 경영기법이나 경영사례는 사내 세미나를 통해 부하 직원들에게 전수해 업무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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