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지며 국내 주식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이 최근 2.72%를 기록했다. 국내 펀드 660여 개 중 70% 이상의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가 2000대를 돌파한 2007년 10월 최고점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이라도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다면 상당수는 원금을 회복했을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시장 여건이 마음을 놓을 정도로 안정된 것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주요 경제지표는 하락세가 멈추거나 둔화하는 상태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서 ‘펀드라면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겠노라’ 다짐하며 손·절매한 초보투자자, 또는 오랜 기간 자신의 펀드가 무너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던 ‘귀차니스트’ 투자자들은 최근 또 다른 형태의 ‘국민 펀드통(痛)’을 앓고 있다.
가입한 펀드를 어찌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원금을 빨리 회복할지, 불입을 중단한 적립식 펀드의 추가 불입은 언제부터 해야 할지 등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그동안 애물단지로 여기던 펀드를 다시 꺼내들고 이 기회에 앓던 이 빼듯 시원하게 정리해버릴까 하는 환매 유혹도 크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은 절대 금물. 펀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가입 타이밍보다 관리와 환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금은 내가 가진 펀드들의 성격을 차분히 파악한 뒤 ‘펀드 리모델링’을 하는 냉정함이 필요한 때다.
지금은 포트폴리오 교체 시기
우선 그동안 기존 하락장에서 길들여진 방어적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경기회복을 겨냥한 공격적 포트폴리오로 교체해야 한다. 위험관리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다소 수익성을 가미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높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를 찾아 투자하라는 말은 아니다. 공격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시장 전망. 주식, 채권, 상품, 부동산 등 투자하려는 자산의 가치가 향후 상승할지 하락할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둘째는 자신의 투자성향. 공격적 투자를 추구하는지, 보수적 투자를 추구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 성향에 맞는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 보수적 투자자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면 위험을 감내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등락에 상관없이 커다란 고통을 겪고, 반대의 경우에는 기다리는 과정의 답답함을 견디기 어렵다.
셋째는 자금의 특성. 투자한 자금이 단기자금인지 장기자금인지를 고려해 기간에 맞는 상품으로 재편한다.
시장 전망과 함께 투자성향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본다면, 투자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은 각각 다르겠지만, 국내 펀드의 비중을 높여 2 정도로 하고 국외 펀드를 1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대안 펀드도 총 포트폴리오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게 무난하다.
‘도 아니면 모’라는 식으로 이른바 ‘몰빵’ 투자한 경우엔 이 기회에 반드시 펀드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이때 명심할 점은, 한 가지 펀드상품에 투자한 것만이 ‘몰빵’ 투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록 상품을 여러 개로 나눠 투자했더라도 특정 지역이나 업종에 집중 투자했다면 실질적으로 ‘몰빵’ 투자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뜯어보면 펀드의 투자 대상이나 운용 방향이 비슷한데 운용사에 따라 이름만 다른 경우도 많다. 단순히 여러 개의 펀드에 나눠 가입하는 게 분산효과를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성격이 중복된 것이 있다면 정리하는 게 좋다.
좀더 기술적으로 얘기하면 지역별, 국가별 상관관계를 따져 상관관계가 높을 때는 과감하게 교체 매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대표적인 방법은 상관계수를 이용하는 것인데, 상관계수란 두 자산이 같은 방향 혹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의 연관성이 높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엔 마이너스로 표시된다(아래 표 참조). 구체적인 예로 ‘동유럽 펀드’와 ‘러시아 펀드’ 또는 ‘라틴 펀드’와 ‘브라질 펀드’에 동시 가입했다면 분산효과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처로 이동하는 것이 펀드 리모델링의 기본이다.
손실이 난 펀드의 리모델링은 과도하게 치우친 펀드 비중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만일 한 번에 조정하기 힘들다면 대상을 일단 점찍어두고 해당 지역이나 섹터가 반등할 때마다 부분 환매해 조금씩 덜어나가는 것도 요령이다. 특히 해외 펀드의 비중이 매우 높다면 주가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 연말로 끝나는 만큼 좀더 세심한 계획을 서둘러 세워 해외 펀드 비중을 줄이는 한편, 세제 혜택이 있는 국내 장기주식형 펀드로 갈아타야 한다.
현재 전체 펀드 중 해외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40% 선으로, 이 중 중국 등 브릭스(BRICs) 지역 비중이 50%를 차지한다. 지역 쏠림현상이 지나친 편이다. 만일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이 지역 비중이 높다면 향후 전망이 아무리 긍정적이라도 조절이 필요하다.
중국이나 이머징 시장의 비중이 과도하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로 교체해야 한다. 국내 증시는 시장 기대수익률 면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시장일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상황 판단이 쉽고,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펀드 투자 비중에서 핵심 편입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 등 브릭스 비중 ↓, 국내 펀드 ↑
중국 펀드 비중이 높은 투자자 가운데 아직도 ‘중국 펀드=중국 본토 투자 펀드’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홍콩H주(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상하이A주(중국 본토의 동일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중국 펀드가 어느 지역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향후 두 시장에 대한 전망은 아주 좋아 보이지만, 중국 본토 펀드의 경우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난해 말부터 선반영돼 당분간 상승 여력은 홍콩H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 펀드에 대한 투자도 포트폴리오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내려갔던 유가가 최근 7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유가에 대한 단기조정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방증이다. 반면 경기 동행지수 성격을 가진 원유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풀린 자금은 초(超)인플레이션 시대를 예고한다.
따라서 수익률 추구 차원에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관련 펀드 투자는 훌륭한 대안 투자라 볼 수 있다. 금(金) 펀드 또한 금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 가까이 상승하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지만 자산 간 상관관계, 특히 주식과의 상관관계 측면에서 분산투자의 극대화를 위해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만약 목돈을 준비하고 추가불입을 저울질하는 투자자라면 적립식을 선택하는 게 좋다. 거치식은 투자 타이밍이 중요한데 지금 같은 변동장에서는 펀드 리모델링을 위한 추가불입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확신이 안 설 때는 나눠라’는 증시의 격언처럼 분할매수 전략을 활용해 목돈을 적립식처럼 나눠 투자한다면 적립식의 장점인 평균 매입가격 효과(Cost Averaging effect)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본전이 될 때까지 무조건 기다린다는 투자 태도는 어떨까. 펀드는 변동성을 이용해 투자수익을 얻는 투자 상품으로, 예·적금과 달리 손실 위험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
장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환매하지 못하고 본전이 되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일단 시장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면 환매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다만 단순 수익률이 아닌 위험 대비 수익률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위험 대비 수익률에 대한 기준을 알기 어려우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전문가를 찾는 문턱의 높이도 투자자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업종 전망, 비슷한 펀드의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설정액 유입 정도 등을 물어서 보유한 펀드의 운용 상태를 점검하고 펀드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기초단계의 위험 대비 수익률 접근법이다.
펀드 환매도 상황 따져서 요령껏
증시 전망과 자신의 펀드 상황을 따져 환매할 펀드를 결정했다면 자신의 펀드가 현재 지수대보다 아래에서 가입해 플러스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지, 꼭지를 친 2007년 11월경에 들어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지 확인하고 추세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한다.
최근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의 비중을 늘리며 상승 분위기를 이끄는데, 그들은 추세매매를 하기 때문에 한순간에 기조를 쉽게 바꾸는 매매를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급하게 용처가 있는 자금이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좀더 유리한 환매 타이밍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
환매할 펀드라면 환매수수료 규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90일 이내 환매 시 수수료를 내야 하는 펀드는 지정일이 지난 뒤 환매하는 게 유리하다. 환매 신청시간도 점검해야 한다. 오늘(T) 증시가 상승해 환매를 하고 싶다면 오후 3시 이전에 환매 신청을 해야 한다. 펀드는 오후 3시가 지나서 환매 신청을 하면 다음 날(T+1) 주가로 그 다음 날(T+2) 기준가가 정해진다.
단, 펀드 내 주식편입 비율이 50% 이하라면 오후 5시까지 당일가가 적용된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시차와 결제 등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사전에 판매회사에 문의해 정확한 절차를 확인하고 환매해야 생각지 않은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금융감독원은 “현재 특정 펀드에 대한 판매수수료의 경우 모든 판매회사가 동일하고, 펀드 가입 이후 판매회사 변경이 불가능해 투자자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다”며 “판매회사별 판매수수료 차등화와 판매회사 이동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빠르면 올 4분기부터 보유한 주식을 다른 증권사로 이관하듯 펀드도 판매회사를 교체할 수 있게 될 듯하다.
예를 들면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에서 특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수수료나 서비스 등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같은 펀드를 판매하는 다른 회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간 펀드 가입 후 판매회사가 마음에 안 들어도 환매 시까지 이동이 불가능해 참았던 투자자가 있다면 이 제도를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반 토막 난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려면 현재 상태에서 50%가 아니라 100%가 올라야 한다. 손실 난 원금을 한 번에 회복하기는 그보다 더 힘들다. 따라서 반등 장세가 나타날 때마다 부분 환매한 다음 재매수하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목돈을 넣어 단기간에 수익률을 만회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긴 하지만, 그런 큰돈이 없다면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 성향에 맞는 투자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갖고 원금을 조금씩 회복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 펀드는 올 3분기까지는 수익률 중심(대형 성장형 펀드)으로, 4분기에는 위험관리 중심(가치형 펀드)으로 투자하면 좋겠다. 유망한 국내 펀드로는 그룹주 펀드, 초대형주 펀드, 인덱스 펀드를, 해외 펀드로는 선진국 투자 펀드를 추천한다.
이런 시장 분위기 속에서 ‘펀드라면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겠노라’ 다짐하며 손·절매한 초보투자자, 또는 오랜 기간 자신의 펀드가 무너지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던 ‘귀차니스트’ 투자자들은 최근 또 다른 형태의 ‘국민 펀드통(痛)’을 앓고 있다.
가입한 펀드를 어찌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원금을 빨리 회복할지, 불입을 중단한 적립식 펀드의 추가 불입은 언제부터 해야 할지 등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그동안 애물단지로 여기던 펀드를 다시 꺼내들고 이 기회에 앓던 이 빼듯 시원하게 정리해버릴까 하는 환매 유혹도 크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은 절대 금물. 펀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가입 타이밍보다 관리와 환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지금은 내가 가진 펀드들의 성격을 차분히 파악한 뒤 ‘펀드 리모델링’을 하는 냉정함이 필요한 때다.
지금은 포트폴리오 교체 시기
우선 그동안 기존 하락장에서 길들여진 방어적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경기회복을 겨냥한 공격적 포트폴리오로 교체해야 한다. 위험관리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다소 수익성을 가미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높은 수익률을 내는 펀드를 찾아 투자하라는 말은 아니다. 공격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500을 돌파하자 이익을 확정지으려는 환매가 급증하고 있으나, 유망 펀드는 유지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둘째는 자신의 투자성향. 공격적 투자를 추구하는지, 보수적 투자를 추구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 성향에 맞는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 보수적 투자자가 공격적으로 투자하면 위험을 감내하는 과정에서 시장의 등락에 상관없이 커다란 고통을 겪고, 반대의 경우에는 기다리는 과정의 답답함을 견디기 어렵다.
셋째는 자금의 특성. 투자한 자금이 단기자금인지 장기자금인지를 고려해 기간에 맞는 상품으로 재편한다.
시장 전망과 함께 투자성향을 고려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본다면, 투자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은 각각 다르겠지만, 국내 펀드의 비중을 높여 2 정도로 하고 국외 펀드를 1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대안 펀드도 총 포트폴리오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게 무난하다.
‘도 아니면 모’라는 식으로 이른바 ‘몰빵’ 투자한 경우엔 이 기회에 반드시 펀드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이때 명심할 점은, 한 가지 펀드상품에 투자한 것만이 ‘몰빵’ 투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비록 상품을 여러 개로 나눠 투자했더라도 특정 지역이나 업종에 집중 투자했다면 실질적으로 ‘몰빵’ 투자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뜯어보면 펀드의 투자 대상이나 운용 방향이 비슷한데 운용사에 따라 이름만 다른 경우도 많다. 단순히 여러 개의 펀드에 나눠 가입하는 게 분산효과를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성격이 중복된 것이 있다면 정리하는 게 좋다.
좀더 기술적으로 얘기하면 지역별, 국가별 상관관계를 따져 상관관계가 높을 때는 과감하게 교체 매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대표적인 방법은 상관계수를 이용하는 것인데, 상관계수란 두 자산이 같은 방향 혹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에 가까울수록 두 자산의 연관성이 높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엔 마이너스로 표시된다(아래 표 참조). 구체적인 예로 ‘동유럽 펀드’와 ‘러시아 펀드’ 또는 ‘라틴 펀드’와 ‘브라질 펀드’에 동시 가입했다면 분산효과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는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처로 이동하는 것이 펀드 리모델링의 기본이다.
손실이 난 펀드의 리모델링은 과도하게 치우친 펀드 비중을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만일 한 번에 조정하기 힘들다면 대상을 일단 점찍어두고 해당 지역이나 섹터가 반등할 때마다 부분 환매해 조금씩 덜어나가는 것도 요령이다. 특히 해외 펀드의 비중이 매우 높다면 주가 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 연말로 끝나는 만큼 좀더 세심한 계획을 서둘러 세워 해외 펀드 비중을 줄이는 한편, 세제 혜택이 있는 국내 장기주식형 펀드로 갈아타야 한다.
현재 전체 펀드 중 해외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40% 선으로, 이 중 중국 등 브릭스(BRICs) 지역 비중이 50%를 차지한다. 지역 쏠림현상이 지나친 편이다. 만일 자신이 투자한 펀드의 이 지역 비중이 높다면 향후 전망이 아무리 긍정적이라도 조절이 필요하다.
중국이나 이머징 시장의 비중이 과도하다면 국내 주식형 펀드로 교체해야 한다. 국내 증시는 시장 기대수익률 면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시장일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상황 판단이 쉽고,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펀드 투자 비중에서 핵심 편입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중국 등 브릭스 비중 ↓, 국내 펀드 ↑
중국 펀드 비중이 높은 투자자 가운데 아직도 ‘중국 펀드=중국 본토 투자 펀드’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홍콩H주(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상하이A주(중국 본토의 동일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이 투자한 중국 펀드가 어느 지역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향후 두 시장에 대한 전망은 아주 좋아 보이지만, 중국 본토 펀드의 경우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난해 말부터 선반영돼 당분간 상승 여력은 홍콩H시장에 투자하는 펀드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실물 펀드에 대한 투자도 포트폴리오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배럴당 30달러대까지 내려갔던 유가가 최근 7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유가에 대한 단기조정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방증이다. 반면 경기 동행지수 성격을 가진 원유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나게 풀린 자금은 초(超)인플레이션 시대를 예고한다.
따라서 수익률 추구 차원에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관련 펀드 투자는 훌륭한 대안 투자라 볼 수 있다. 금(金) 펀드 또한 금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 가까이 상승하며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지만 자산 간 상관관계, 특히 주식과의 상관관계 측면에서 분산투자의 극대화를 위해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만약 목돈을 준비하고 추가불입을 저울질하는 투자자라면 적립식을 선택하는 게 좋다. 거치식은 투자 타이밍이 중요한데 지금 같은 변동장에서는 펀드 리모델링을 위한 추가불입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확신이 안 설 때는 나눠라’는 증시의 격언처럼 분할매수 전략을 활용해 목돈을 적립식처럼 나눠 투자한다면 적립식의 장점인 평균 매입가격 효과(Cost Averaging effect)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본전이 될 때까지 무조건 기다린다는 투자 태도는 어떨까. 펀드는 변동성을 이용해 투자수익을 얻는 투자 상품으로, 예·적금과 달리 손실 위험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
장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환매하지 못하고 본전이 되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일단 시장보다 저조한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면 환매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다만 단순 수익률이 아닌 위험 대비 수익률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위험 대비 수익률에 대한 기준을 알기 어려우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전문가를 찾는 문턱의 높이도 투자자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업종 전망, 비슷한 펀드의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설정액 유입 정도 등을 물어서 보유한 펀드의 운용 상태를 점검하고 펀드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기초단계의 위험 대비 수익률 접근법이다.
펀드 환매도 상황 따져서 요령껏
증시 전망과 자신의 펀드 상황을 따져 환매할 펀드를 결정했다면 자신의 펀드가 현재 지수대보다 아래에서 가입해 플러스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지, 꼭지를 친 2007년 11월경에 들어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지 확인하고 추세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을지를 판단해야 한다.
최근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마켓의 비중을 늘리며 상승 분위기를 이끄는데, 그들은 추세매매를 하기 때문에 한순간에 기조를 쉽게 바꾸는 매매를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급하게 용처가 있는 자금이 아니라면 시간을 두고 좀더 유리한 환매 타이밍을 노려보는 것도 괜찮다.
환매할 펀드라면 환매수수료 규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90일 이내 환매 시 수수료를 내야 하는 펀드는 지정일이 지난 뒤 환매하는 게 유리하다. 환매 신청시간도 점검해야 한다. 오늘(T) 증시가 상승해 환매를 하고 싶다면 오후 3시 이전에 환매 신청을 해야 한다. 펀드는 오후 3시가 지나서 환매 신청을 하면 다음 날(T+1) 주가로 그 다음 날(T+2) 기준가가 정해진다.
단, 펀드 내 주식편입 비율이 50% 이하라면 오후 5시까지 당일가가 적용된다. 해외주식형 펀드는 시차와 결제 등에 따라 기준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사전에 판매회사에 문의해 정확한 절차를 확인하고 환매해야 생각지 않은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금융감독원은 “현재 특정 펀드에 대한 판매수수료의 경우 모든 판매회사가 동일하고, 펀드 가입 이후 판매회사 변경이 불가능해 투자자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다”며 “판매회사별 판매수수료 차등화와 판매회사 이동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빠르면 올 4분기부터 보유한 주식을 다른 증권사로 이관하듯 펀드도 판매회사를 교체할 수 있게 될 듯하다.
예를 들면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에서 특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수수료나 서비스 등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같은 펀드를 판매하는 다른 회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간 펀드 가입 후 판매회사가 마음에 안 들어도 환매 시까지 이동이 불가능해 참았던 투자자가 있다면 이 제도를 눈여겨봐야 할 듯하다.
반 토막 난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려면 현재 상태에서 50%가 아니라 100%가 올라야 한다. 손실 난 원금을 한 번에 회복하기는 그보다 더 힘들다. 따라서 반등 장세가 나타날 때마다 부분 환매한 다음 재매수하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목돈을 넣어 단기간에 수익률을 만회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긴 하지만, 그런 큰돈이 없다면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 성향에 맞는 투자 원칙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갖고 원금을 조금씩 회복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국내 펀드는 올 3분기까지는 수익률 중심(대형 성장형 펀드)으로, 4분기에는 위험관리 중심(가치형 펀드)으로 투자하면 좋겠다. 유망한 국내 펀드로는 그룹주 펀드, 초대형주 펀드, 인덱스 펀드를, 해외 펀드로는 선진국 투자 펀드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