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란 단어는 남성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겨져왔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여성들의 유대감이야말로 유연하면서도 견고하다. 요즘 드라마나 영화뿐 아니라 연극에서도 여성들의 삶을 ‘내숭’ 없이 보여주는 공연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여성들의 우정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많은데, 연극 ‘오월엔 결혼할 거야’가 그러한 예다.
그런데 다시 잘 들여다보면,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우정’이 아닌 ‘통장’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세 명의 여고 동창생이 소싯적 철없이 저지른 일이 있었으니, 바로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적금을 몰아주기로 한 소박한 결혼계다.
그러나 10년이나 지난 지금 한 명이 몰아서 받을 돈은 자그마치 ‘삼천팔백이십오만원’으로 불어난 상태. 그런데 세 친구 중 지희(정목연 분)가 한 달 뒤인 6월에 결혼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통장을 고스란히 자기 몫으로만 쓰겠다는 살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쯤 되자 다른 두 친구인 세연(박선민 분)과 정은(황선화 분)은 빛의 속도로 모든 일을 처리해 자신들이 먼저 5월 안에 결혼할 수 있으리라는 불가능한 꿈을 꾼다. 그러나 세 친구의 결혼 프로젝트는 모두 해프닝으로 마무리된다.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견고해진 것은 그들의 우정이다.
이 연극의 장점은 재미와 페이소스를 두루 갖췄다는 것이다. 코믹하고 극단적인 설정임에도 이 작품이 진솔하게 와닿는 것은 바로 인물들의 캐릭터와 대화에서 현실감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상황이 극단적으로 꼬였다가 풀어지는 뻔한 설정이지만, 옆집 수다쟁이 아가씨들의 걸쭉한(?) 대화를 엿듣는 듯한 사실적이고 재치 있는 대사는 묘미를 제공한다. 잘 짜인 단막 시트콤 같은 연극 ‘오월엔 결혼할 거야’는 현재 뮤지컬로도 각색돼 나란히 공연 중이다.
이 연극은 사랑이 인생의 최대 이슈인 20대 말의 영혼들에게 공감대를 자아낸다. 대단한 직장을 갖기도, 한 남자의 마음에 들기도 힘든 ‘찌질한’ 현실을 공유하며 서로를 보듬는 세 친구의 우정이 정감을 느끼게 한다. 섬세하고 깊은 감정을 담은 황선화의 연기와 변신을 반복하며 남자 역을 모두 소화하는 민동환의 재치가 돋보인다. 8월30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02-3675-3677)
그런데 다시 잘 들여다보면,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우정’이 아닌 ‘통장’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세 명의 여고 동창생이 소싯적 철없이 저지른 일이 있었으니, 바로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적금을 몰아주기로 한 소박한 결혼계다.
그러나 10년이나 지난 지금 한 명이 몰아서 받을 돈은 자그마치 ‘삼천팔백이십오만원’으로 불어난 상태. 그런데 세 친구 중 지희(정목연 분)가 한 달 뒤인 6월에 결혼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통장을 고스란히 자기 몫으로만 쓰겠다는 살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쯤 되자 다른 두 친구인 세연(박선민 분)과 정은(황선화 분)은 빛의 속도로 모든 일을 처리해 자신들이 먼저 5월 안에 결혼할 수 있으리라는 불가능한 꿈을 꾼다. 그러나 세 친구의 결혼 프로젝트는 모두 해프닝으로 마무리된다. 오히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견고해진 것은 그들의 우정이다.
이 연극의 장점은 재미와 페이소스를 두루 갖췄다는 것이다. 코믹하고 극단적인 설정임에도 이 작품이 진솔하게 와닿는 것은 바로 인물들의 캐릭터와 대화에서 현실감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상황이 극단적으로 꼬였다가 풀어지는 뻔한 설정이지만, 옆집 수다쟁이 아가씨들의 걸쭉한(?) 대화를 엿듣는 듯한 사실적이고 재치 있는 대사는 묘미를 제공한다. 잘 짜인 단막 시트콤 같은 연극 ‘오월엔 결혼할 거야’는 현재 뮤지컬로도 각색돼 나란히 공연 중이다.
이 연극은 사랑이 인생의 최대 이슈인 20대 말의 영혼들에게 공감대를 자아낸다. 대단한 직장을 갖기도, 한 남자의 마음에 들기도 힘든 ‘찌질한’ 현실을 공유하며 서로를 보듬는 세 친구의 우정이 정감을 느끼게 한다. 섬세하고 깊은 감정을 담은 황선화의 연기와 변신을 반복하며 남자 역을 모두 소화하는 민동환의 재치가 돋보인다. 8월30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02-3675-3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