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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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지면 뜬다’ 네거티브 마케팅 유행

  • 이동현 스포츠한국 연예부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입력2006-06-19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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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가지면 뜬다’ 네거티브 마케팅 유행

    별(왼쪽), 백지영

    가요계에 네거티브(negative)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음반시장 불황의 늪이 좀처럼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가요계 침체 국면에서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방식의 마케팅이 새로운 활로로 각광받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음반을 출시한 많은 가수들이 자신의 부정적인 요소를 부각시켜 논란이나 구설을 유발한 뒤, 그로 인한 관심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고 있다.

    가수에 따라 부각시키는 요소도 다양하다. 성형수술이나 과거 부정적 행적에 대한 환기, 또는 표절 논란 등이 일어나면 대중은 한번 더 관심을 두게 된다. 이런 방식을 통해 1차적으로 대중의 주목을 끈 뒤 본격적인 음반 활동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의도와 상관없이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돼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의 대표적인 네거티브 마케팅 사례는 가수 별이다. 별은 5월 새 앨범을 발매하기 직전 앨범 포스터 사진을 먼저 공개해 아름답게 변모한 외모를 부각시켰다. 그 와중에 예전과 다른 풍만한 가슴이 팬들의 시선을 끌며 ‘가슴성형설’이 야기됐다. 별의 가슴성형 논란은 한동안 인터넷 연예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별은 누리꾼들의 가슴성형 논란을 적절히 활용하는 마케팅으로 새 앨범 홍보에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각종 가요 차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백지영도 네거티브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린 사례다. 백지영은 신곡 ‘사랑 안 해’를 발표하면서 2000년 연예계를 달군 ‘몰래카메라 동영상 사건’을 조심스럽게 환기시켰다. 아픔을 딛고 새롭게 거듭나는 자신의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사랑 안 해’의 애잔한 멜로디 및 가사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팬들로 하여금 백지영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내게 했다. 또한 탤런트 정다빈과 김미소가 출연해 여성 간의 우정을 그린 ‘사랑 안 해’의 뮤직비디오는 동성애로 비춰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노래가 본격적으로 소개되기 전 뮤직비디오의 동성애 논란으로 예상치 못한 홍보 효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신인 여가수 반디 역시 ‘여자를 사랑합니다’의 뮤직비디오로 은근히 동성애 논란을 유도한 경우다. ‘여자를 사랑합니다’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성이 ‘이젠 나란 여자를 사랑합니다’라고 다짐하는 내용이지만 뮤직비디오에는 이와 달리 두 여성이 주고받는 야릇한 눈빛, 포옹 등 동성애적 요소가 삽입돼 있다.



    이외에도 많은 가수들이 성형수술설, 표절설 등을 스스로 제기해 관심을 유발한다. 작곡가와 가수의 스캔들을 터뜨려 화제를 만들어내거나, 그룹 간의 불화설을 제기해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 같은 네거티브 마케팅은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인 ‘노이즈 마케팅’의 하나다. 상품을 각종 구설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이다. 소음이나 잡음을 만듦으로써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호기심을 부추겨 판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호기심 자극 측면에선 티저 마케팅과 맥이 닿아 있는데 부정에서 출발해 긍정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효과도 크다.

    그러나 네거티브 마케팅은 팬들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위험하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할 경우에는 최소한의 신뢰성마저도 얻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늑대와 양치기 소년’에서 “늑대가 나타났다”를 외치던 양치기 소년은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비참한 결말을 맞는다. 양치기 소년은 네거티브 마케팅의 위험을 설명하는 적절한 비유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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