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꼼꼼히 찾아보면 의외의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소득공제형 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 창구.
재테크에서 최우선은 종잣돈 마련이라 할 수 있다. 월 소득의 상당액을 저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월 소득을 이용해서 목돈을 만들 때는 무리한 욕심으로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목적에 맞도록 안전한 금융 상품부터 가입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재테크는 소득공제형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것이다. 조금만 살펴보면 좋은 금융상품을 가입하고 알토란 같은 ‘13월의 보너스’도 챙길 수 있다. 현행 제도 아래서 추가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활용하면 망외(望外)의 ‘보너스’를 손에 쥘 수 있을까.
장기주식형 펀드
2008년 10월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를 피하기 위해 정부가 장기투자를 유도, 펀드의 대량환매 사태를 막고 신규펀드 가입을 활성화할 목적으로 한시적으로(올해 말까지) 만들었다. 대상은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60% 이상을 국내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회사채 펀드.
주식형 펀드는 개인투자자가 적립식으로 3년 이상 가입한 경우 연 1200만원(분기별 300만원) 한도에서 불입액의 20~5%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중간에 펀드를 해지하면 그동안 공제받은 세금을 반납해야 한다. 이미 펀드를 가입한 사람도 금융기관에 전화 한 통만 걸면 소득공제용 펀드로 갈아탈 수 있다. 단, 국내 펀드여야 한다. 지금 가입하면 6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초기 1년은 2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1년간은 공제 한도만큼 넣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장기주택마련 저축·펀드
가입 대상은 18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이거나 국민주택 이하 1주택 및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 소유자(3억원 이하)다. 7년 이상 가입하면 비과세 혜택과 함께 매년 납입한 금액 중 300만원 한도 내에서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매달 납입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62만5000원을 불입하면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 저축은 증권회사를 제외한 전 금융기관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최초 가입시점으로부터 3년간 확정금리를 주지만 이후부터는 시중금리에 연동해 이자를 지급한다.
장기주택마련 펀드는 증권회사에서 가입할 수 있으며,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원리금과 확정금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달 적립식으로 납입하고 투자기간이 최소 7년 이상이라 우량종목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를 선택하면 장기주택마련 저축보다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위험 성향을 고려해 장기주택마련 저축과 펀드에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 가입대상 근로자에겐 주택마련이나 자녀교육자금 등 7∼10년에 걸친 재무목표를 달성하기에 이보다 좋은 금융상품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5년 이내에 해지하면 이자소득에 대한 과세는 물론, 소득공제 받은 금액에 대해서도 추징세를 납부해야 한다.
7년 이내에 해약할 경우에도 이자소득세가 과세된다. 또 최근 장기주택마련 저축의 금리가 낮아 아무리 소득공제를 받는다고 해도 수익이 기대치에 못 미칠 수 있다. 다른 좋은 투자처가 있다면 굳이 옛 명성만 믿고 가입할 이유가 없다.
연금저축·펀드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분기당 300만원(연 1200만원) 한도로 불입 가능하다. 10년 이상 적립하고 55세 이후부터 5년 이상 연금으로 수령해야 하며 소득공제 한도는 퇴직연금 보험료와 합산해 연간 300만원이다. 세제 적격 연금상품에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과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에서 취급하는 연금펀드 등이 있다.
연금저축과 연금저축보험은 연금펀드로 갈아탈 수도 있다. 연금저축은 펀드로 옮겨 타더라도 그때껏 불입한 원금과 투자기간이 온전하게 보전되는 반면, 연금저축보험은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보험사에서 가입한 개인연금 상품의 경우 중도 해약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펀드로 이전할 때도 불입한 원금 가운데 사업비를 차감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불입액을 그대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로 갈아타는 시점의 ‘해약 환급금’이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세제 적격 연금의 경우 불입계약기간 만료 전에 해지하거나 불입계약기간 만료 후 연금 외의 형태로 지급받는 경우에는 기타 소득으로 간주해 22%의 소득세를 부과하고, 가입일부터 5년 이내에 중도 해지하는 경우 매년 납입 누계액(300만원 한도)의 2.2%(주민세 포함)를 해지가산세로 부과하므로 신중하게 가입해야 한다.
또 연금 수령 단계에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등을 포함한 모든 연금 수령액의 합산액이 900만원 이하인 경우만 분리과세(5.5%)가 가능하고 9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세(8~36%)를 내야 한다. 따라서 연금 수령 시 종합소득 한계세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될 때는 세제 비적격 연금보험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세금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젊은 직장인들은 투자기간이 긴 만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노란우산공제
노란우산공제란 소기업·소상공인에게 폐업, 사망 또는 부상, 질병으로 인한 퇴임 등의 공제 사유가 발생했을 때 생활안정과 사업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퇴직금 마련 제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입할 수 있다. 월 5만원에서 70만원(분기당 21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납부 금액에 대해 기존 소득공제 상품과 별도로 연 3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세제 적격 연금상품 가입자가 가입하면 연 6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청약저축
분양가 고공행진, 미분양 아파트 속출, 서민주택 공급, 거주 선진화 등으로 청약통장의 필요성은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유비무환. 청약통장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 인기 지역이나 임대주택을 청약할 경우 기득권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약저축은 국민주택기금 지원을 받는 공공주택 등 85㎡ 이하(전용 25.7평 이하)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통장이다. 20세 이상 무주택 가구주만 가입할 수 있고, 매달 2만원에서 10만원까지 5000원 단위로 납부가 가능하다. 소득공제 한도는 당해 연도 납입금액의 40%까지.
주택청약종합저축
기존의 청약통장을 대신하는 청약상품으로 청약예금·부금·저축을 한데 묶어놓은 청약통장이다. 이 통장 하나면 공공주택, 임대주택, 민간주택 등 모든 주택을 청약할 수 있다. 주택 소유 여부나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매달 2만원 이상, 50만원 이하 금액을 5000원 단위로 납입할 수 있다. 소득공제 한도는 연간 불입금액의 40%(한도 48만원)이며 은행에 무주택 가구주임을 확인하는 서류를 제출하고, 해당 통장에 소득공제 대상임을 확인받아야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소득공제형 상품은 자영업자에 비해 ‘유리지갑’이라 할 수 있는 직장인에게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상품으로 보인다. 다만 혜택이 많은 만큼 제한도 많으므로 무턱대고 가입할 게 아니라 전반적인 재무설계를 통해 제한된 소득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고려해야 한다. 투자 금액 및 시기를 조절하는 전략적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