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1

2007.06.26

한인 2세, 공교육 개혁 여전사 되다

  •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7-06-20 1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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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 D.C. 공교육의 새 수장에 한국계 2세 미셸 리(한국 이름 이양희·37·여·사진) 씨가 임명됐다. 흑인 거주자 비율이 70%에 가까운 워싱턴에서 비(非)흑인 교육감이 탄생한 것은 4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까지 뉴욕의 비영리 교사교육단체인 ‘뉴 티처 프로젝트’를 운영해온 리씨는 볼티모어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3년간 지낸 것이 공교육 경험의 전부다. 그럼에도 에이드리언 M. 펜티 워싱턴 시장이 그를 발탁한 것은 실패한 공교육 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새 피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펜티 시장은 “나는 그의 지적 능력과 긴급한 문제에 대한 감각, 관리자적인 통찰력 등 모든 면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워싱턴 교육시스템은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는 변죽만 울리는 사람을 원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시 교육감은 연간 예산 10억 달러(약 9300억원)에 1만2000명의 직원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자리. 그러나 기뻐할 새도 없이 그 앞에는 수많은 난제가 기다리고 있다. 고교생 중퇴율 60%가 말해주듯 미국 수도 워싱턴의 공교육은 최악의 상황을 맞은 지 오래다. 워싱턴은 학생 1명당 예산을 전국 100대(大) 학군 가운데 3위에 들 정도로 많이 투입하지만, 읽기와 수학 등 학생들의 수학(受學) 능력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그는 임명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느릿느릿한 변화를 기다릴 만큼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며 ‘혁명적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그를 보는 워싱턴 언론의 보도에는 비판적인 면도 내비친다. 지역신문인 ‘이그재미너’는 6월13일자에서 미셸 리를 두고 ‘워싱턴 공교육 조직 같은 거대 조직을 경영해본 경험이 없다’고 썼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펜티 시장의 깜짝 인사에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셸 리 씨는 미시간 주에서 태어났고 코넬대학 학사,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석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그는 교사 시절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크게 높여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으며, 2004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연두교서를 발표할 때 로라 부시 여사의 옆 좌석에 초대되기도 했다. 그는 “좋은 교육의 출발점은 역시 우수한 선생님”이라며 “무너진 워싱턴 공립학교를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을 모시는 일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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