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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유명짜한 스타와 예술가는 왜 서로를 탐하는가’

명성을 먹고사는 사람들의 공생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명성을 먹고사는 사람들의 공생

명성을 먹고사는 사람들의 공생
“난 유명해지고 싶다. 고로 존재한다.” 현대인은 이름을 알리기 위해 어릴 때부터 온갖 노력을 다 한다. ‘명성’을 얻기 위한 지독한 질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명성을 얻으면 ‘돈’이라는 달콤한 결과가 따라온다. 물론 과거에도 명성은 존재했다. 로마의 힘센 검투사들과 전쟁에 승리한 장군, 왕은 모두 국민의 영웅이었다. 그렇지만 지역적으로 한정된 명성이었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유통되는 오늘날에는 명성을 획득하고 그것이 확산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또 영웅은 동시다발적으로 광범위하게 출현한다. 연예인, 예술가, 발명가, 과학자, 운동선수는 물론이고 악명을 떨치는 범죄자까지.

스타와 예술가는 ‘명성’을 창출하고 그것을 공유한다. 그들은 더 많은 명성을 얻기 위해 자웅동체 관계도 맺는다. 이 책은 이들이 왜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다양한 접근을 통해 영웅과 명성, 허상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선다.

할리우드의 성공한 연예인들은 부를 상징하는 큰 저택과 아파트를 구입한다. 그들은 집 안 장식을 위해 비싼 미술품, 도자기, 가구, 디자이너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구입한다. 이전에 예술에 관심이 있었건 없었건 그 순간부터 예술가와 관계를 맺는 셈이다. 팝의 여왕 마돈나는 칼로의 그림을 수집하면서 예술적 안목을 지녔다는 명성을 얻었다. 칼로도 마찬가지. 마돈나가 수집하는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그림은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됐다.

많은 연예인들은 여가 시간을 이용해 드로잉, 회화, 조각과 같은 창작활동에 몰두한다. 일종의 긴장 완화나 취미, 소일거리, 치료 목적이다. 배우 앤터니 퀸과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는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는 실력으로 배우나 가수가 아닌 연예인 화가로 만만치 않은 명성을 얻었다.



수세기 동안 미술가들은 유명인, 부자, 권력자들을 초상화나 조각으로 묘사해달라는 의뢰를 받아왔다. 현대에도 이것은 변하지 않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스타는 훌륭한 고객이자 모델이다. 독일 만화가 제바스티안 크뤼거는 스타들의 우스꽝스러운 캐리커처를 그리는 화가로 유명하다. 그가 캐리커처를 그리지 않은 사람은 역설적으로 유명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조각가 A. 토머스 숌버그는 1980년 실베스터 스탤론이 연기한 두 팔을 활짝 벌린 ‘록키’를 청동 조각으로 제작했다. 말 많고 탈도 많았지만 록키 동상은 예술가와 유명인이 어떻게 인기를 이어가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연예계 스타 못지않게 미술계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미술가들은 많다. 피카소와 살바도르 달리는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이름 정도는 알고 있다. 오노 요코는 존 레논의 아내가 아니라 미술가로도 유명한 인사다. 예술가들도 명성을 쌓고 스타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자본주의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은 중국 지도자 마오쩌둥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좀더 유명해지기 위해, 또 다른 유명인들을 만나기 위해 매일밤 파티에 참석하는 ‘사교병’이 있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오늘날엔 명성도 인위적으로 만들어낸다.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연예인도 오랜 시간 훈련을 통해 데뷔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명성을 얻으면 행복할까? 유명인은 일상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 또 대중의 근거 없는 소문과 비난에 마음고생을 해야 한다. 대중은 영웅을 원하는 만큼 다른 한편으로 깎아내리는 일에도 주저함이 없다.

명성을 먹고사는 스타와 예술가들. 그들은 명성에 열광하는 시대에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다.

존 A. 워커 지음/ 홍옥숙 옮김/ 현실문화연구 펴냄/ 512쪽/ 1만6500원



주간동아 548호 (p78~79)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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