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이는 전례 없는 리더십 공백을 뜻한다. 혼란 또한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두려워할 일만은 아니다. 대처, 레이건, 클린턴, 블레어, 오바마 정권도 모두 이런 진통을 거쳐서 탄생했다. 미래는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창조적 과도기가 되느냐, 소모적 쇠락기가 되느냐는 민주당의 선택에 달렸다. 어느 쪽이든 민주당의 거대한 전환 과정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 잃어 전례 없는 리더십 공백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공인된 최고지도자였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위상과 권위의 상징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6월 조사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드물게 현안에 대해 언급했을 당시 조사 대상자의 56%가 ‘국가발전을 위한 발언’이라며 그를 지지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대한 공감 비율은 51.7%였다.
그렇다면 김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할 호남의 차기 맹주는 누구일까. 남북관계를 고려한다면 전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 의원과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실무를 맡은 박지원 의원이 유력하며, 민주화를 생각한다면 민주화 동지인 이해찬 전 총리와 김근태 전 대표가 눈에 띈다. ‘김대중 이후’를 고민할 때 그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대표성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점에선 정 의원과 정세균 대표, 천정배 전 대표가 유리하다. 하지만 이들은 각기 김 전 대통령의 일부분을 계승하고 있어 극심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 서거 하루 전날인 8월17일 KSOI는 ‘김대중 이후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군가’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2%로 1위에 올랐다. 정동영 의원이 10.7%로 2위, 손학규 전 대표가 10.2%로 3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전 총리가 9.8%, 정세균 대표가 5.4%, 박지원 의원이 4.7%로 그 뒤를 이었다. 반 총장이 현실 정치권 밖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 의원, 손 전 대표, 이 전 총리가 각축을 벌이는 구도다.
하지만 조사결과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현 정치권 인사에 대한 기대가 매우 낮다는 것. 즉 김 전 대통령의 후계구도가 아직 혼미하다는 뜻이다. 반 총장에 대한 기대가 현 정치권의 유력인사 3인에 대한 기대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런 점에 비춰본다면 권내(圈內) 인사들은 새로운 매력 요인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자연 도태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지지율 수치에서는 정 의원이 가장 앞서 있다. 비록 대패했지만 지난 대통령선거(대선)에서 얻은 617만 표심(票心)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뼈아픈 약점이 있다.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민주당을 탈당해 국회의원에 출마한 전력이 바로 그것. 이 때문에 정 의원은 대선후보였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잃었다. 8월15일자 ‘시사IN’에서 정 의원이 ‘불신하는 정치인’ 1위(10.8%)에 오른 점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다. 2위(9.4%)를 차지한 이회창 총재 역시 자신이 대선후보로 나섰던 당을 버렸다는 전력을 지녔다.
현재 정 의원은 무소속이다. KSOI의 4월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68%가 그의 복당을 지지했지만, 아직 못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박 의원이 복당해 정책위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점에 비춰본다면 복당을 거부하는 민주당의 처사를 온당하다고 보긴 힘들다. 자신의 당내 위상이 손상될까 저어하는 정세균 대표의 협량한 태도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어떻게 복당하느냐 하는 부분이 정 의원이 풀어야 할 숙제다. ‘낭인생활’이 장기화하면 그는 정말 ‘그저 그런’ 정치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희망 요인은 있다. 앞서 언급한 KSOI의 ‘포스트 DJ 구심점’ 조사에서 정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24.5%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반 총장의 25.3%에 필적한다. 또 그는 호남권에서 22.7%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22.1%의 반 총장을 눌렀고 나머지 정치인들을 압도했다.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의 높은 지지율은 앞으로의 경쟁에서 그가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쏠쏠한 밑천이다.
친노세력 일부 신당 창당 공식화로 지지기반 위축 우려도
정세균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회생했다. 4·29 재·보궐 선거(이하 재보선) 결과 수도권에서는 승리했지만 호남 텃밭에서 정 의원에게 완패함으로써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상황이 반전됐다. 민주당은 당 지지도가 급상승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미디어관계법 처리 국면에서도 정 대표는 단식 등 강공책으로 당내 위상을 강화했다.
또 정 대표 2기 체제를 꾸리면서 의미 있는 포석을 깔았다. 자타 공인의 ‘DJ 대리인’인 박 의원을 정책위 의장에 기용한 것.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겠다는 의도다. 노 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 누린 ‘특수’를 김 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도 누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정 대표는 아직 약하다. ‘정세균=대권주자’라는 등식이 생경하다는 인식은 정 대표에게 큰 장애다.
정 대표와 경합할 만한 인물이 대거 2선으로 물러나 있다는 점도 일시적 호재일 뿐이다. 가장 큰 약점은 정작 정세균 개인에 대한 지지도가 매우 낮다는 사실. 5월12일 KSOI가 실시한 ‘호남 대표 정치인’ 조사에서 정 대표는 겨우 5.2%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경쟁자인 정 의원이 29.4%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모노리서치의 7월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정 대표는 1.1%를 얻었다. 호남권에서조차 2.5%에 불과했다.
8월17일 친노 세력의 일부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주축이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지지도가 수직 상승한 유시민 전 장관이나 한명숙 전 총리는 빠져 있다. 이해찬 전 총리도 그렇다. 하지만 친노 신당의 출현은 민주당의 지지기반을 지역으로 더욱 위축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만일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정 대표 체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당장 10월 재보선에서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대할 만한 승산이 보이지 않는다면 정 대표 체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점에서 정세균 대표가 친노 신당의 공식화를 계기로 외부세력 영입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당의 문호를 개방하고, 민주당을 개혁진영의 본산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의 정 대표 체제는 앙샹 레짐(ancien regime·구체제)으로 전락할 수 있다.
또 정 대표가 김 전 대통령처럼 ‘다른 후보를 당선시켜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새로 영입된 외부 세력이 정 대표 휘하로 영입되는 그림도 쉽게 그려지기 어렵다. 개인이 아니라 그룹 또는 세력으로 영입될 경우, 전당대회 조기 개최 같은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는 프로세스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국면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야권 정치인 중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인 그의 행보나 선택은 상당한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 복귀 자체가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것이 된다. 실리보다 명분을 강조해온 유 전 장관의 정치적 페르소나와 대치된다. 당내 안티 세력도 부담이다. 따라서 유 전 장관은 최대한 뜸을 들이며 복당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점쳐진다. 만일 유 전 장관이 누리는 대권주자 지지율이 계속되거나 올라간다면 그의 힘도 커질 테고, 정 대표 진영을 포함해 민주당 내부의 계파별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게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분명 위기다. 위기의 ‘위(危)’는 위험이고, ‘기(機)’는 기회다. 민주당이 몰락의 위험에 빠져들지, 도약의 기회를 맞을지는 전적으로 민주당의 몫이다.
두 명의 전직 대통령 잃어 전례 없는 리더십 공백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서 공인된 최고지도자였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위상과 권위의 상징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6월 조사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드물게 현안에 대해 언급했을 당시 조사 대상자의 56%가 ‘국가발전을 위한 발언’이라며 그를 지지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에 대한 공감 비율은 51.7%였다.
그렇다면 김 전 대통령의 가치를 계승할 호남의 차기 맹주는 누구일까. 남북관계를 고려한다면 전 통일부 장관인 정동영 의원과 2000년 6·15남북정상회담 실무를 맡은 박지원 의원이 유력하며, 민주화를 생각한다면 민주화 동지인 이해찬 전 총리와 김근태 전 대표가 눈에 띈다. ‘김대중 이후’를 고민할 때 그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대표성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점에선 정 의원과 정세균 대표, 천정배 전 대표가 유리하다. 하지만 이들은 각기 김 전 대통령의 일부분을 계승하고 있어 극심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 서거 하루 전날인 8월17일 KSOI는 ‘김대중 이후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누군가’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8.2%로 1위에 올랐다. 정동영 의원이 10.7%로 2위, 손학규 전 대표가 10.2%로 3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전 총리가 9.8%, 정세균 대표가 5.4%, 박지원 의원이 4.7%로 그 뒤를 이었다. 반 총장이 현실 정치권 밖의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 의원, 손 전 대표, 이 전 총리가 각축을 벌이는 구도다.
하지만 조사결과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현 정치권 인사에 대한 기대가 매우 낮다는 것. 즉 김 전 대통령의 후계구도가 아직 혼미하다는 뜻이다. 반 총장에 대한 기대가 현 정치권의 유력인사 3인에 대한 기대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런 점에 비춰본다면 권내(圈內) 인사들은 새로운 매력 요인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자연 도태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지지율 수치에서는 정 의원이 가장 앞서 있다. 비록 대패했지만 지난 대통령선거(대선)에서 얻은 617만 표심(票心)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뼈아픈 약점이 있다.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민주당을 탈당해 국회의원에 출마한 전력이 바로 그것. 이 때문에 정 의원은 대선후보였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지도자로서의 위상을 잃었다. 8월15일자 ‘시사IN’에서 정 의원이 ‘불신하는 정치인’ 1위(10.8%)에 오른 점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다. 2위(9.4%)를 차지한 이회창 총재 역시 자신이 대선후보로 나섰던 당을 버렸다는 전력을 지녔다.
현재 정 의원은 무소속이다. KSOI의 4월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68%가 그의 복당을 지지했지만, 아직 못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박 의원이 복당해 정책위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점에 비춰본다면 복당을 거부하는 민주당의 처사를 온당하다고 보긴 힘들다. 자신의 당내 위상이 손상될까 저어하는 정세균 대표의 협량한 태도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어떻게 복당하느냐 하는 부분이 정 의원이 풀어야 할 숙제다. ‘낭인생활’이 장기화하면 그는 정말 ‘그저 그런’ 정치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희망 요인은 있다. 앞서 언급한 KSOI의 ‘포스트 DJ 구심점’ 조사에서 정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24.5%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반 총장의 25.3%에 필적한다. 또 그는 호남권에서 22.7%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22.1%의 반 총장을 눌렀고 나머지 정치인들을 압도했다. 호남과 민주당 지지층의 높은 지지율은 앞으로의 경쟁에서 그가 상당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쏠쏠한 밑천이다.
친노세력 일부 신당 창당 공식화로 지지기반 위축 우려도
정세균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회생했다. 4·29 재·보궐 선거(이하 재보선) 결과 수도권에서는 승리했지만 호남 텃밭에서 정 의원에게 완패함으로써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상황이 반전됐다. 민주당은 당 지지도가 급상승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미디어관계법 처리 국면에서도 정 대표는 단식 등 강공책으로 당내 위상을 강화했다.
또 정 대표 2기 체제를 꾸리면서 의미 있는 포석을 깔았다. 자타 공인의 ‘DJ 대리인’인 박 의원을 정책위 의장에 기용한 것. 김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겠다는 의도다. 노 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 누린 ‘특수’를 김 전 대통령 서거 국면에서도 누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정 대표는 아직 약하다. ‘정세균=대권주자’라는 등식이 생경하다는 인식은 정 대표에게 큰 장애다.
정 대표와 경합할 만한 인물이 대거 2선으로 물러나 있다는 점도 일시적 호재일 뿐이다. 가장 큰 약점은 정작 정세균 개인에 대한 지지도가 매우 낮다는 사실. 5월12일 KSOI가 실시한 ‘호남 대표 정치인’ 조사에서 정 대표는 겨우 5.2%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경쟁자인 정 의원이 29.4%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모노리서치의 7월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정 대표는 1.1%를 얻었다. 호남권에서조차 2.5%에 불과했다.
8월17일 친노 세력의 일부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주축이라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지지도가 수직 상승한 유시민 전 장관이나 한명숙 전 총리는 빠져 있다. 이해찬 전 총리도 그렇다. 하지만 친노 신당의 출현은 민주당의 지지기반을 지역으로 더욱 위축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만일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면 정 대표 체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당장 10월 재보선에서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대할 만한 승산이 보이지 않는다면 정 대표 체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점에서 정세균 대표가 친노 신당의 공식화를 계기로 외부세력 영입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당의 문호를 개방하고, 민주당을 개혁진영의 본산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의 정 대표 체제는 앙샹 레짐(ancien regime·구체제)으로 전락할 수 있다.
또 정 대표가 김 전 대통령처럼 ‘다른 후보를 당선시켜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새로 영입된 외부 세력이 정 대표 휘하로 영입되는 그림도 쉽게 그려지기 어렵다. 개인이 아니라 그룹 또는 세력으로 영입될 경우, 전당대회 조기 개최 같은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는 프로세스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국면에서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야권 정치인 중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인 그의 행보나 선택은 상당한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민주당 복귀 자체가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것이 된다. 실리보다 명분을 강조해온 유 전 장관의 정치적 페르소나와 대치된다. 당내 안티 세력도 부담이다. 따라서 유 전 장관은 최대한 뜸을 들이며 복당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점쳐진다. 만일 유 전 장관이 누리는 대권주자 지지율이 계속되거나 올라간다면 그의 힘도 커질 테고, 정 대표 진영을 포함해 민주당 내부의 계파별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게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분명 위기다. 위기의 ‘위(危)’는 위험이고, ‘기(機)’는 기회다. 민주당이 몰락의 위험에 빠져들지, 도약의 기회를 맞을지는 전적으로 민주당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